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면 손해보는 명진당 좌석 발급시스템?
상태바
지키면 손해보는 명진당 좌석 발급시스템?
  • 정재원 기자
  • 승인 2015.10.11 17: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발급은 내가, 사용은 네가

지키면 손해보는 명진당 좌석 발급시스템?

발급은 내가, 사용은 네가

  

우리대학 자연캠 산업경영공학과에 재학 중인 박 모 학우는 과제를 위해 자연캠 도서관인 명진당을 자주 찾는다. 그러나 최근 명진당에 들어설 때마다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2층에 있는 전자정보자료실 인터넷룸에서 겪은 황당한 경험 때문이다. 명진당 2층 인터넷룸은 현재 좌석발급기를 통해 학우들이 원하는 좌석을 직접 선택하고 발급받는다. 박 학우도 이에 맞춰 좌석발급기를 통해 좌석을 발급한 후 자리에 찾아갔으나 이미 다른 학우가 사용하고 있었다. 박 학우는 “제 자리이니 다른 자리로 옮겨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으나 박 학우의 좌석을 사용 중이던 학우는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박 학우를 쳐다보며 “다른 빈자리도 많은데 굳이 여기 앉으셔야 하나요?”라며 자리를 비켜주었다. 박 학우는 자신의 자리에 앉으려 했을 뿐이지만 ‘다른 학우와 마찰을 겪으면서까지 자리를 배정받고 앉아야 하나?’라는 생각에 불쾌한 생각이 들었다.

  

명진당 전자정보자료실 이용 실태

 

박 학우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명진당 전자정보자료실을 이용하는 학우들은 좌석 발급시스템을 이용하지 않고 빈자리에 착석하여 컴퓨터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본지 기자가 사실 확인을 위해 지난 5일 오후 3시경 직접 취재에 나섰다. 전자정보자료실은 인터넷룸과 멀티미디어룸으로 나눠져 있다. 각각 100석, 42석으로 총 142석의 컴퓨터를 사용 가능하다. 아래의 사진에서 나타나듯이 2층 전자정보자료실 인터넷룸의 경우, 좌석 발급시스템에는 총 100개의 좌석 중 8명의 학우만이 좌석을 이용 중이라고 나타나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총 31명의 학우가 좌석에서 컴퓨터를 사용 중이었다. 

994 탑기사 사진1.jpg994 탑기사 사진2.jpg

△ 8명의 학우만이 사용 중이라고 나와 있는 전자정보자료실 인터넷룸 좌석 현황, 실제로는 31명의 학우가 좌석을 이용하고 있었다.

  

멀티미디어룸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멀티미디어룸의 좌석 발급시스템 현황에는 총 42개의 좌석 중 단 한 좌석조차도 등록되어있지 않는 상태였지만 실제로는 약 10명에 달하는 학우들이 자리에 앉아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었다. 2층 전자정보자료실 입구에서 약 1시간 30분가량 학우들의 이용실태를 직접 관찰한 결과는 더 심각했다. 오후 4시부터 5시까지 1시간 가량 인터넷룸과 멀티미디어룸을 이용한 총 45명의 학우 중 좌석을 발급받은 후 컴퓨터를 사용한 학우는 단 3명에 불과했다. 약 7%의 학우만이 규칙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었다. 전자정보자료실 컴퓨터 바탕화면에는 주의사항으로 ‘좌석발급 및 좌석반납 필수(좌석 발급기 이용)’라는 문구가 떠 있다. 본지 기자가 컴퓨터를 이용하는 중에도 좌석 발급에 관한 메시지가 수신되었으나 이를 지키는 학우는 극히 드물었다.

994 탑기사 사진3.jpg994 탑기사 사진4.jpg

△ 아무도 사용하지 않다고 나와있는 전자정보자료실 멀티미디어룸 좌석 현황, 그러나 많은 학우들이 사용 중이었다.

