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29호 8면 ‘인문학의 부활을 꿈꾸다’를 읽고
사람다움을 배울 수 있는 학문, 인문학의 뿌리를 찾아서
인간의 본질, 인간과 세계의 관계 등을 탐구해 자신의 존재를 강구하는 학문, 인문학. 모든 학문은 인문학의 뿌리로부터 세상을 규명해 나간다. 그런데 그만큼 중요하고 조명되어야 할 인문학이 위기를 맞고 있다. 점점 설 곳을 잃어버린 인문학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신자본주의의 논리에 따라 취업률 등 경제성이 떨어지는 학과들을 통폐합하는 대학들의 독단은 현재진행형이다. 주로 경제적이지 않고 화폐 가치로서 크게 응용될 수 없는 인문학은 눈엣가시로 여겨진다. 문예창작학과의 한 학생으로서 이것은 남 일이 아니다. 그 예로 동국대학교에서는 국어국문학과와 문예창작학과를 통폐합했다. 전국 대학의 문예창작학과 중에서도 전국 순위권에 들며, 수많은 문인들을 배출한 학과를 말이다. 취업과 경제성을 따지는 시야에서 봤을 때, 이 두 학과는 ‘한국어’를 공통으로 다루고 있어 동일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었나보다. 취업과 경제성을 따지면서 앞으로 인문학의 부재로 인해 나타날 근원적 오류들은 생각해 볼 수 없었던 것일까.
이렇게 사회적 가치가 ‘강제로’ 하락된 인문학은 근래에 늘어난 대중들의 관심으로 명맥을 잇고 있다. 기사에서 언급된 ‘인문학 진흥 사업’의 일환인 다양한 인문학 강연의 성황과 베스트셀러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인문학 서적들이 그 예다. 하지만 그 중 ‘언어ㆍ문학ㆍ역사ㆍ철학’이라는 단어만으로도 두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있다.
필자는 학우들이 인문학을 어렵게 생각하지 말았으면 한다. 인문학은 결국 사람에 대한 것이고, 이는 곧 자신에 대한 것이다. 기사에서는 인문ㆍ사회 도서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책들을 추천하고 있다. 이렇게 쉬운 책부터 시작한다면 분명 전보다 넓어진 시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 더불어 기사에서 언급된 것처럼 시도 읽기를 바란다. 시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해괴하고 난해하게 느껴질 지라도 그것에 익숙해진다면 시로 인해 세상을 보다 더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다.
급격히 발전하고 있는 세상은 곧 모든 것들을 수치화할 것이다. 그 수치만으로도 가치가 매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이 수치화된 중에도 숨구멍은 여기저기 틔어있다. 인문학이 밀려나면서도 끝까지 남겨놓은 흔적들이다. 이 숨구멍을 모조리 막아버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인문학의 부활을 꿈꾼다.
필자: 박소리(문창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