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노동자들, 그리고 암묵적인 법’
아르바이트를 구할 때 유심히 보는 문구 가 있다. ‘급여 협의’이다. 이 문구는 아르바이트 구직 사이트에 들어가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협의는 그다지 반가운 문구가 아니다. 실제로 ‘알바천국’이나 ‘알바몬’ 등의 사이트에는 시간당 6,030원이라 기재하고, 실제 협의 시에는 시간당 4,500원을 급여로 부르는 업소도 상당하다. 심한 곳은 4,000원까지 부르는 이것이 급여 협의다. 이를 본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신고해.” 그것은 속편한 소리 다. 신고하면 뭐 하나, 그 근방에선 일자리를 넘보지도 못하게 될 것이다. 고용주들은 올바른 사고를 하는 행동력이 투철한 아르바이트생을 원하지 않는다.
주휴수당도 마찬가지다. 모르기도 하지만 알면서도 받지 않는 아르바이트생들도 많다. 추가 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곳이 태반이며, 주휴수당을 언급하다가 해고되기도 한다. 이에 분노해서 노동부에 전화를 거는 일은 거의 없다. 남들도 이런 대우를 받고 있으니까 가만히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것이 부당하다고 마음속으로는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는 신고하는 것이 이상하고, 고용주들은 부당한 방법을 사용해도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것을 잘 안다. 주휴수당을 요구하는 아르바이트생은 자르면 그만이다. 요구하지 않고 묵묵히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은 넘쳐난다. 고용주로서는 아쉬울 게 없는 것이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 개인이 더 나은 삶을 보장받게 하려고 말이다. 더 넓은 사고로 탈바꿈하려는 세상 속에서, 예전을 운운하는 고용주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들이 협의라는 이름으로 제시하는 금액에 맞추어 내 시간의 가치를 떨어뜨려야 할까. 아니다. 고용주들의 고정관념과 그에 순응 하는 우리가 바뀌어야 한다. 한 명의 고용주가 생각을 바꾸면 한 명의 시간이 지켜진다. 고용주에게 돌아가는 돈이 줄어든다고 해서 그들이 불만을 토로할 수는 없다. 최저임금은 예전보다 높아졌고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다. 변하는 세상에 우리도 발맞추어 걸어야 한다. 세상에 가려진 암묵적인 법 을 부수자.
박다정 (문창 16) 학우
‘내가 본 노동자들, 그리고 암묵적인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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