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나는 내가 지각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능력이 부족했거나 다른 여건이 여의치 못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각인생을 살더라고 절실함이 있는 한 후회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JTBC 보도담당 사장 손석희씨의 글이다. 이 글을 읽고 ‘우리 사회의 암묵적인 규칙에 너무 얽매여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의 암묵적인 규칙이란, 스무살엔 대학에 가야하고, 졸업하자마자 취직을 해야 하고, 결혼하면 아이를 낳아야하는 등 인생에 정해진 규칙을 말한다. 만약 이 규칙에서 벗어나게 된다면 주위 사람들의 과도한 관심을 받고 설교를 듣게 된다. 그럴 때면 마치 내가 사회의 실패자가 된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과연 지각인생을 살고 있다고 해서 실패한 인생일까. 나의 경우엔 남들보다 일년 늦게 대학에 들어와 남들보다 늦은 졸업을 준비하고 있다. 굉장히 불안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남들보다 뛰어난 스펙도 없고, 정해진 미래도 없기 때문이다. ‘내가 졸업을 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서부터 시작해서 ‘졸업 후에 취직을 할 수 있을까, 앞으로 무엇을 하고 살 것인가’ 등 굉장히 많은 고민 앞에 놓여있다.
그러나 나는 이럴 때 오히려 한발자국 뒤로 물러나 큰 그림을 보려고 노력한다. 남들보다 좀 더 늦은 ‘지각인생’을 살고 있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놓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렇다고 무리한 욕심을 내는 것이 아니다. 단순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길 원하는 것이다. 평범하게 사는 것조차 꿈이 되어버린 현실에서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가만히 혼자 앉아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를 생각하고 현실과 적절히 타협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주위 몇몇 어른들은 말한다. ‘당장 무엇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중에 무엇을 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라고. 인생은 마라톤이라고 하는 것처럼 우린 단거리 달리기 선수가 아니다. 조금 쉬어가면서 남들이 정해놓은 코스로 가는 것이 아니라 나의 골인지점을 향해 달려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우리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내가 언제 그것을 이루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그것을 이루었느냐 이루지 못했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그런 인생을 산다면 앞서 말한 ‘지각인생’을 살더라도 절실함만 있다면 후회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지연(국통 11) 학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