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주기를 바라보는 우리들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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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주기를 바라보는 우리들의 자세
  • 김성민 기자
  • 승인 2015.05.0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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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명의 사람이 수장된 대형 참사, 올바른 추모문화 형성 필요해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바라보는 우리들의 자세

304명의 사람이 수장된 대형 참사, 올바른 추모문화 형성 필요해

 

2014년 4월 16일 여객선 세월호가 476명의 승객을 태우고 제주도로 향하는 중 침몰했다.

476명의 승객 중 304명의 승객은 가족들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차가운 바다로 수장됐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삼풍백화점 참사, 성수대교 참사, 대구지하철 참사와 마찬가지로 크나큰 국가적 재앙이었다. 그리고 얼마 전인 지난달 4월 16일 우리나라 전역에서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기 위한 추모행사가 열렸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추모 행사를 바라보는 국민들과 학우들의 관점이 양분되고 있다.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것이다. 물론 그렇게 생각 할 수 있을만한 여러 가지 근거들도 있다. 이에 본지는 최근 세월호 추모행사를 둘러싼 사람들의 여러 가지 갈등 상황과 그 이유를 알아보고, 올바른 추모문화 형성을 위해 우리대학 학우들이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지 짚어보고자 한다.


  지난달 16일 우리대학 인문캠 총학생회 ‘see real’은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공식 페이스북에 추모의 의미를 담은 노란 리본을 포스팅했다. 하지만 추모의 의미의 포스팅에서 잠시동안 학우들 사이에서 댓글을 통해 설전이 벌어졌다. 시작은 한 학우가 세월호 추모 관련 홍보게시물을 찍은 사진을 게시하면서 ‘허가 도장이 찍혀있지 않은 도장이 경상관 온 곳에 덕지덕지 붙어있다’며 ‘불법게시물이 아닌가’하고 지적하면서였다. 이에 게시물 부착자는 댓글을 통해 ‘게시물 허가를 20장 밖에 받지 못해서 그것만으로는 세월호 1주기 추모행진을 알리기 무리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미관을 해친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어 세월호 추모 홍보 게시물이 불법게시물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세월호 참사 역시 법을 무조건적으로 준수했기 때문에 일어났다고 볼 수 있다’며 ‘법에 대해 학우들이 한번 생각해 봐야한다’는 취지의 글을 남겼고, 이어 다른 게시물 관계자가 비슷한 취지의 댓글을 남기면서 다른 학우들의 많은 비판과 마주했다. 게시물 부착자의 댓글에 대해 학우들은 ‘세월호 사건에 대해 좀 더 알리려는 노력에 존경을 표하는 바이나, 이런 방법으로 알리는 것이 일반 학우들에게 도리어 반감을 갖게 할 수 있다’, ‘명백히 교내 부착물 규정을 어긴 게시물이고 거기서 논리를 확장시키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게시물 부착자는 ‘세월호 추모 행사에 참여하자는 좋은 취지로 작성한 게시물이 ‘불법’이라는 단어로 지칭되자 감정이 격했다‘며 ‘기존 의도는 최대한 많은 학우들에게 추모행진을 홍보하는 것 이였는데 의욕이 너무 앞섰다’며 사과글을 남겼고, 총학생회 측도 ‘좋은 취지의 게시물임을 알고 있으나 엄연히 7000명의 학우들이 함께 생활하는 공간이다’며 ‘애도의 뜻일지라도 게시물 부착에 있어서는 교내 규정을 따라주길 바란다’고 밝혀 마무리 되었다. 이를 지켜본 학우들은 ‘오늘은 논란이나 다툼보다는 진심으로 애도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조금씩 이해하고 너그럽게 넘어갔으면 한다’, ‘더 이상 게시물로 논란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폭력 시위로 빛 바랜 광화문의 추모현장

교내에서 있었던 일은 작은 ‘해프닝’ 정도로 볼 수 있지만, 서울 광화문에서도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세월호 1주기인 지난달 16일부터 그 주 주말까지 이어진 추모집회는 평화롭게 시작했으나 일부에선 폭력적인 모습이 보이면서 추모라는 의미의 빛이 바랬다. 지난달 18일과 1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8000여 명의 시민이 모인 가운데 일부 시민은 추모를 넘어 시위에 가담해 ‘박근혜 퇴진’구호를 외치고, 태극기를 불태우며 경찰버스를 부수는 등 추모의 성격에 맞지 않는 과격행위를 했다. 이에 경찰은 캡사이신과 최루액, 물대포를 사용하는 등 전형적인 폭력시위 양상으로 번졌다. 이 과정에서 의경과 시위대의 부상자가 속출했으며, 100여 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SNS와 개인 블로그에는 개인적 입장을 대변하는 글과 사진이 난무하면서 사람들이 진실에 접근하기는 보다 어려운 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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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되는 정보를 담고 있는 웹상에 유포되는 사진들의 모습이다.

