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 안에 헐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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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 안에 헐크가?
  • 류승우 기자
  • 승인 2015.09.01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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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져 있는 분노 본성

우리 몸 안에 헐크가?

숨겨져 있는 분노 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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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

 

모두가 영화 헐크를 보지는 않았어도 어떤 캐릭터인지는 알 것이다. 간략히 설명하면, 한 과학자가 실험 사고로 대량의 감마선에 노출된 이후부터 분노하면 괴력의 녹색 거인으로 변신한다는 이야기다. 굳이 헐크가 아니어도, 우리 사회는 언젠가부터 ‘분노’를 다룬 콘텐츠에 열광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 가장 큰 화제를 불러모은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나, ‘분노의 질주: 더 세븐’, 그리고 ‘복수자’를 뜻하는 어벤져스까지 모두 제목이나 내용에 ‘화’나 ‘분노’를 담고 있다. 이러한 분노와 복수를 다룬 영화들이 인기몰이를 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분노가 만연한 우리 사회의 모습을 영화가 거울처럼 비춰주기 때문이다. 영화를 통해 자신이 처한 현실사회의 분노상황을 떠올린 현대인에게 복수극은 카타르시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왜 화를 내나?

우리가 화를 내는 이유는 뇌에서 ‘편도체의 납치’라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편도체 납치란 불안과 두려움으로 크게 활성화된 편도체가 이성적인 뇌의 판단과 명령을 따르지 않고, 기억의 중추인 해마와 두뇌사령부의 기능을 억제하여 자신이 느끼는 두려움과 불안만을 증폭시켜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두뇌환경을 말한다. 즉, 편도체가 과도하게 활성화된 순간에는 감정과 사고를 관장하는 뇌의 조종사(전두엽)가 통제권을 상실한다. 이 때 사람은 이성적인 사고능력은 급격히 감소하고 기억기능은 불안정해지며 몸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어 심장박동이 증가하고 혈류가 빨리 흐르고 동공의 확장, 근육의 강직, 그리고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게 된다. 또한 아드레날린이 과도하게 분비되면서 한동안 생각을 정리할 수도 없게 된다고 할 수 있다.

현대인들의 화

그렇다면 과거 사람들에 비해 현대인들이 화를 더 잘 못 참고, 더 많이 낼까?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전문가들은 그럴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현대인이 예전보다 분노를 못 참는 걸까? 전문가들은 첫 번째로 스트레스와 긴장 수준의 증가를 꼽는다. 현대 산업사회가 공고화될수록, 도시화가 이루어질수록 긴장·스트레스 수준이 높아진다는 것이 사회학 분야의 정설이다. 또한 인내심 약화를 이유로 들 수 있다. 최근 사회 전반적으로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화되는 추세이므로 1인 가족, 소가족 세대 구성이 많고 형제와의 경쟁이 없이 개인적 욕구를 충분히 누리며 성장해온 등의 이유로 현대인들의 인내 수준이 낮은 편이라 충동을 잘 통제하지 못하는 것도 있다. 이에 대해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이승화 교수(이하 이 교수)는 “현대인이 일상생활 중에서 화를 내는 빈도수와 그 강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이는 비단 우리나라의 현상만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이어 그는 “현대인들이 이전 세대보다 화를 잘 참지 못하는 이유로는 무한경쟁시대라는 현 세태와 모든 사람들이 신속함을 원하는 현실 등이 있다”고 덧붙였다.

 

분노조절 장애란 무엇인가?

최근 들어 우리 사회에서 순간적인 분노를 참지 못해 일어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화를 참지 못해 일어나는 범죄의 종류는 다양하다. 자신의 차량에 끼어들었다며 홧김에 보복운전을 하기도 하고,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자신을 혼냈다는 이유로 학생이 선생님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기도 하고, 극단적으로는 사람을 죽이기도 한다. 대한정신건강의학회의 조사 결과, 우리나라 성인의 절반 이상이 화를 잘 참지 못하는 약한 분노조절 장애를 가지고 있고, 10명 중 1명은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고위험군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절반이 겪고 있는 분노조절 어려움은 실제 범죄로 이어지기도 하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