  

좌석 발급시스템의 구조적 문제점과 학우들의 의견

  

학우들의 인식 문제도 있었지만, 좌석 발급 없이 컴퓨터를 이용하는 데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가장 컸다. 좌석 발급을 받아야지만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는 인문캠 방목학술정보관과는 달리 명진당의 경우, 좌석 발급 없이도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다. 좌석 발급시스템은 존재하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황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 문제에 대해 학우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좌석 발급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는 학우들의 이유는 “귀찮다”는 것이 주를 이뤘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우는 “인터넷룸의 경우 가볍게 이용하고 나가는 경우가 많다. 시험 기간을 제외하면 항상 자리가 많이 남는 편인데 굳이 귀찮게 좌석을 발급받고 이용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태도를 보였다. 안효정(자전 15) 학우도 비슷한 입장을 취했다. “자리가 많으니까 그냥 편하게 와서 사용하고 가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좌석 발급을 받아야만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사용하겠지만, 전혀 실용적이지 못한 것 같다. 지금처럼 사용하는 것이 더 편리할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좌석 발급시스템을 이용하는 학우들의 생각은 달랐다. 취재시간 동안 좌석을 발급받고 이용한 3명의 학우 중 하나인 노승엽(기계 10) 학우는 “규칙이 있으면 지켜야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시험 기간을 제외하고는 자리가 많이 남는 편이긴 하지만 귀찮다는 이유로 모두가 규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 나중에 학우 모두가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노 학우는 퇴실 시에도 정확한 반납 절차를 따르고 있었다. 또 다른 좌석 발급 시스템 이용자 중 하나인 최원서(환경 14) 학우의 생각도 비슷했다. “제대로 지키지 않을 경우 좌석점유, 물건 분실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갓 입학했을 때에는 꼬박꼬박 좌석을 발급받고 이용했지만, 대부분 학우가 이를 지키지 않는 것을 보고 나도 한동안 발급받지 않은 채 사용했다. 그러나 마음이 불편해서 귀찮아도 좌석을 발급받은 후 이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좌석을 발급받은 후 자리에 가보면 이미 다른 학우가 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비켜달라고 말하기 어려워서 다른 빈자리에 가방을 놓은 후 좌석시스템으로 가서 다시 자리 이동을 시킨 후 이용한다”며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도서관 측의 입장, 앞으로의 개선 방향

  

명진당 측에서도 이에 대한 문제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자연캠 학술정보봉사팀(팀장 라종복) 이문현 계장에 따르면 “좌석독점이나 가방 등의 물건을 놓고 사라지는 경우, 시험 기간에 좌석이 모자라는 경우 등이 있어서 도서관 측에서도 학생들이 좌석을 발급받지 않고 사용하는 것에 대해 고민이 많다. 도서관 근로학생이 시험 기간마다 돌면서 선도를 하기도 하고 인터넷룸의 경우 메시지를 통해 학생들에게 좌석을 발급받고 이용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항상 그때뿐이고 잘 지켜지지 않는다. 다 큰 성인인 대학생들에게 제재를 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서 여러 방면에서 고민 중이다. 최근에는 인문캠 방목학술정보관처럼 좌석 발급을 받아야만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994 탑기사 사진5.jpg

이처럼 도서관 측에서도 여러 개선 방안을 고려 중이거나 실제로 몇 가지 방안은 이미 실행 중이었다. 그러나 대부분 학우가 좌석을 발급받지 않고 사용하다 보니 크게 문제점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고, 시스템을 제대로 이용하는 학우만이 피해를 볼 뿐이었다. 좌석 발급시스템은 학우들 개인의 좌석 사용 권리와 분실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입된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이다. 약간의 귀찮음 때문에 모두가 약속한 규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을 경우 자칫 큰 문제로 번질 수가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말이 있다. 학우들 모두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할 시점이다.

 

 정재원기자 prodigo@mju.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 인문캠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거북골로 34 (명지대학교) 학생회관 2층
  • 자연캠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명지로 116 학생회관 2층
  • 대표전화 : 02-300-1750~1(인문캠) 031-330-6111(자연캠)
  • 팩스 : 02-300-175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승환
  • 제호 : 명대신문
  • 창간일 : 1954년 11월
  • 발행인 : 유병진
  • 편집인 : 송재일
  • 편집장 : 한지유(정외 21)
  • 디자인·인쇄 : 중앙일보M&P
  • - 명대신문의 모든 콘텐츠(영상, 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명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jupress@hanmail.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