 

진실을 추구하되, 본질적인 추모행위로 돌아가야 한다

세월호 참사가 전국민적으로 희생자 가족의 슬픔에 공감하고, 또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의미에서 추모해야 하는 일임은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추모식에 참석한 시민들과 경찰들의 갈등상황을 언론, sns, 개인블로그를 통해서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면서 세월호 참사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사람도 점차 늘어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점차 추모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교내에서의 예도 그 작은 부분에 속할 수 있고, 최근 광화문에서 벌어진 폭력시위와 그와 대치하는 경찰의 모습은 갈등이 극에 달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우리대학 교내 게시물 사건과 최근 광화문에서 일어난 폭력사태에 대해 우리대학 정치외교학과 이무성 교수(이하 이 교수)는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으로 ‘보편적 이성’과 ‘합리성’을 꼽았다. 이 교수는 “보편적 이성이란 남이 아프면 나도 아프다는 것처럼 느낄 수 있고, 남이 배고파서 괴로워하면 자신도 괴로움을 느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라며 “세월호 참사를 통해 많은 사람이 사망했고, 사후 대처 미흡으로 사회적 구성원들의 갈등을 초래한 것에 대해서는 당연히 보편적 이성을 통해 공감해야 한다는 것에는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어 ‘합리성’의 관점에서 본다면 “합리성이란 자신의 이익을 최대화 하기위한 행위를 하는 것“이라며 “특정 단체가 자신의 목적을 관철하기 위해 적법한 절차를 밟지 않고 합리성을 추구한다면 당장 목적을 추구하는 데에는 합리적일 수도 있지만 타인이 보편적 이성을 추구하는데 있어서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수도 있다”고 말해 앞서 언급한 교내 게시물 사건과 광화문에서 일어난 폭력사태는 합리성이 보편적 이성에 우선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교수는 “합리성 보다는 보편적 이성을 우선해야 갈등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목적을 관철하기위해 합리성을 추구하는 것이 당장은 효율적일 수 있지만 그것은 보편적 이성과 반하기 때문에 갈등을 초래하고, 종국에는 자신의 합리성 추구까지 방해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는 많은 사람들이 애도의 뜻으로 기억해야하고 다시는 발생해선 안 될 대형 참사지만 최근 일부 사람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유와 무관하지 않다.

 

아픔을 간직하는 자세, 힐스보로에서 찾다

국내 세월호 참사와 비견되는 대표적인 해외의 참사는 영국에서 일어난 힐스보로 참사가 있다. 힐스보로 참사는 지난 1989년 4월 15일 잉글랜드 셰필드에 있는 힐스보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축구 FA컵 준결승 리버풀과 노팅엄 포레스트의 경기에서 한번에 많은 팬들이 입장하면서 서로 짓눌리면서 총 96명이 사망하고 766명이 부상, 약 300명이 부상당한 사건이다. 힐스보로 현장에서 현지 경찰의 초기 대응은 무기력했다. 많은 관중이 시설이 노후된 구역으로 몰려들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압사했다. 현장의 안전요원과 경찰들은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못한 채 희생자 수가 늘어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결국 그 날 사망한 96명중 14명만이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이 참사를 통해 영국 축구계는 경기장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모든 경기장을 좌석제로 바꿨다. 하지만 참사의 원인 규명과 책임자 문책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유가족과 리버풀 팬들은 ‘힐스보로 독립 패널’이라는 단체를 만들어서 강력히 재수사를 요구했고, 영국 언론 ‘BBC’는 사건 당시의 미공개 영상을 공개하면서 초기 응급조치만 제대로 됐어도 적어도 96명의 사망자 중 41명을 살릴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강행된 재수사에서 경찰이 책임을 팬들에게 돌리기 위해 고의적으로 160여개의 증언을 날조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경찰이 영국의 일간지 ‘더 선’을 이용해 여론을 조작한 사실도 밝혀졌다. 결국 참사 23년 뒤인 2012년 힐스보로 참사보고서가 공개되면서 20여년의 노력에 끝에 희생자들의 억울함을 씻어낼 수 있었다.

올해로 25주년이 되는 힐스보로 참사 추모행사는 매년 열리고 있다. 참사가 일어났던 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의 모든 경기는 평소와 다르게 7분 늦게 시작한다. 그 이유는 바로 힐스보로 참사 때 희생된 팬들을 추모하기 위함이다. 리버풀 팬들은 매년 희생자들을 위해 유명한 문구와 노래를 외친다 ‘You'll never walk alone’ 이렇게 그들의 죽음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이들이 있었기에 20년이 훨씬 지난 뒤에도 진실에 다가갈 수 있었고, 또 다시 일어날 수 있었던 대형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세월호 사고는 분명한 대형 참사다. 많은 이들이 오랫동안 기억하고 유가족들과 희생자들의 영혼을 공감하고 위로해야만 한다. 혹시 밝혀지지 않은 진실이 있다면 우리가 반드시 잊지 않고 밝혀야 한다. 하지만 합리성의 추구에 있어서는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필자: 김성민 기자 tjdals7478@m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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