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대신문 985호 파발마 ‘대학, 군기 잡기 논란’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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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대신문 985호 파발마 ‘대학, 군기 잡기 논란’을 읽고
  • 박지민
  • 승인 2015.04.06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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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의 횡포’

 

군인복무규율에서는 군기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군기는 군대의 기율이며 생명과 같다. (중략) 그러므로 군대는 항상 엄정한 군기를 세워야 한다. 군기를 세우는 으뜸은 법규와 명령에 대한 자발적인 준수와 복종이다. 따라서 군인은 정성을 다하여 상관에게 복종하고 법규와 명령을 지키는 습성을 길러야 한다’

그렇다. 군대는 특수집단이다. 정확하고 신속하게 임무를 수행하려면 위계질서나 명령체계가 잡혀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군기가 필요하다. 사소한 실수 하나가 큰 사고를 일으킬 수 있기에 군기는 더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대학은 예외다. 대학은 군대와 달리 다양성이 공존하고 자유가 존재하는 집단이다.

최근 대학 내의 지나친 군기문화는 여러 차례 지적된 바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서도 ‘대학교 똥군기’라는 제목으로 대학교 과나 동아리 안에서 선배들이 후배들의 군기를 잡는 글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러한 대학의 군기문화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군기를 잡음으로써 위계질서가 잡히고 공동체 의식이 강화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폭압적인 분위기에서 형성된 위계질서와 공동체 의식이 지속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강압적 규율과 부조리한 관행은 오히려 경직된 인간관계를 양산하며, 수평적 소통문화를 파괴할 뿐이다. 또한 군기문화의 피해자들이 1~2년 후에 그대로 가해자가 되어 후배들을 괴롭히는 ‘악순환’이 만들어 질 수밖에 없다.

필자는 전시를 대비하는 군과 배움을 추구하는 대학이 같은 문화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매우 안타깝다. “필요하다”ㆍ“어쩔 수 없다” 핑계 대는 것을 멈추고, 헛된 군기의 달콤함에서 하루빨리 대학생들이 빠져나오길 바란다. 작년 12월, ‘땅콩회항’사건으로 이른바 ‘갑의 횡포’가 대한민국을 분노케 했다. 지금 대학에서 벌어지는 군기문화가 제2의 조현아를 양산하는 것이 아닐지 생각해본다.

함준열 학우사진.jpg

함준열 (정외 12) 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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