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정장애 넌 누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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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 승인 2015.11.30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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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장애 넌 누구냐

 

결정장애 넌 누구냐

 

 

현대인들은 선택의 홍수에 빠졌다. 아침에 일어나 잠자리에 들기까지 끊임없이 선택해야 한다. 무엇을 먹을지, 무엇을 입을지, 어떤 교통수단을 어떤 방식으로 이용할지도 결정해야 한다. 차나 집, 핸드폰 등 무언가를 구입할 때는 더 복잡하다.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라면 도대체 뭐가 뭔지 알 수가 없다. 결정이 어려워서 마냥 미루다가 결정적 순간을 놓치게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처럼 끊임없는 선택의 갈림길에서 어느 한 쪽을 고르지 못해 괴로워하는 심리를 뜻하는 신조어가 있으니 바로 결정장애라고 한다.

결정장애가 생기는 결정적 이유는 무엇일까? 선택지가 지나치게 많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선택지가 많을수록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업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혀주어서 더 기쁘고 행복하게 소비하도록 만들겠다는 명목으로 엄청나게 다양한 제품들을 쏟아내나, 정작 소비자들은 지나치게 많은 선택지에 오히려 혼란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흥미를 잃게 된다.

왜 사람들은 선택지가 지나치게 많을 때 불편함을 느낄까? 첫째로 정신적 에너지를 많이 써야 하기 때문이다. 서로의 차이점을 비교하는 것은 상당한 정신적 에너지가 소비되기 때문에 피곤함을 느끼게 된다. 둘째로 선택지가 많아지면 포기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제아무리 선택지가 많더라도 결국 선택하는 것은 하나다. 하나를 선택할 때 포기하게 되는 다른 가능성을 경제학에서는 기회비용이라고 말한다. 기회비용을 심리적으로 해석하자면 당장에는 ‘아쉬움’이고, 여차하면 ‘후회할 가능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선택지가 많아지면 아쉬움과 후회의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결정 앞에서 어려워만 하는 것은 아니다. 제아무리 선택지가 많아지더라도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선택을 잘 해내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차이가 있을까? 결정을 못하는 사람들의 성격에는 완벽주의 성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뭐든지 완벽하고 후회 없이 잘 하려는 경향이 선택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미국의 유명한 경제학자이자 심리학자로 1978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사이먼(Herbert A. Simon)은 이런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이들을 가리켜 극대 화자(maximizer)라 칭했다. 극대 화자는 최고의 선택을 하려고 한다. 자신의 선택이 최고임을 확신하기 위해서는 모든 선택지를 검토해야 한다. 그러나 선택지가 지나치게 많을 때는 이것이 불가능하니 결코 만족할 수 없게 된다.

결정장애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극대 화자가 아닌 최선의 만족만을 추구하는 만족자(satisficer)가 되겠다는 결심이 필요하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결정을 내렸다면, 그 이후에 제 아무리 좋은 정보를 얻게 되더라도 최선의 결정을 했기 때문에 만족하기로 마음먹는 것이다. 이 세상에 완벽이란 없다. 최고의 선택이란 것도 없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다 했는지만을 따져볼 수 있을 뿐이다. 결정, 이제 장애가 아닌 즐거움으로 맛볼 시간이다!

 

누다심 선생님 사진.jpg

 

누다심 심리학 칼럼니스트 www.nudas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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