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다시 거부하지 마~
네가 공격해 그런 거잖아
찌를 땐 언제고 이제 와 외면할 수 있니~
지난 5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이하 리퍼트 미 대사)를 흉기로 습격한 김기종 씨(이하 김 씨)는 리퍼트 미 대사에게 악수를 청하는 듯하다가 그를 밀치며 길이 25cm의 흉기로 얼굴을 찌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리퍼트 미 대사는 오른쪽 얼굴과 손목 부위에 부상을 입었지만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30년 동안 전쟁을 반대해왔다”며 “남북통일을 요구한다”면서 리퍼트 미 대사를 흉기로 찌른 사실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이후 김 씨는 지난 23일 현장검증을 위해 호송차량을 타고 세종문화회관 후문에 도착했지만 몸이 아프다며 끝내 차에서 내리지 않고 현장검증을 완강히 거부했다.
형사소송법 215조는 ‘압수, 수색, 검증’에 대해 규정하고 있으며, 여기서 ‘검증’은 영장을 발부받아야 가능한 강제 수사이다. 그런데 현장검증은 영장이 필요 없는 임의수사에 해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묵비권이 인정되듯이 현장검증에 대한 거부권도 같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의자인 김 씨는 현장검증을 거부할 수 있었다. 한편 여론은 김 씨의 행동에 대해 비난하며 수위 높은 처벌을 요구하고 있지만 수사기관에 의해 체포ㆍ구속된 피의자라도 유죄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죄로 봐야 한다. 이와 같이 ‘무죄 추정의 원칙’을 악용하지 않도록 지금의 수사 방식은 개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아프냐 나도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