대학의 획일화
요즘 프라임사업으로 대학가가 시끄럽다. 프라임사업은 쉽게 말해 학교에서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양성하고 정부가 그 대학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많은 대학들이 사업의 평가 단계에서 탈락했지만 정부의 계획대로 인문ㆍ사회계열은 축소되고 이공계열은 확대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인문ㆍ사회계열에서는 반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11일 숭실대학교에서는 법과대학 폐지에 반대하며 법대 학생회장이 단식 항의에 들어갔다. 대학과 학생의 마찰이 투쟁으로 표출된 것이다. 또한 우리대학에서도 작년부터 인문학부와 어문학부, 경영학부로 3~4개의 학과를 통합 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필자는 이러한 움직임이 문제가 많다고 본다. 왜냐하면 대학은 기업에서 원하는 직장인을 양성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문대학에서는 전문 기술을 가르치고 사회에 나갈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대학교는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닌 고등교육을 하는 곳이다. 대학의 목적은 인문, 사회, 공학적 지식을 두루 겸비한 지성인을 배출하는 것이다. 이에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이렇게 특정 분야를 축소하다 보면 결국 대학가에는 공학, 경영학만이 남을 것이고 모두가 같은 것만을 공부하게 될 것이다. 현 정부에서 강조하고 있는 ‘창조’라는 것이 이렇듯 획일화된 사회를 의미하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또한 인력 미스매치에 대한 해 결책이 과잉 인력 배출 학과를 축소, 폐지하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대학의 구조조정은 모든 방안이 실패했을 때에 실행해도 늦지 않다.
학생들의 생각과 의견에도 귀를 기울여 타협해야 한다. 학생들의 길을 정해버리고 그 외의 길을 없애버리는 정부와 대학의 결정은 재고돼야 한다. 미래의 학생들이 마음껏 공부하고 그 지식을 활용해 자유롭게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보장해 주는 것을 우선해야 한다.
김은중 (정외 15) 학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