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시원한 아메리카노에
임대료와 최저임금샷 추가하신 것 나왔습니다
서상혁 단편시집 「싸게 좀 파세요」中에서...
거품커피
필자는 시원한 아메리카노를 굉장히 좋아한다. 마시고 나면 입안이 개운해지고, 정신도 말끔해지는 느낌이다. 워낙 좋아하는 음료라 하루에 보통 2잔 정도 마신다.
대학가 근처 카페에선 보통 아메리카노 한 잔에 2,000원이 채 되지 않은 가격에 판매하기 때문에 하루에 2잔 정도는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마실 수 있다 하지만 아메리카노 한 잔에 4,000원~5,000원에 판매하는 프랜차이즈 카페는 감히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부담되는 가격일 뿐만 아니라 아메리카노 한 잔에 5,000원이라는 가격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 돈이면 분식집에서 떡볶이 1인분과 김밥 1줄을 먹을 수 있고, 인문 캠과 자연캠을 왕복할 수 있는 금액이다.
실제로 커피 가격에는 거품이 상당히 많이 껴있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만들기 위한 원두는 약 10g 정도이고, 원가는 130원~200원 사이다. 좋은 원두를 사용한다 해도 300원을 넘기 힘들다. 원두 추출액에 물을 부어서 만든 음료가 아메리카노인데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는 이 음료를 잔 당 4,000원~5,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카페들은 이 금액마저도 만족하지 못하는 듯하다. 지난해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인 S사를 필두로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적게는 2.1%, 많게는 6%까지 커피 가격을 올렸다. 프랜차이즈 카페들은 최저임금 상승과 값비싼 점포 임대료를 이유로 들었다.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매년 250원씩 최저임금이 인상해온 것을 고려하면 내년에도 커피 가격이 오르지 말라는 법은 없다.
대학가 앞 카페들은 프랜차이즈 카페와 비교해 가격 면에서 상당히 만족스럽다. 하지만 이들 또한 프랜차이즈 카페처럼 언제 가격을 올릴지 모르는 일이다. 그저 이 터무니없는 커피 가격 거품이 하루라도 빨리 빠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상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