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대학교 비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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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대학교 비정상회담
  • 서상혁 기자
  • 승인 2015.10.0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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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학우들의 한국 대학 적응기

명지대학교 비정상회담

외국인 학우들의 한국 대학 적응기

 

우리대학 외국인 학우들은 우리 대학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한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태어나 내국인 학우들과는 다소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외국인 학우들. 그들이 가진 사고방식은 어쩌면 우리에겐 생소하게 여겨질 수 있다. 우리 눈에 비정상적으로 비춰진 그들의 사고는 틀에 갇힌 우리를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

 

지난 1학기 동안 진행됐던 ‘글로벌 뇌트워크’에서 외국인 학우 개개인의 고민, 생각 등 신변잡기 위주의 소재를 다뤘다면, 이번 ‘명지대학교 비정상회담’에서는 우리대학에 재학중인 외국인 학우들의 한국 대학생활 적응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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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1. 우즈베키스탄, 독일, 인도네시아, 중국 네 명 다 멀리서 왔네. 다들 어떤 점이 좋아서 한국을 선택했는지 궁금해. 또 한국의 많은 대학 중 우리대학을 선택한 이유는 뭐야?

 

엘레나 : 고등학생 때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왔었는데, 어딜 가나 친절하게 대해주는 한국인의 태도가 정말 좋았어. 한국인 특유의 ‘빨리빨리’ 일처리 스타일과, 항상 에너지가 넘치는 모습도 인상 깊었지. 그때 이후로 한국의 매력에 빠져 독일에 돌아가서도 계속 한국에 오고 싶었고, 이렇게 다시 오게 됐어. 많은 대학교 중 명지대학교에는 명지 아시아 리더십 프로그램과 같은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더라고. 이런 프로그램들이 나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 명지대학교에 오게 됐어.

 

갈리나 : 나는 고려인이야. 때문에 원래부터 한국 사람이라 생각했어. 한국 사람이라면 한국어를 당연히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키르기스스탄에서 대학을 다닐 때에도 한국어 학과에 진학했지. 그러다 한국 대학으로 편입을 생각했고 어떤 학교가 좋을지 고민하다가 주변 지인들의 도움으로 명지대학교를 선택했어.

 

소남 : 중국에 있었을 때부터 한국 드라마를 즐겨 봤는데, 드라마 속에서 한국의 모습을 보고 한국에 꼭 오고 싶었어. 특히 여학생 한국의 화장품이나 음식에 대해 기대를 많이 했었어.

 

 

안드레아스 : 인도네시아와 한국은 과거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았다는 점에서 비슷한 역사를 갖고 있어. 하지만 현재 인도네시아와 한국의 경제상황은 많이 다르지. 한국은 짧은 시간에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뤘고, 삼성과 같은 세계적인 기업도 갖고 있지. 한국의 이렇게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요인을 알고 싶어서 교환학생을 왔어.

 

Q 2. 한국에서 적응하기 힘들었던 부분은 어떤 것이 있었어?

 

엘레나 : 사람들이 이상한 눈빛으로 나를 보거나,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말로 수군거리는 것이 참기 힘들었어. 내가 외국인이어서 그런가? 독일에서는 다양한 민족이 살거나 여행을 오기 때문에 외국인들을 별나게 여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해 주거든.

 

소남 : 나는 음식. 한국 음식은 정말 맛있어. 하지만 매운 음식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어. 내가 살던 산둥성의 음식은 맵지 않았어. 한국의 매운 음식은 중국 사천성 지방의 음식과 비슷한 맛이야.

 

안드레아스 :난 교통문제가 가장 힘들었어. 아무래도 말이 잘 통하지 않으니 가고 싶은 곳도 마음대로 가지 못했어. 한국인에게 길을 물어봐도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았어. 한국에는 글로벌 기업들이 많아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영어를 잘 할 줄 알았지만, 모두가 잘하는 것은 아니더라고(웃음).

 

Q 3. 한국 학생들의 첫 인상은 어땠어?