엄밀하게 말하면 분노조절 장애라는 병명은 있지 않다. 하지만 이와 비슷한 진단명으로 ‘간헐적 폭발성 장애’가 있다. 이는 공격적 행동과 연관된 다른 질환 즉 성격장애, 조증, 두부(머리)외상 등의 원인이 아니면서 심각한 폭력 행위나 공격적 충동을 통제하지 못하는 증상이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또한, 공식적인 진단명은 아니지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연관해 심리적 외상(트라우마)이 분노에 직접적인 영향이라는 관점에서 독일의 정신과의사 Micheal Linden이 제안한 ‘외상 후 격분장애’가 있다. 이는 정신적 고통 이후 부당함, 모멸감, 좌절감, 무력감 등의 부정적 감정이 나타나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믿음으로 인해 증오와 분노의 감정이 지속하는 것을 말한다.

 

착한 분노, 나쁜 분노?

전문가들은 ‘분노’ 자체가 나쁘다고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분노라는 감정은 무시해서는 안되는 감정이며, 단지 중요한 것은 절제가 필수적인 것이어서 함부로 표현한다면 개인적으로는 난동이고 집단적으로는 폭동이 되어 위험을 초래하게 된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노가 사람들에게 부정적으로 인식된 이유는 분노를 표현하는 방법이 다른 감정들과는 다르게 공격적이고 폭력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분노는 소리 지르기, 폭언하기, 싸우기 등과 같이 타인과의 관계를 파괴하는 방향으로 표현되기 쉬운 경향이 있다. 즉 분노 자체는 가치평가를 할 수 없지만 분노를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가치 평가를 할 수가 있다. 좋은 방법으로 표현하는 분노라면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나쁜 방법으로 분노를 표현한다면 그것은 옳지 못한 것이다. 우리와 같은 대학생을 통해서 평소 사람들이 화를 어떻게 발산하는지 보자.

평소 교회오빠로 소문난 인하대학교에 재학 중인 임 모 학생에게(이하 임 학생) 화가 자주 나는지, 화가 나면 어떤 방식으로 표현 하는지, 화를 내고 후회한 적이 있었는지에 대해 묻자, 임 학생은 “화가 자주 나지는 않는다. 만약 화가 난다면 어떻게든 그 환경에서 빨리 빠져나오려고 노력하고, 다음에는 화가 나게 됐던 환경을 의도적으로 피한다. 친한 친구와 한번 심하게 언쟁을 했었는데, 후회했다. 다행히 친구가 먼저 미안하다고 해서 화해했다”고 말했다.

이화여자대학교에 재학 중인 권 모 학생(이하 권 학생)에게도 마찬가지로 물어보자, “화가 자주 나는 편은 아니고, 화가 나면 그 자리에서 해결하려고 하는 성격이라서 남자친구와 싸운 뒤에 집에 돌아와서 집에 있던 물건을 던진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속이 후련하다고 생각했지만 이후에는 그 행동을 후회했다며 만약 다시 그런 상황이 생기면 차분히 풀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전 두사람 에게 체크리스트를 풀게 했는데 임 학생은 3개, 권 학생은 4개로 두 학생 모두 정상 수준으로 판명되었다.

 

 

올바른 분노 발산법은?

화를 자주 내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건강하지 않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화를 내면 체내에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가 증가되고, 그 외에 여러 가지 염증관련 물질과 신경전달 물질의 분비가 증가되어서 급성적으로는 혈압상승,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가져오고 만성적으로는 고혈압, 심근경색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화를 내지 않고 억압하는것도 좋지 않다. 할머니들에게서 주로 보이는 ‘화병’이 화를 너무 억압하다보니 생기는 대표적인 정신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화가 나는 상황에 있을 때 무조건 참는 것보다는 합리적인 선, 이성적인 선에서 분출하는 것은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좋은 방법으로 표현하는 분노와 나쁜 방법으로 표현하는 분노에는 무엇이 있을까?

격한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 중 하나는 분노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의식적으로라도 감정을 표출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이다. 분노의 호르몬인 아드레날린 코티솔은 호르몬이 분비된 지 15초가 되면 최고조에 이르렀다가, 2분 정도 지나면 서서히 수치가 떨어지며 15분 정도 지나면 그 수치가 정상치로 돌아온다고 한다. 그러므로 분노의 감정을 느끼더라도 그것은 계속되는 감정이 아니기 때문에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분노호르몬이 정상으로 돌아올 때까지 심호흡을 하면서 기다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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