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국정감사 잘 지켜보셨습니까
상태바
이번 국정감사 잘 지켜보셨습니까
  • 안수현 기자
  • 승인 2015.10.11 17: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학생이라면 마땅히 알아야 할 국정감사

이번 국정감사 잘 지켜보셨습니까

대학생이라면 마땅히 알아야 할 국정감사

  

22일간 숨 가쁘게 진행됐던 ‘2015 국정감사’가 막을 내렸다. 올해도 총장 직선제ㆍ간선제 문제와 한국사 국정 교과서 문제 등 뜨거운 이슈들이 많았다. 하지만 우린 너무 바쁜 걸까. 많은 대학생은 국정감사가 언제 실시되는지, 어떤 일을 하는지조차 잘 알지 못한 채 지나갔다. 국정감사 시기가 돌아오면 언론들이 그와 관련된 기사들을 수 없이 쏟아내지만 우리는 연예인, 스포츠 뉴스에만 귀를 기울인다. 국정감사 기간일지라도 실시간 검색어에는 어김없이 연예인 이름이나 드라마ㆍ예능 프로그램명이 올라있다. 더욱 씁쓸한 건, 국정감사와 관련된 기사 중 인기 있는 것은 국회의원의 막말이나 특이한 행동을 보도한 기사라는 것이다. 이에 본지는 2015 국정감사에서 대학과 관련해 다뤄진 문제들 중 일부를 소개한다. 그리고 국정감사에 대한 젊은이들의 관심도가 왜 낮은 것인지 전문가를 통해 알아봤다. 

  

국정감사, 대학생들 대다수가 모른다

국정감사란 국회가 행정부의 국정 수행이나 예산 집행 등 국정 전반에 관해 상임위원회별로 법정된 기관에 대해 실시하는 감사를 말한다. 국정감사권은 국회가 입법기능 이외에 정무를 감시ㆍ비판하는 권한을 가지게 됨에 따라 인정된 권한이다. 감사의 목적은 감사를 실시함으로써 국정운영 실태를 보다 정확히 파악하는 동시에 입법 기능, 재정 통제 등의 국회 권한 행사에 필요한 자료와 정보를 획득하기 위함이다. 

본지 기자는 20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대인면접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국정감사에 대해 아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들어보기는 했다’라고 답한 학생은 있었지만, ‘안다’라고 대답한 학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또 ‘정기적으로 열리는 국정감사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가’라는 물음에는 모두가 ‘아니요’라고 대답했다. 삼육대학교에 재학 중인 박 모 양은 “뉴스에서 지나가는 말로만 들었고 나랑은 아직 깊은 연관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국정감사를 깊이 알지 못한다”고 했다. 또 가천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 모 군은 “관심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국정감사가 대학생들의 관심 밖에 있는 이유

그렇다면 사람들이 국정감사에 관심을 갖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대학 정치외교학과 김도종 교수는 “국민소득이 올라가면 정치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또 오늘날 대학생들이 직면한 취업 문제가 정치 문제보다 더 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그는 “‘내가 뭘 해도 바뀌지 않는다’는 효능감의 부재, 뿌리 깊이 박혀있는 정치인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고 했다. 정치인에게 거는 기대가 없기 때문에 관심도 줄 수 없다는 이야기다. 같은 맥락에서 수원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 모 양은 “정치인 하면 몸싸움, 막말, 거짓말이 떠오른다. 그래서 정치인과 관련된 것은 자연스럽게 기피하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국가의 주인으로서, 국정감사를 잘 지켜볼 의무가 있다. 대학생들이 앞으로 경제활동 인구가 되면 세금을 납부하고 그 돈은 국가의 정책을 실행하는데 쓰이게 된다. 그리고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은 행정부가 그 세금을 적절하게 사용했는지, 전반적인 국정 운영은 잘 했는지 실태를 확인하고 감시한다. 사실 세금을 차치하고서라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국정감사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치’하면 으레 어른들의 세계라고 생각되지만 많은 정책들이 우리와 연관이 있다. 다음은 이번 2015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다뤄진 문제 중 일부이다.