 

갈리나: 학교에 처음 왔을 때, 어우라미 친구들이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해줘서 한국 학생들에 대해 인상이 생겼어. 하지만 전공 수업에 들어가 보니 한국 학생들은 서로 끼리끼리 앉고, 말도 잘 걸어주지 않아 조금 외로웠어. 먼저 다가와 준 학생들도 있었지만 몇 명뿐이었어.

 

소남 : 맞아 한국 학생들은 서로 끼리끼리 다니는 것을 좋아해. 중국 학생들도 끼리끼리 다녀서 이 점은 서로 비슷한 것 같아. 난 같이 조별 과제 하는 남학생과 아직 한 번도 모임을 갖지 못했어. 그 학생과 처음 만났을 땐 이야기를 잘 나눴지만, 그다음 수업에서 만났을 때는 굉장히 어색하더라고. 한국 드라마에서의 남자 주인공은 자상하고 붙임성 있는 성격으로 나오는데, 막상 한국에 오니 그 환상이 깨졌지 뭐야(웃음)

 

엘레나 : 나 역시 어우라미 친구들이 친절하게 대해주고 환영해줘서 기뻤지만, 다른 한국 학생들은 항상 바빠서 여유가 없어 보여. 다들 공부나 취업이 주된 목적이고, 다른 친구들을 사귀는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아.

 

안드레아스 : 한국 학생들은 매우 조용한 것 같아. 강의 시간엔 서로 이야기조차 나누지 않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어. 인도네시아에서도 강의 시간에 공부를 열심히 하지만, 학생들끼리 조금씩은 이야기를 나누거든. 아 또 하나 있다. 한국 학생들은 개성 있게 옷을 입는 줄 알았어. 하지만 다들 반바지에 샌들을 신고 있더라고. 꽤나 신기했어. 인도네시아에선 샌들과 반바지는 공손하지 않은 차림새로 여겨서 거의 입지 않아.

 

Q 4. 이야기를 들어보니 다들 한국인 친구를 사귀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 같은 데 어우라미 친구들 말고 다른 한국 친구들이 있어? 한국학생들과 친해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

 

안드레아스 : “안녕”, “잘 지내?” 이런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친구들은 몇몇 있어. 가끔씩 농구나, 축구를 하기도 하지만 많지는 않아. 이번 학기에 교양 볼링 강의를 듣는데, 볼링같이 재밌는 활동을 할 때에도 한국 학생들은 조용해. 스트라이크를 쳐도 담담한 표정이야. 친해지려고 말을 걸려고 해도 너무 조용해서 좀처럼 말을 걸 수가 없어. 어떻게 하면 한국 학생들과 친구가 될 수 있는지 정말 궁금해.

 

갈리나 : 나는 조별 과제 하면서 친해진 한국인 친구가 있어. 가끔씩 밥을 먹고 이야기도 나누기도 해. 내 생각에는 딱히 특별한 방법은 없는 것 같아. 그냥 자연스럽게 다가가서 이야기하고 모르는 것을 물어보면서 친해졌어. 나도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한번 이야기하고 나니 그다음부터는 그 친구와 의사소통도 잘 됐어.

 

Q 5. 보통 한국 학생들은 같이 술을 마시면서 게임을 하거나 MT를 가서 많이 친해지기도 해. 이런 것들은 한국 대학생들의 독특한 문화인데 혹시 경험해 본 적있어? 아니면 한국에 와서 신기하게 느낀 대학 문화는 어떤 것이 있을까?

 

갈리나 : 한국 대학생들의 술 문화는 흥미로워. 키르기스스탄에서 대학을 다닐 때 봉사활동 온 한국 학생, 교수님들과 함께 MT를 간 적이 있었어. 한국 학생들이 술을 정말 잘 마시더라고. 저녁마다 술을 마시고 게임을 했었는데, 너무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도 몰랐어. ‘베무슨 라빈 31?’ 이 게임이 기억에 남아.

