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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9.27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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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의 모습, 한국인의 모습입니다

우리대학 사학과 교수 및 학우들은 지난 22일(화)부터 24일(목) 2박 3일간 전라북도 일대로 정기 추계답사를 다녀왔다. 황금빛물결이 잔잔하게 흐르는 드넓은 평야, 그리고 그 속에 스며든 백제를 비롯한 옛 시대의 고적古跡들은 ‘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만 못하다百聞不如一見’는 속담을 머릿속에 절로 떠오르게 만들었다. 그러나 문화재 파손 현장을 곳곳에서 발견하는 순간, 내게 일던 감흥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문화재는 ‘문화 활동에 의하여 창조된 가치가 뛰어난 사물’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문화재인 유적을 통해 선조들이 향유한 문화 전반을 살펴보면서 자부심도 가져보고, 민족의 변천과 흥망의 과정을 살펴보며 아픈 과거는 어루만지고 반성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본받아야할 점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화재는 한국인 정신의 토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그러나 숭고崇古함이 부족했던 한국인들의 모습은 한글로 남아 유적의 곳곳에 상처를 남기고 있었다. 어느 사찰의 경우 날카로운 무언가로 다녀간 흔적을 남긴 듯, 수많은 낙서가 뒤편 벽면을 한가득 메운 모습으로 남아있기도 했다. 아쉬운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유적이 존재하는 곳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아 현대식 건물과 각종 상점이 즐비한 탓에 선조들이 한 때 숨 쉬었던 공간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웠다. 또, 군산에서 일제강점기 시절과 관련한 한국 근현대의 문화재 중 하나인 ‘(구)조선은행’을 살펴보는 과정에서는 정말 이 건물이 지어진지 백 년도 채 안된 건물인가 싶을 정도로 심하게 훼손된 건물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물론 이는 일제의 금융장악 및 중국 대륙침략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일본인 ‘나카무라 요시헤이中村與資平’가 설계한 건물로 조상의 혼이 깃든 건축물은 아니지만, 아픈 과거도 우리의 역사이며 후손들도 알아야할 사실이기에 이 또한 보존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한국 역사의 발자취, 문화재. 이는 곧 ‘우리’의 모습이라는 생각을 갖고 옛 문물을 높여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모두가 문화재 보존에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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