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와 시사IN의 자가당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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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와 시사IN의 자가당착
  • 윤수현(정외 10) 학우
  • 승인 2015.05.17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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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와 시사IN의 자가당착

한겨레와 시사IN의 자가당착

 

국민성금을 바탕으로 동아일보 해직기자들이 만든 한겨레신문, 금창태 시사저널 사장의 기사삭제 사건에 반발해 파업기자들이 직접 창간한 시사IN. 모든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꿈꾸며 태어난 두 회사는 대한민국 진보언론을 대표하는 매체가 되었다. 그러나 이들의 보도를 보면 심각한 모순을 발견할 수 있다. 한겨레는 2015년 3월 5일 리퍼트 주한 미 대사가 김기종의 공격을 받은 사건을 ‘피습’이라 규정하며 ‘행위에 조직적이고 집단적인 배후가 확인된바 없으니 현재 테러로 규정하기 부족하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한겨레는 2014년 12월 10일 신은미의 토크콘서트에서 고교생이 사제 폭탄물을 투척한 사건을 테러로 규정했고 보수언론이 신은미의 콘서트를 종북으로 몰아가는 것을 언어의 테러행위라 비판했다. 시사IN도 토크콘서트 사건을 테러로 표현했지만 리퍼트 대사에 대한 공격은 피습으로 규정하고 사건을 개인의 일탈로 해석하고 있다. 한겨레와 시사IN이 두 사건을 보는 온도차이가 확연히 느껴진다.

기사는 조사(助詞), 단어 하나로 글의 의미가 달라지고 글의 전체 내용이 변한다. ‘피습’과 ‘테러’의 선택은 단어의 차이를 넘어 글의 내용과 언론사가 추구하는 가치가 결정되는 사안이다. 정석구 한겨레 편집인은 칼럼을 통해 두 사건의 보도에 대한 온도 차이를 인정했지만 왜 그러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시사IN도 두 사건의 단어선택에 대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

언론사가 자사의 가치에 기초한 기사를 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더욱이 진보와 보수가 극명하게 갈리는 한국사회에서 언론사가 추구하는 가치는 독자들에게 판단의 길을 열어주는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자신의 가치에 취해, 진영논리에 입각해 객관성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이는 죽은 언론일 것이다.

한겨레와 시사IN에 객관성은 사라졌고 진영논리만 남았다. 극우성향 고등학생의 폭력행위와 보수언론의 보도행태는 테러라는 단어를 사용해 비판하고 있지만 진보성향 극단주의자의 공격은 습격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런 자의적이고 일방적인 단어선택은 논리적 일관성이 부족하고 독자들의 신뢰를 떨어지게 한다.

한겨레와 시사IN은 진보언론의 중심이고 대형 자본 없이 국민과 기자가 중심이 되어 창간한, 편집권의 독립을 이뤄낸 유일한 언론사다. 사람들은 이들에게 외부의 압력으로부터 독립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언론의 모습을 바랐다. 그러나 지금 한겨레와 시사IN은 자가당착에 빠져 있다. 잃어버린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피습’과 ‘테러’의 단어선택 이유를 소상히 밝혀 독자들을 이해시키거나, 객관성을 상실한 보도에 사과를 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뜻과 영원이 담긴 언론인 만큼, 신뢰도에 비례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윤수현(정외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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