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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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란 무엇인가
  • 강정원 교수(방목기초교육대학 자연교양)
  • 승인 2015.04.04 2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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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란 무엇인가

인재란 무엇인가

 

나는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몇 명의 젊은이와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들은 거의 반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인재’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인재란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로는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나 학식을 갖춘 사람’을 뜻한다. 그러나 일생일대의 막중한 사건인 취업을 목전에 둔 취업 준비생들에게 인재란 곧 ‘대기업’의 이미지와 직결되어 있었다. 사실 대학생이 곧 취업 준비생이라는 공식을 강제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우리나라의 현실이기도 하다.

정말, 인재란 무엇일까? 유독 열정에 찬 지원자가 있었다. 그는 ‘성공’이 최고의 가치라고 믿고 있는 한 남학생이었다. 학창시절에는 상위권의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교는 외국의 명문 대학으로, 인턴활동은 우리나라의 내로라하는 대기업에서 하고 있는 중이었다. 나는 그에게 물었다. “당신은 누가 인재라 생각하느냐”고, 그는 “변호사 같은 성공한 사람”이라고 답했다. 나는 다시 그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모든 변호사가 다 성공한 사람이냐?”는 반론에 그는 답한다. “아니오, 그중에서도 가장 유능하고 뛰어난 변호사가 성공한 사람입니다”

그는 ‘성공’이나 ‘최고’에 자신만의 의미를 따로 정립하지 않은 채, 사회와 학교에서 주입하고 만들어낸 의미를 검증 없이 체화시킨 것 같았다. 1등으로써의 성취감보다는, 1등을 했을 때 느껴지는 부러움의 시선과 말들에 집중했고, 그 결과 타인의 인정에 의존하게 되었다. 자신감 넘치는 표정의 그에게 나는 “내가 대기업 임원이라면 나는 당신을 절대로 뽑지 않겠다’는 한마디에 그는 몹시 충격을 받고 당황해했다. 결국 자신의 자존감이 모두 ‘타인’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의미했다. 타인의 인정에 기댄다는 것은 내가 살 집을 모래로 짓는 것과 같은 행위가 아닐까? 나 자신을 줬다 폈다 할 수 있는 주도권을 고스란히 남에게 넘겨주는 짓 말이다. 그러니 상대가 조금만 변덕을 부려도 마음이 지옥일 수밖에 없다. 다른 지원자는 지방대학 출신이다. 그녀는 매사에 자신감이 없고 주눅이 들어있었다. 나는 지방대생이야’라는 박스 안에 자신을 스스로를 가두는 것이다. 그녀는 자신을 이루는 요소 중에 지방대를 택했고, 자신의 자아와 정체성을 ‘지방대생인 나’로 규정했다. 또 한 명, 법조인이 되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서울대학교 법대생이 있다. 고시를 준비하는 그녀는 지금에서야 ‘나에게 이것이 무슨 의미인가?’란 의문을 품었다. 열심히 공부해 대학에 합격했을 때 입학해서 한 달 정도만 좋았다고 했다. 아마 고시를 패스해도 딱 한 달만 좋을 것 같다며 괴로워했다. 

인재란 무엇인가? 내가 생각한 인재란 ‘자기自己’가 분명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자기가 분명한 사람들은 ‘왜’에 강하다. ‘왜’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던지며 오늘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자기가 분명하다, 자아가 서 있다는 건 무슨 뜻일까? 나는 그것이 ‘자유를 누릴 줄 안다’와 같은 의미라고 생각한다. 자유를 누리려면 내가 원하는 것, 원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러려면 곧 나를 알아야 한다. 나를 알려면 본질을 알아야하고,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그러면, 본질이란 무엇이며, 기본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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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원 교수(방목기초교육대학 자연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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