  

국정감사에서 다뤄진 대학 문제

이번 2015 국정감사에서 다뤄진 문제 중 대학과 관련된 것들이 있다. 많은 사례 중 두 개를 소개한다. 이를 통해 여러 정책이 우리와 무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첫 번째 문제 

정의당 정진후 의원이 펴낸 자료집에 의하면 사립대학과 사립전문대학 중 125개 학교가 설립 이후 단 한 번도 종합감사를 받지 않았다. 이는 전체 사립대학 및 사립전문대학의 44.5%에 해당하는 수치다. 1979년부터 2014년까지 36년간 교육부 종합감사를 한 번도 받지 않은 사립대에는 연세대(1947년 설립)와 고려대(1947년) 이외에도 가톨릭대(1948년), 경희대(1955년), 명지대(1956년), 서강대(1960년), 홍익대(1950년) 등 수도권 대규모 대학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위 대학들은 교육부 종합감사에서 완벽하게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교육부 종합감사는 법률에 의해서 학교의 부정, 비리, 운영에 문제가 없는지 감시하는 것인데 현재 많은 사립대학이 이 부분에 대해서 감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마땅히 대학들을 관리 감독해야 할 교육부가 제대로 역할 수행을 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 문제

수익용 기본재산은 사립대를 설립한 사학법인이 대학운영에 필요한 법정부담금등 운영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보유ㆍ운영하는 것으로, 「대학설립․운영 규정」에 근거해 사학법인은 의무적으로 보유하도록 되어있다. 그리고 사학법인들은 수익용 기본재산을 통해 “총액의 3.5% 이상” 수익을 올려야 한다. 하지만 2014년 사학법인들의 수익용 기본재산 수익률을 살펴본 결과 2014년 평균 수익률은 3.4%로 규정에 조금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전국 152개 사학 법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수익용 기본재산은 총 8조 1,622억 원에 달했다. 2013년 7조 4,683억 원 대비 6,939억 원 늘어난 수치다. 보유액이 늘어난 만큼 수익도 늘어나 2013년 2,421억 원이었던 수익은 2014년 215억 원이 늘어난 2,636억 원이었다. 그러나 학생이 1만 명 이상인 대규모 사립대 법인들은 수익용 기본재산이 7,192억 원 늘었지만 정작 수익은 7억 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학생이 5천 명 이상인 중규모 사립대 법인들은 수익용 기본재산은 1,037억 원이 늘었고, 이를 활용한 수익은 233억 원이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물론 2013년 수익용 기본재산 수익률이 2.6%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낮은 수익률은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학생 규모에 따라 대규모‧중규모‧소규모 대학들의 수익률을 살펴본 결과 대규모 대학들은 2.9%, 중규모 대학들은 2.6%의 수익률에 그친 반면, 소규모 대학들은 4.3%의 수익률을 올려 규모가 큰 사립대학법인들의 수익용 기본재산 운용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이유는 대규모 사학 법인들이 수익용 기본재산의 60.8%를 보유한 토지자산에서 거의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사립대 법인들은 작년 한 해 토지재산이 852억 원 늘었지만 정작 수익은 13억 원이 줄었다. 수익률은 0.8%에 그쳤다. 이에 반해 중규모 사학 법인들의 토지 비율은 64.7%로 작년 한 해 726억 원이 증가했다. 그리고 수익도 늘어 전년대비 337억 원의 추가 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중규모 사립대학의 경우도 토지자산을 통한 수익률은 0.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수 5천 명 미만의 소규모 사립대 법인들의 경우도 토지를 전체 수익용 기본재산의 61.8%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수익률은 0.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마다 사학법인들이 수익이 나지 않는 토지를 과다 보유하고 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정진후 의원은 “대학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도입된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을 늘려야 하지만, 정작 수익이 제대로 발생하지 않는 토지를 과도하게 보유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며, “학교운영은 학생들의 등록금에 전가하고 정작 법인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은 아닌지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사학법인들도 수익도 나지 않는 불필요한 토지는 매각하고 안정적이고 지속적 수익이 발생하는 자산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가 정책은 대학생과 관련된 것들이 많고 실제로 국정감사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대학 감사 문제나 대학의 재정적 안정 문제는 학교 운영과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다음 국정감사는 관심으로 지켜보자

만 19세 이상의 국민은 참정권을 갖는다. 대학생은 우리나라 국민으로서 국정이 잘 운영되고 있는지 알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역할을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의원에게 위임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일을 잘하는 지 감시하는 것도 우리의 몫이다. 국정감사 자체도 국민의 세금으로 진행된다는 점을 생각하며 이제 다음 국정감사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자. 본인과 관련된 국가 정책을 적극적으로 찾아보고 국민으로서 권리를 누리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 인문캠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거북골로 34 (명지대학교) 학생회관 2층
  • 자연캠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명지로 116 학생회관 2층
  • 대표전화 : 02-300-1750~1(인문캠) 031-330-6111(자연캠)
  • 팩스 : 02-300-175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승환
  • 제호 : 명대신문
  • 창간일 : 1954년 11월
  • 발행인 : 유병진
  • 편집인 : 송재일
  • 편집장 : 한지유(정외 21)
  • 디자인·인쇄 : 중앙일보M&P
  • - 명대신문의 모든 콘텐츠(영상, 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명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jupress@hanmail.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