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여행 길잡이

 

이제는 날도 선선하고 화창하여 본격적인 나들이 철이 다가왔습니다. 주변을 보면 산과 계곡, 유원지 등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죠? 바쁘게 일하는 일상 속에서 벗어나 여가를 즐기는 것은 신체적인 재충전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면에도 많은 도움을 줍니다. 하지만 준비 없이 떠나는 여행, 여행지에서의 부주의한 행동들은 오히려 건강에 해를 끼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칼럼에서는 여행 갈 때 알아두면 좋은 점,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 의학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O 여행지 선정

좋은 여행지에 대해서는 인터넷 전문 사이트나 여행 전문가의 추천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단지 의학적 관점에서 여행지를 선정에 대해서 조언을 드리자면,

1.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보다는 어느 정도인지도가 있는 여행지

- 잘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의 경우 상대적으로 안전시설 등의 부족으로 인해 낙상, 넘어짐 등의 사고가 자주 발생할 수 있고, 또 문제가 생겼을 때 의료시설까지의 접근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2. 해외여행을 갈 때에는 꼭 질병정보를 확인

- 질병관리본부 산하 해외여행질병정보 센터(http://travelinfo.cdc.go.kr)를 방문하시면 여행지에 유행하는 질환 및 토착병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 있으며, 필요한 예방접종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O 여행지를 갈 때

1. 자가운전보다는 대중교통

- 특히 여행지까지 가는 길이 초행인 경우는 다소 불편함이 있더라도 기차, 버스 같은

대중교통을 추천합니다. 만약 자가용을 몰고 가는 경우는 반드시 졸음운전, 음주운전을 피해야 합니다. 통계를 보면 휴가철에 졸음과 음주로 인한 교통사고율이 평상시보다 월등히 높습니다. 따라서 자가운전을 하는 경우는 운전자를 자주 바꿔주어 휴식을 취하게하거나, 휴게소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운전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생수, 자외선 차단제, 긴팔 옷을 챙겨가자

- 해외도 물론이지만 국내에서도 특히 물 섭취시에 이는 각별한 주의를 요합니다. 대부분의 전염성 질환은 수인성인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반드시 확인이 된 안전한 식수를 음용하는 것이 중요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생수를 챙겨가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 일상생활에 있어서도 자외선 차단제가 중요하지만, 특히 노출이 많고 지속적으로 햇볕을 쬐게 되는 여행지에서는 자외선 차단제를 이용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자외선의 지속적인 노출은 장기적으로 피부 노화와 피부암과 관계있을 뿐만 아니라 단기적으로도 일광화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자외선 차단제의 선택에 있어서는 SPF(자외선 B의 차단 지수), PA(자외선 A의 차단 능력)의 확인과 본인 피부 타입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다음에 기회가 되면 피부 건강에 도움이 되는 화장품 선택에 대해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봄을 지나서 이제 낮에는 기온이 높지만 저녁에는 기온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산이나 계곡 같은 여행지에서는 낮에도 도중에 날이 많이 추워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간단한 긴팔 옷 등 겉옷을 챙겨가시는 것이 도움이 되겠습니다.

 

O 여행지에서

1. 낙상, 넘어짐 주의

- 경사가 심하거나 미끄러운 곳은 피해야 합니다. 불가피하게 지나가야 할 때, 특히 노약자나 아이의 경우는 다른 사람의 손이나 주변을 잡고 건너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 만약 낙상이나 넘어짐에 의해서 다친 경우는 다친 부위를 부목 등으로 고정하고 가까운 의료시설을 즉시 내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 경추(목) 부위의 손상이 의심되는 경우는 신경 손상을 가중시켜 신체마비(전신불수, 반신불수 등)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의료진이접근할 때까지 함부로 손을 대서는 안됩니다.

2. 뱀 또는 벌, 지네 등의 곤충

- 일단 물리지 않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여자 분의 경우 자극적인 향수 등은 이러한 교상의 위험도를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여행지에서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원색 계열의 의상도 곤충의 접근을 증가시킵니다.

- 뱀에 물린 경우는 잘못 알려진 민간요법인 물린 부위를 입으로 빨아서 독을 빼낸다든지, 그 부위를 천으로 묶는 행위는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킵니다. 즉시 병원으로 가는 것이 최선책입니다.

- 벌이나 지네의 경우는 대부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으나, 이전에 과민반응을 보인 경우에는 기도폐쇄 등으로 위험할 수 있으므로 여행 가기 전에 가까운 의원에서 상담을 받아보시고 필요하다면 응급약 또는 주사를 챙겨가셔야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O 여행지에서 돌아와서

- 이제 직장, 학교 또는 가정 등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와야 합니다. 따라서 여행기간 동안

에 바뀐 생활리듬을 다시 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 따라서 여행지에서 돌아온 날은 휴식과 함께 깊은 취침이 필요하며, 평소보다 다소 가벼운 음식의 섭취를 권합니다.

 

유비무환(有備無患), 준비가 철저하면 탈이 없다고 했지요. 요즘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은 날들이 계속이네요. 본 칼럼을 읽는 독자 여러분들은 여름철 여행을 준비와 함께 가족이나 친구들과 즐겁게 다녀오시길 기원합니다.

 

 

이승화 교수(fmdoctor@hanmail.net), 가정의학과 전문의ㆍ다음스토리볼 연재中 http://storyball.daum.net/story/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