 

키르기스스탄에선 술을 잘 마시지 않을뿐더러, 여학생들은 거의 술을 마시지 않아. 교수님과 같이 걷는 것도 예의 없는 행동이야. 교수님과 같이 술자리를 갖는 건 상상하기도 힘들지.

 

엘레나 : 독일에서도 술을 마시면서 게임을 해. 보통 카드게임이나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게임을 하는데, 한국의 술집은 공간이 비좁아 도구를 사용하는 게임은 거의 없는 것 같아. 그렇지만, 비좁은 공간이 친구들과 더 친해지게 만들어 준다는 느낌을 받아서 좋았어.

 

소남 : 술 문화도 신기했지만, 가장 놀란 것은 한국 여학생들의 화장이었어. 한국 여학생들은 화장을 안 하면 밖에 아예 안 나오는 것 같아. 엄격한 선후배 문화도 다소 놀랐어. 중국은 나이에 상관없이 다들 친구로 지내거든.

 

엘레나 : 맞아 독일에서도 서로 이름을 부르지. 언니, 오빠라는 호칭이 없어. 그래도 너무 엄격하지만 않으면 선후배 관계는 도움이 될 것 같아.독일의 학생들은 문제가 생기면 보통 혼자 해결하는데, 선배가 있으면 도움을 청할 수도 있고 의지할 수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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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6. 이제 우리대학 이야기를 해볼게. 처음 우리대학에 왔을 때 느낌이 어땠어?

 

안드레아스 : 마치 영화의 한 장면같이 멋있었어. 한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봤던 대학교의 모습 그대로야. 강의실도 좋았어. 인도네시아의 대학교에선 한 강의실에 보통 80명에서 100명 정도의 학생이 수업을 듣거든. 그에 비해 여기는 어떤 수업은 20~30명 정도의 학생이 듣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쾌적하더라.

 

갈리나 : 전체적으로 깔끔한 느낌을 받았어. 다만, 기숙사 가는 길이 경사가 가파라서 힘들더라(웃음).

 

엘리나 : 사실 이곳에 오기 전 이화여자대학교와 연세대학교를 둘러봤어. 정말 넓은 캠퍼스를 갖고 있더라. 명지대학교는 두 학교보다 크기는 작지만 도서관만큼은 전혀 뒤처지지 않아. 디자인과 시설. 크기 모두 최고라고 생각해. 이런 도서관은 난생처음 봐.

 

 

Q 7. 대부분의 전공강의는 한국어로 진행될 텐데, 듣는데 문제는 없어? 불편한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안드레아스 : 나는 원래 인도네시아에서 산업경영공학과를 전공으로 공부하고 있었어. 명지대학교에서도 이와 관련된 수업을 듣고 싶은데, 이번에 개설이 되지 않아 아쉬웠어.

 

엘레나 : 내가 속해있는 학과에는 영어로 진행되는 전공 강의가 없어. 그래서 이번 학기는 전공 강의를 듣지 않고 영어로 진행되는 교양 강의를 수강하고 있어. 한국어가 좋아 국어국문학과로 왔지만, 지금 나의 한국어 실력으로는 전공 강의를 듣지 못해 상당히 아쉬워.

물론 영어로 진행되는 전공 강의가 개설되면 좋겠지만, 이를 계기로 한국어를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자극을 받았어. 이번이 교환학생 첫 학기인데, 열심히 한국어를 공부해서 다음 학기 땐 꼭 한국어 전공 강의를 듣는 것이 내 목표야.

  

소남 : 나는 도전하는 자세로 전공 강의를 신청했지만, 지금 후회하고 있어(웃음). 교수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너무 빨라서 이해가 잘 가지 않아. 나중에 시험 볼 때가 가장 걱정이야. 한국어 강의를 들을 때 외국인 학생들과 한국인 학생들을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갈리나 : 나는 너희와 상황이 달라. 편입생이다 보니 전공필수과목만 들어야 돼. 우리학과도 영어로 진행되는 전공강의는 없어. 다른 외국인 학생들보다는 한국어를 잘 하지만, 아직 수업을 전부 이해하지는 못하거든. 그래서 교수님 강의내용을 항상 녹음하고 있어.

