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얻을 수 있는 것
누군가 글은 발로 쓰는 거라고 그랬다. 필자는 지난 기획 기사 두개를 연달아 쓰면서, 취재를 하는 일주일 동안은 집과 현장만 오갔다. 기사 특성상 현장에 여러 번 가서 취재해야하기 때문이기도 했고 생각해 두었던 자료를 구하지 못해 다시 간 이유도 있었다. 게다가 신문 발행일은 2주 정도 여유가 있었지만, 취재 날짜는 겹쳐있었다. 하지만 귀찮음과 피곤함 대신 필자는 기자로서 현장 취재의 중요성을 경험했다. 그리고 현장에서 뜻밖의 좋은 자료를 얻어 기사의 많은 부분이 원래 기획안이 의도했던 방향에서 바뀌어 쓰였음을 밝힌다.
현장에는 일본정부의 태도를 규탄하며 거리에서 한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있었고 무대 위 꿈을 실현하고자 동분서주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나는 안국역 일본 대사관 앞에서 일본정부를 향해 소리치던 교복 입은 학생들, 대학생들, 시민들을 기억한다. 그리고 각자 그들의 삶에서 할 수 있는 일로 할머니를 돕겠다던 그들을 잊을 수 없다. 또 뮤지컬 한 편 올리는 꿈을 품고 냉방도 잘 되지 않는 작업실에서, 연습실에서, 대학로에서 땀을 흘리며 한 여름을 보낸 젊은이들을 잊을 수 없다. 그들은 모두 행복해 보였다. 나는 그 현장을 기사로 최대한 잘 전달하고 싶었다. 그렇게 991호, 992호 기획 기사가 탄생했다.
요즘엔 인터넷이 발달해서 정확한 정보를 쉽게 구할 수 있다. 하지만 필자의 처음 기획안처럼 현장에 직접 가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정보들이 있다. 기사 특성마다 현장의 중요성이 조금씩 다르겠지만 발로 쓰는 기사가 주는 영향을 실감했다. 앞으로도 학우들의 발이 되어 더 좋은 기사를 전달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