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정직, 그리고 철학이 있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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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정직, 그리고 철학이 있는 삶
  • 김형준(방목기초 교육대학 인문교양) 교수
  • 승인 2015.05.17 2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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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정직, 그리고 철학이 있는 삶

도전, 정직, 그리고 철학이 있는 삶

 

모더니즘 시인인 T. S. 엘리어트는 1922년에 발표한 ‘황무지’(The Waste Land)라는 시에서 다음과 같이 읊었다.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지요” 시인은 생명의 부활을 약속받은 이 찬란한 봄의 계절에 죽은 목숨만을 이어가고 있는 슬픈 현실을 통탄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시가 대학 생활을 하고 있는 청년들의 마음에 폐부를 찌르듯 깊이 와 닿는다. 분명 계절은 봄인데 마음은 여전히 한겨울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청년실업률은 10.7%로 40대(2.6%), 50대(2.5%), 60세 이상(2.8%)의 실업률을 크게 상회했다. 청년 실업자 규모는 45만 5000명으로 전체 실업자의 42%를 차지했다. 특히, 비싼 등록금 내고 대학을 졸업했는데 마땅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백수로 전락하고 있는 대졸 실업자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많은 청년들이 연애ㆍ결혼ㆍ출산을 포기하는 ‘3포 세대’를 넘어 비정규직 등으로 돈을 적게 벌어도 만족하며 돈벌이에 관심 없는 ‘달관 세대’로 가고 있다. 그렇다면 황무지 같은 현실 속에서 희망의 씨앗을 싹트게 하려면 청년 대학생들은 무엇을 해야 하나. 우선, 각자가 껍질을 뚫고 나오려는 강한 의지와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는 불광불급(不狂不及)의 도전 정신이 필요하다. 실패가 없는 도전은 없다. 실패가 있기 때문에 도전은 아름다운 것이다.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실패를 하더라도 이를 달성하기 위해 도전하고 또 도전해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자연히 아웃라이어(outlier)가 될 수 있다. 원래 아웃라이어는 “본체에서 분리되거나 따로 분류되어 있는 물건”이라는 뜻인데 통상 각 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둔 탁월한 사람을 의미한다. 맬컴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은 “아웃라이어는 그들이 지닌 탁월한 재능이 아니라 그들이 누린 특별한 기회이다”라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자신들이 열심히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어진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성공이 결정된다. 둘째, 정직의 옷을 입어야 한다. 빠르게 사고하고 교묘하게 행동하는 것이 마치 성공의 비결로 간주되면서 종종 거짓과 탈선이 판을 치고, 심지어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정당화하는 경우가 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과정을 무시하면서 결과에만 집착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불행한 일이다. 대기업 신입 사원 공채 모집에서 한 면접관이 “당신은 학교에서 무엇을 배웠습니까?”라고 묻자 “저는 정직을 배웠습니다”라고 응답한 사람을 주저 없이 채용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만큼 정직의 힘은 강하다. 그런데 정직은 그 어떤 편의주의도 허용해서는 안 된다. 셋째, 철학이 있는 삶을 누려라.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는 습관적으로 살아온 삶에 변화를 주는 것이 철학이라고 했다. 철학이 있는 삶은 우리가 정한 목표를 정도를 걸으면서 달성할 수 있는 신념과 용기를 준다. 따라서,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어려운 이 시점에 우리 청년 대학생들은 무엇을 얻기보다는 무엇을 버릴까에 신경을 써야 한다. 버려야 비로소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을 부정하고 증오하는 것을 버리고 그 자리에 긍정과 희망이 채워지길 기대해본다.

988호 6면 명진칼럼 김형준 교수.jpg

 

 

 김형준(방목기초 교육대학 인문교양)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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