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풋살, 때로는 축구 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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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풋살, 때로는 축구 그 이상!
  • 장주성 ‘98%를 위한 스포츠 칼럼 원모어스푼’ 저자
  • 승인 2015.11.22 0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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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풋살, 때로는 축구 그 이상!

 

풋살, 때로는 축구 그 이상!

 

 

갑작스러운 축구와의 이별

직접 하는 스포츠로서 축구의 인기는 절대적이다. 중ㆍ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려보자. 한 학급은 그 자체로 축구팀이었다. 체육 선생님이 가장 존경받을 때는 축구공을 던져주고 교무실로 들어가실 때였는데, 그날은 축구로 대동단결하는 날이었다.

이렇듯 축구는 우리가 가장 쉽게 자주 접하던 스포츠였다. 그런데 이건 성인 이전의 일이다. 대학교 운동장은 번거로운 예약제로 운영된다. 축구다운 축구를 하려면 동아리에 가입해서 활동하는 방법밖에 없다. 사회에 진출해서는 사정이 더욱 나쁘다. 시간을 쪼개서 조기 축구회나 사내 동호회에 들어야 겨우 축구공 구경을 할 수 있게 된다.

친근했던 스포츠와 갑작스레 이별한 사람들은 허전함을 느끼기 마련이다. 물론 단체에 가입해서 계속 축구를 할 수 있겠지만 모든 사람이 그럴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게 축구에 대한 갈증은 풀리지 않은 채로 남는다.

 

같은 듯 다른 풋살의 매력

다행히 그들은 답을 찾았다. 바로 풋살이다. 풋살Futsal은 축구를 뜻하는 스페인어 'Futbol' 과 실내를 뜻하는 프랑스어 ‘Salon’ 이 합쳐진 말로서, ‘미니 축구’나 ‘길거리 축구’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골키퍼를 포함해 5명이 한 팀이 되어 경기하며, 경기장도 일반 축구장의 1/4 정도로 작다.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에서 인기가 있으며, 한국에서도 인기를 끄는 추세다.

풋살은 축구가 갖던 공간과 인원의 제약을 풀어준다는 강점이 있다. ‘우리 학교 운동장’이 없어진 어른들이 축구할 장소를 구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작은 공간만을 요하는 풋살은 반가운 존재다. 또한, 5명이면 한 팀이 만들어진다는 사실도 매력적이다. 사회인 22명이 동시에 한 장소에 모으는 데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풋살은 그런 수고를 반으로 줄여준다.

“축구가 갖는 원래의 맛이 사라지는 게 아니냐?”라고 묻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물론 부분적으로는 그렇다. 넓은 운동장에서 뛰는 감각, 각자의 포지션에 따른 특색 있는 플레이 등은 축구만이 갖는 매력이다. 하지만 풋살에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풋살 경기의 매력은 빠른 리듬에 있다. 잠시 한눈을 팔면 경기 흐름을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다. 게다가 동네 수준에서는 포지션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 모두가 상황에 맞게 움직여야 한다. 가끔은 적당히 뛰어도 되는 축구와 달리 풋살은 열심히 뛰지 않는 순간 바로 티가 난다. 참여하는 사람에겐 긴장의 연속이다. 강렬하게 에너지를 발산하길 원하는 사람이라면 풋살에 끌릴 수밖에 없다.

다른 이유로 풋살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동네 호나우지뉴’, 힘보다는 테크닉을 좋아하는 축구인들이다. 넓은 운동장에서는 힘이나 체격이 달려 힘을 못 쓰던 이들은 풋살장에서는 그야말로 날아다닌다.

이는 풋살이 좁은 공간에서 소수 인원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에서 상대방을 제치거나 공을 뺏기지 않는 능력은 경기의 승패를 바꿀 수 있다. 게다가 태클이 금지된 풋살에선 태클로 개인기를 막을 수 없기에 테크닉은 더욱 중요하다. 멋진 발재간을 펼치는 사람은 축구에서도 환영받지만 풋살에서는 더 큰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동네 풋살, 스포츠는 살아있다!

동네에서 풋살은 주로 ‘밀어내기’ 방식으로 운영된다. 밀어내기란 한 풋살장에 두 팀 이상의 팀이 있을 때, 경기에서 진 팀이 경기장 밖의 다른 팀과 교대하는 방식을 말한다. 3점이나 5점을 먼저 따낸 팀은 승리팀으로서 경기장에 남는다. 풋살장에 여러 팀이 몰리다보니 자연스럽게 생겨난 규칙이다.

그런데 이는 여러 효과를 낳는다. 각 팀은 더 오래 풋살을 즐기기 위해 열심히 뛰게끔 동기부여가 된다. 또한, 많은 팀을 물리치고 몇 연승을 했는지가 자랑이 될 수도 있다. 특정 팀이 지나치게 연승을 이어나가면 풋살장을 양보하는 훈훈한 모습도 나온다.

이렇게 우리는 축구와 이별 후에 풋살을 찾고 우리만의 방식으로 즐기고 있다. 이 과정을 보면 스포츠가 살아서 움직이는 듯하다. 규정집에서의 스포츠는 딱딱하고 엄격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유연한 것이다. 결국, 스포츠도 불완전한 사람이 만들고 즐기는 것이니까 그런 게 아닐까.

다시 중ㆍ고등학교 시절을 생각해보자. 비가 와서 축구할 수 없는 날이면, 교실에서 우유팩으로라도 놀던 그때를. 어쩌면 우리는 그때부터 스포츠가 살아있다고 느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매번 조금씩 다른 얼굴로 다가오는 스포츠 덕분에, 우리는 또 한 번 스포츠의 매력에 빠진다.

*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저서, “98%를 위한 스포츠 칼럼, 원모어스푼”(아이웰콘텐츠)의 내용을 재구성하였습니다.

 

 

장주성의 운동화.jpg

장주성 dragonraja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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