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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연주
  • 승인 2012.02.1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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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의 염원- 초조대장경

올해는 초조대장경(初雕大藏經)이 조성되기 시작한지 천년이 되는 해이다. 1011년 고려 현종이 거란의 침입에 맞서 나라를 구하겠다는 염원을 담아 제작한 초조대장경은 중국의 개보칙판대장경(開寶勅版大藏經(971~983))에 이어 두 번째로 한역된 대장경이다. 1232년 몽고 침입으로 부인사에 보관된 초조대장경이 소실되자 고려 고종(1237-1248) 때 다시 조성해 재조대장경(再雕大藏經)이라고도 한다. 대장경은 불교의 가르침인 경(經)ㆍ불교의 윤리와 규범인 율(律)ㆍ경과 율에 대한 논리적인 설명인 논(論)의 삼장(三藏)Tri-pitaka을 말하며, 불교경전의 총서를 일컫는다.
우리대학 박물관에 소장된 초조대장경으로는 국보 244호인『유가사지론』 권 17이 있다.『유가사지론』은 대승불교에서 유가학파(瑜伽學派)Yog?c?ra ‘요가의 수행’을 중시하며 모든 것은 마음의 표상이라 가르치고 있는 유식학파(唯識學派)의 논서로서, 4세기 무렵 인도 미륵(彌勒)의 설법을 무착(無着)Asanga이 펴낸 것이다. 이후 당나라의 현장(602∼664)이 번역해 천자문의 순서대로 100권을 수록했다. 이『유가사지론』은 11세기에 간행한 초조대장경 가운데 하나로, 이 중 권 17은 사소성지(思所成地)에 대해 설명하고 있으며, 천자문 순서 중 ‘습(習)’자 함(函)에 들어있다. 닥나무 종이로 제작됐으며, 목판본이고 두루마리 형식으로 감색 표지가 붙어 있다. 각 장의 규모는 가로 45㎝, 세로 28.5㎝로 한 장에 22~23행, 한 행에 14자가 쓰여 있다.
『유가사지론』 권 17은 리움 소장의『현양성교론顯揚聖敎論』 권 11과 같이 감색 표지와 종이의 질, 인쇄상태를 보았을 때 11세기에 각인된 초조본으로 판단된다. 초조본은 판의 제목ㆍ권ㆍ장ㆍ함차 표시가 앞쪽에 있으며, 재조본은 주로 뒤쪽에 있다. 재조본에는 출판기록인 간기(刊記)와 교정사항이 기록돼있지만 초조본은 없다. 초조본은 장차표시를 주로 장(丈), 폭(幅) 등으로, 재조본에서는 장(張)으로 표시한 것에서도 차이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판각술(板刻術)은 초조본이 재조본보다 나은 편이다. 우리대학 박물관의 『유가사지론』 권 17은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는 초조대장경 가운데 감색표지도 남아 있고, 인쇄상태도 양호해 보존상태가 좋은 편이다.
올해 대장경 조성 1000년을 맞이해 해인사를 비롯한 많은 기관에서 기념 전시와 학술대회를 개최했으며, 문화재청에서 개최하는 ‘초조대장경 특별전- 천 년의 기록, 내일을 열다’ 특별전이 그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다. 이 특별전에서는 한국목판인쇄의 시원인 8세기 중반에 봉안된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 11세기 간행된 보협인다라니경(寶?印陀羅尼經)과 초조대장경 판본, 재조대장경 경판과 판본 등 국보 19점과 보물 13점 등 51점이 출품되어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유물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물론 우리대학 박물관의『유가사지론』 권 17도 이번 전시회에 출품됐다.
특별히 각필로 기입한 석독구결(釋讀口訣)이 확인된『초조본 유가사지론』권 53에는 LED 조명이 설치돼 직접 각필을 관찰할 수 있으며, 고려시대 불교회화의 면모를 보여주는『초조본 어제비장전』 권 6의 변상도가 주목받고 있다. 해인사 대장경판은 이번 전시를 마지막으로 일반 공개를 하지 않아 이번이 실물을 직접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다. 이번 전시는 국립고궁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오는 18일까지 계속된다.

필자: 명지대학교 박물관 학예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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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初雕本 瑜伽師地論』 卷第十七, 명지대학교박물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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