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 서예 그리고 디자인이 어우러진 글꼴, 캘리그라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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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 서예 그리고 디자인이 어우러진 글꼴, 캘리그라피
  • 고상윤
  • 승인 2009.09.2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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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 서예 그리고 디자인이 어우러진 글꼴, 캘리그라피
캘리그라피는 무엇?
캘리그라피Calligraphy. 개념자체는 우리에게 생소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이렇게 설명하면 어떨까? 대학생활에서 빠지지 않는 술. 매일 밤마다 술자리를 가지면서 오고가는 술병 표면에 적혀있는 소주 제품명을 유심히 살펴본 적 있는가? ‘참이슬’, ‘처음처럼’ 자유분방하게 표현돼있는 글꼴이 바로 캘리그라피다. 이렇게 캘리그라피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 우리와 같이 숨쉬며 살아가고 있다.

캘리그라피의 어원와 의미는 무엇?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캘리그라피의 어원과 의미를 안다면 더욱 쉽게 캘리그라피를 이해할 수 있다. 먼저, 캘리그라피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의미를 쉽게 알수있다. 캘리그라피는 그리스어로 ‘아름다운 서체’란 뜻의 ‘칼라그라피아Kalligraphia’에서 유래됐으며, 사전적 의미는 ‘아름답게 쓰다’는 뜻이다. 또, 캘리그라피의 어원은 ‘아름답다’ 뜻의 그리스 어 ‘Kallos’와 ‘서풍ㆍ서법’이라는 뜻의 ‘Graphy’로 이뤄져있다. 캘리그라피스트로 활동 중인 김성태 디자이너(이하 김 디자이너)는 “과거에 존재하던 제약과 규제를 벗어나 자형字形과 색상을 자유로이 활용하는 것이 현재의 캘리그라피의 본질적 의미”라고 말했다.

일상생활 곳곳에서 숨쉬고 있는 캘리그라피
그렇다면 캘리그라피는 일상생활에 얼마나 활용되고 있을까? ‘캘리그라피 붐’이 일고있는 출판업계의 조사결과를 알아봤다. 실제 2000년도부터 2007년도까지의 교보문고 베스트셀러를 대상으로, 2000년도에는 캘리그라피가 사용된 표지디자인의 분포율이 2%에 불과했지만 2004년도에 수치가 껑충 뛰어올라 12% 분포율을 차지했으며, 2007년에는 5분의 1이 넘는 23%의 분포율을 차지했다. 이같은 결과로 알 수 있는 건 우리사회에서 짧은 시간 안에 캘리그라피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캘리그라피 붐’은  출판업계 뿐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곳이 광고업계다. 기업의 CICorporate Identity나 상품의 BIBrand Identity을 광고하는 광고업계에서 캘리그라피는 빠질 수 없는 필수요소다. 기업과 상품의 이미지를 수십 초 시간 안에 상대방 머릿속에 확실히 각인시키려면 글자 속에 감정을 담는 캘리그라피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광고업계에서 캘리그라피 수요가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 김 디자이너는 “광고주가 원하는 이미지에 가장 가깝게 만드는건 캘리그라피 뿐”이라며 “덕택에 캘리그라피가 광고에 많이 쓰이는 추세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필묵커뮤니케이션즈’의 윤상필 실장(이하 윤 실장)은 “활자보다 감성과 의미전달에 있어서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라는 색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마찬가지로 ‘강병인캘리그라피연구소 술통’의 강병인 디자이너도 “글자에 생명을 담는 캘리그라피가 적용된 디자인은 소비자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광고주가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런 다양한 캘리그라피의 장점 덕에 출판업계와 광고업계를 제외한 분야에서도 캘리그라피는 널리 쓰이고 있는 추세다.

참이슬(최종).jpg
△이 속에도 캘리그라피는 숨쉬고 있다.

괴물 포스터(최종).jpg
△1천 2백만의 영화 포스터 안에도 캘리그라피가 있다.

신라면(최종).jpg
△캘리그라피와 함께해온 수십 년의 신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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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그라피로 장식된 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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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기책의 표지. 캘리그라피로 인상적인 느낌을 준다.


캘리그라피엔 어떤 매력이 숨어있을까?
이렇게 생활 곳곳에서 우리와 같이 살아 숨쉬고 있는 캘리그라피엔 무슨 매력이 있을까? 먼저, 필기구에서 찾아볼 수 있다. ‘펜’을 사용하는 서양과 달리 전통적 필기구인 ‘붓’을 사용하는 동양의 캘리그라피는 당연 으뜸가는 매력적인 부분을 소유하고 있다. 붓은 획의 굵기나 길이, 누르는 압력, 먹의 농도, 문자간의 비례와 균형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어우러져 미묘한 매력을 내뿜게 된다. 이에 김 디자이너는 “캘리그라피를 만들땐 작곡가가 된 느낌”이라며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글꼴을 만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윤 실장은 “한글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기하학적 조형과 캘리그라피의 자유분방함이 합쳐져 상큼한 매력이 탄생한다”며 “그것을 활용하는게 캘리그라피의 매력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러한 매력덕분일까? 최근 서양 캘리그라피스트들 사이에서 동양의 필기구인 ‘붓’을 배우는 디자이너의 수가 늘고 있다. 김 디자이너는 “최근 프랑스나 미국 등지 위주로 동양의 캘리그라피스트들이 붓으로 하는 캘리그라피를 가르치고 있다”며 “서양 캘리그라피스트들은 붓으로 캘리그라피를 하게되면 종전보다 풍부한 표현이 가능해 선호한다”고 말했다.

한국 캘리그라피 현황과 앞으로의 미래
이와같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우리나라의 캘리그라피의 역사는 어떨까? 우리나라 캘리그라피스트들은 우리사회에서 캘리그라피가 하나의 유행 트랜드로 인식되어 잊혀지게 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년 3월에 ‘한국 캘리그라피 디자인 협회Korea Calligraphy Design Association’(이하 KCDA)가 발족하고 창립식을 가졌다. 매년 KCDA에서는 △문화교류 △워크샵 △학술세미나 △논문 등과 같은 행사를 열어 서예계와 디자인계와의 지속적 교류를 통해 확실한 이론 정립과 협력방안 등을 모색하고 실천하면서 캘리그라피가 하나의 문화로 발전시켜 나갈 것을 약속했다.
이런 안팎의 노력 덕분인지 우리는 현실 세계에서 쉽게 캘리그라피를 찾아볼 수 있다. 매주 토요일, 홍대 앞 놀이터에서 열리는 프리마켓에서도 ‘캘리그라피’는 빠지지 않는 단골손님이다. 그 밖에도 캘리그라피를 배우고 싶어하는 수강생 수가 급속도로 늘고있는 점도 고무적인 사실이다. 김 디자이너는 “캘리그라피 강좌를 열면 순식간에 정원이 차버린다”며 “그때마다 캘리그라피의 인기를 실감하게 된다”고 말했다.
캘리그라피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김 디자이너는 “캘리그라피가 각광받은 지는 오래되지 않았다”며 “더욱 확고한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기 위해선 여러 사람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윤 실장은 “캘리그라피 문화의 저변 확대는 반길 일”이라며 “이제 캘리그라피가 찬밥 신세 받는 시대는 지났다. 바야흐로 캘리그라피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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