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과 미소
상태바
행복과 미소
  • 누다심 심리학칼럼니스트
  • 승인 2016.03.29 22: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행복과 미소

행복과 미소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원한다. 그래서 미래에 행복이 보장된다면 현재의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학생들이 학교를 다니고, 직장인들이 직장을 다니는 이유도 그 자체가 좋아서라기보다는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한 방편인 경우가 많다. 학생들은 더 좋은 성적이라든지, 많은 사람들이 인정해 주는 좋은 상급학교의 진학이라는 목표가 있으며, 직장인들도 더 높은 연봉과편안한 노후생활, 더 나아가 자기실현이라는 목표가 있다. 모두 행복과 연결시킬 수 있는 것들이다.

 

긍정심리학(positive psychology)의 창시자인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만(Martin Seligman)에 따르면 행복을 느끼는 기준은 개인마다 다르고, 행복을 느끼는 정도는 유전적으로도 결정되지만 후천적으로 얼마든지 계발할 수 있다고 한다. 행복을 계발할 수 있는 여러 방법 중 하나는 웃음이다.

 

웃음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는 옛 선인들도 알고 있었다. ‘웃는 문으로 만복이 들어온다’는 뜻의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나, ‘한번 웃으면 한번 젊어지고, 한번 화내면 한번 늙는다’는 뜻의 일소일소 일노일노(一笑一少一努一老)는 모두 웃음의 가치를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를 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아무리 생각해 봐도 웃을 일이 없다.”, “웃을 일이 있어야 웃을 것 아니냐?”, “억지로 웃으려고 하는 것처럼 고문이 없다.” 정말 웃을 일이 있어야만 웃는 것일까? 억지라도 웃는 것은 고문처럼 괴롭기만 할까?

 

흥미로운 심리학 연구를 소개하고자 한다. 어떤 실험에서 사람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고, 모두에게 동일한 만화를 읽으라는 지시를 주었다. 그런데 만화를 읽을 때한 집단(A)은 연필을 가로로 뉘어서 중앙을 이(teeth)로 물게 하였고, 다른 집단(B)은 연필을 세워서 한 쪽 끝을 입술(lip)로 물게 하였다. 한번 해보길 바란다. 해보면 알겠지만 첫번째 집단(A)은 웃는 것처럼 입꼬리가 올라가게 되고, 두번째 집단(B)은 화가 난 것처럼 입을 쭉 내밀게 된다. 이런 표정으로 만화를 읽게 한 후에, 만화가 얼마나 재미있었는지를 물어보았다. 그 결과 첫번째 집단이 두번째 집단보다 만화를 훨씬 더 재미있다고 보고하였다. 웃는 표정을 짓고 만화를 본 결과 만화가 더욱 재미있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이것은 특정한 얼굴표정이 그 표정과 관련된 정서를 유발시킨다는 것으로 안면 피드백 효과(facial feedback effect)이라고 한다. 대뇌의 감정중추는 표정을 담당하는 운동중추와 인접해 있으면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에, 얼굴표정의 정보가 뇌에 전달되어 정서 반응을 이끌어 낸다는 것이다. 우리 뇌는 실제와 가상을 구분하는 능력이 상당히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예를 들어 사과를 직접 볼 때와 눈을 감고 사과를 상상할 때 뇌에서는 동일 부분이 자극을 받는다. 얼굴정서도 마찬가지다. 정말 웃겨서 웃을 때와 웃기지는 않지만 웃는 표정을 지을 때를 구분하지 못한다. 인상을 찡그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결국 행복하기 때문에 웃을수도 있지만, 반대로 먼저 웃어도 행복해질 수 있다.혼자서 실험을 해볼 수도 있다. 어떤 날에는 아침부터 일부러 인상을 찡그리면서 생활을 해보고, 어떤 날에는 일부러 미소를 지으면서 생활을 해보라. 그리고 자기 전에 그날 하루 있었던 일과 자신의 감정을 비교해 보라. 아마 엄청난 차이를 알게 될 것이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항상 웃어야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잖아!’ 사실 그렇다. 사람을 대하는 직업, 예를 들자면 승무원 같은 경우는 얼굴에 늘 미소를 띠고 있지만, 사실 정서적 소진이 매우 크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앞에서 말한 실험결과나 웃음치료가 잘못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웃으면 행복해 지는 것은 맞지만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스스로 웃고자 하는 자발적 동기이다. 스스로 선택해서 웃는다면 효과가 있지만, 웃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나 직업상의 이유로 웃어야만 한다면 효과가 없는 것이다.

 

행복하기를 원하는가? 웃어라. 그리고 마음을 바꾸어라. 그러면 사소한 즐거움이 당신의 마음에 행복을 심어주기 시작할 것이다. 영 웃기 힘들다면 연필의 중앙을 이로 물고 있어보는 것은 어떨까?

누다심 선생님 사진.jpg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www.nudasim.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 인문캠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거북골로 34 (명지대학교) 학생회관 2층
  • 자연캠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명지로 116 학생회관 2층
  • 대표전화 : 02-300-1750~1(인문캠) 031-330-6111(자연캠)
  • 팩스 : 02-300-175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승환
  • 제호 : 명대신문
  • 창간일 : 1954년 11월
  • 발행인 : 유병진
  • 편집인 : 송재일
  • 편집장 : 한지유(정외 21)
  • 디자인·인쇄 : 중앙일보M&P
  • - 명대신문의 모든 콘텐츠(영상, 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명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jupress@hanmail.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