 

Q 8. 전에 다니던 대학교와 비교해 우리 대학만의 특별했던 점이나, 이해가 잘 되지 않는 점은 어떤 것이 있어?

 

안드레아스 : 인도네시아의 대학교를 다닐 땐 따로 교양수업을 듣지 않았어. 오로지 전공 강의만 수강해야 하지. 하지만 명지대학교에는 전공 수업 말고도 재미있어 보이는 교양 강의가 많더라고. 그래서 이번에 교양 볼링 강의를 신청했는데 정말 만족해.

 

갈리나 : 무엇보다도 시간표를 자신이 직접 만들어 원하는 수업을 듣는 다는 점이 정말 신기했어. 키르키즈스탄의 대학교에서는 교수님들이 학생들을 위해 시간표를 직접 만들어. 수강신청이라는 개념이 아예 없어.

 

엘레나 : 한국 학생들은 공부에만 매진해 자유시간이 없는 줄만 알았는데, 각자 자신이 원하는 동아리를 들어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더라. 이런 점이 상당히 멋있었어. 독일의 대학교에는 동아리 문화가 이 곳 만큼 활성화 되어있지 않거든.

 

소남 : 난 학교에서 담배를 피우는 여학생들을 보고 상당히 놀랐어. 중국에는 담배를 피는 여학생이 매우 적거든. 보기에 그렇게 좋아보이진 않아.

 

Q 9. 각자 고국으로 돌아갈 날이 머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어. 우리대학에서 공부하면서 어떤 것을 배워서 돌아가고 싶어?

 

 

엘레나 : 역시 가장 큰 목표는 한국어 실력을 끌어올리는 것이지. 나중에 한국에서 독일과 한국 간의 문화 교류에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 한국인 친구를 많이 사귀는 것도 또 하나의 목표야.

 

갈리나 : 나는 나중에 한국에서 일을 하고 싶어. 한국어와 전공 공부를 열심히 해서 무역과 관련된 직업을 갖는 것이 목표야. 얼마 전에 ‘미생’이라는 드라마를 봤었는데, 드라마에 나오는 회사의 분위기가 너무 좋더라. 꼭 그런 회사에 들어가고 싶어.

 

소남 : 대학교를 졸업 후에 한국의 대학원으로 진학할 계획을 갖고 있어. 아직 교수님의 강의 내용을 잘 알아듣지 못하지만, 공부를 열심히 해서 어려운 한국어 내용도 막힘없이 이해하고 싶어.

 

안드레아스 : 한국의 문화나, 경제, 기술 관련된 내용을 모두 공부해보고 싶어. 열심히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인도네시아에 돌아가 한국에 진출하고 싶은 인도네시아 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 일을 하고자 해.

 

 

Q 10.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엘레나 : 한국의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 외국인 학생들에게 말 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우리도 한국 학생들과 대화하고 싶지만, 먼저 말을 걸면 가벼운 대답만 하고 가버리기 일쑤야. 우리랑 대화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마음을 열고 다가와 줬으면 좋겠어. 외국인 학생들과 대화를 하면 우리도 한국어 실력이 늘어서 좋고, 한국인 학생들도 영어실력이 늘게 되는 거니까 서로 좋잖아.

 

안드레아스 : 맞아 가끔은 외국인 학생들이 먼저 말을 걸면 안 되는 규칙이 있는지 궁금하기도 해. 외국인 학생들이 말을 걸면 한국 학생들은 꽤나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 자연스럽게 대화했으면 좋겠어.

 

 

 

인터뷰는 끝났지만 그들은 한참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본지 기자 또한 어느새 그들과 정이 들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그저 한국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멀리서 우리대학을 찾아온 외국인 학우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동안 그들이 목표한 바를 꼭 이루어 고국으로 돌아갔으면 한다.

 

 

서상혁 기자 dekstar@m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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