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은 과연 어떻게 동결됐을까?
등록금 동결의 베일을 벗기다
경제 동결의 찬바람이 속속 불어오는 요즘, 대학가에서도 ‘등록금 동결’이라는 바람이 불었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4년제 대학 약 201개 가운데 약 166곳이 등록금을 동결한 것으로 밝혀졌다(2009년 2월 기준). 우리 대학도 2009학년도 등록금을 동결했다. 지난 등록금 동결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짚어봤다.
등록금 동결 어떻게 이뤄졌나
등록금 협의는 지난 1, 2월 양 캠 각 3번씩 진행됐다. 확대운영위원회(인문캠 회장 김정우ㆍ국문 04, 자연캠 회장 박종진ㆍ기계 02)와 학생회 대표 및 교수ㆍ교직원 대표 등이 참여하는 대학평의회의 협의를 거쳐 등록금 동결이 최종 확정되었다(2008학년도 등록금과 동일). 학교 측은 당초 등록금 인상 안을 내세웠으나 열악한 경제 상황을 감안하여, 각종 경비 및 소모성 예산을 절감해 충당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이에 기획예산팀 편무익 팀장(이하 편 팀장)은 “각 부서 별로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학내에서도 고통분담을 해야 한다는 의식이 있었다”고 전했다.
등록금 동결 후 줄어든 학내 예산 중 공사예산의 내용에는 ▲제3공학관으로 이어지는 순환도로 포장 ▲이학관, 경상관 리모델링 ▲신축 건물 보안 등이 속하며 행사비와 같은 학내 관리 운영비 또한 절감됐다. 관리 운영비는 지난해 대비 약 106억 원이 감소됐고 이 중 건축물 관리비용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당초 우려했던 학생복지 예산, 장학금은 감소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어려울 때 일수록 소문 내야
하지만 등록금 동결이 이뤄진 상황에서도 학우들이 느끼는 등록금 부담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구자명(전자 06) 학우는 “등록금 동결을 해도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며 “등록금 동결뿐만 아니라 장학제도를 개선해 더욱 확충하고, 등록금 대출이자를 낮추는 것이 현실적이다”고 말했다. 또한, 이진녕(공간 06) 학우는 “저소득층 학우들을 좀 더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인문캠 총학생회 김정우 회장은 “장기적으로 볼 때 등록금 동결을 넘어 동문 및 기업의 기부금 확충을 통해 학우에게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해야 한다”며 “활발한 교류를 위해 동문과 기업에 적극적인 기부금 참여를 학교 측에서 유도해야 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편 팀장은 “동문과의 교류가 활발하지 않아 현실적으로 많은 기부금을 유치하기는 어렵다”며 “기본적인 홍보로 계속 노력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 대학으로 기부한 금액은 지난해에 비해 3억 원 가량이 줄었다. 등록금을 동결한 고려대학교의 경우 동문 및 기업에 적극적으로 홍보해 기부금을 중심으로 ‘경제위기극복특별장학금’ 등을 새롭게 마련한 것을 볼 때 어려운 시기일수록 ‘교류’가 더욱 필요해 보인다.
등록금 동결은 대학생이라면 환영할 소식이다. 하지만 등록금 동결뿐만 아니라 효과적인 홍보로 내실화를 꾀해 학우들이 실질적으로 등록금에 대한 혜택을 느낄 수 있다면 이는 더 환영받을 일일 것이다. 우리 대학이 경제 위기 속에서 장기적인 돌파구를 찾고 학우들의 등록금 걱정 해소를 위한 혜안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
박정환 기자 kulkin85@m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