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 아이디어 만들기
창의적 아이디어 만들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드는 것은 창조 사회를 사는 사람들의 생존과 직결된 핵심적인 일이다. 그렇다면 창조 사회 이전에는 창의성이 쓸모가 없었을까? 아니다. 옛 이야기에서 이에 대한 단서를 찾아보자. 옛날에 말을 좋아하는 한 임금이 신하에게 500냥을 주고 천리마를 사오게 했다. 명을 받은 신하는 죽은 천리마의 뼈를 사서 돌아왔다. 분노한 임금에게 신하는 “죽은 천리마를 500냥에 샀다는 소문이 나면 사람들이 왕께서 진심으로 말을 아끼는 군주로 믿게 되니 필시 좋은 말을 바치는 이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임금은 신하의 말대로 1년도 안되어 천리마를 3마리나 얻을 수 있었다. 리이위가 쓴 <세치 혀가 백만 대군 보다 강하다>는 책의 일부이다. 이야기 속의 신하는 시나리오적 사고를 하고 있다. 창의적 사고의 한 종류인 시나리오적 사고란, 별개의 사건들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더 큰 세상을 형성하는 것을 뜻한다. 만약 신하가 살아있는 천리마를 사왔다면 어떻게 됐을까? 그 신하는 명령을 어긴 것도 아니고 일을 잘못한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죽은 천리마를 사온 신하는 지금의 창조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 아닌가 싶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들려면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대한 특성과 판단 기준을 알고 있어야 한다. 창의성은 다양한 방식으로 정의된다. 필자가 내린 ‘새로움에 이르게 하는 개인의 사고와 관련된 특성’은 창의성에 대한 개념 분석적 정의이다. 또 창의성은 기능적으로 정의될 수도 있다. 이는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 100년 전, 우리나라에서 출판된 책인 <지낭>에 수록된 문제를 보자. 문제의 내용은 이렇다. ‘삿갓을 쓴 양반집 젊은이가 호수에 나 있는 얼음구멍에 빠졌다. 젊은이는 삿갓이 얼음구멍에 걸려 호수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젊은이를 구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삿갓이 위의 그림처럼 얼음구멍에 걸쳐 있어 젊은이를 손으로 잡아당겨 구하기가 쉽지 않다. 어떻게 해야 할까?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데, 한 어린 아이가 이 문제를 재치 있게 해결했다. 아이는 삼각형으로 솟아 있는 삿갓을 칼로 찢고 그 사이로 젊은이를 꺼냈다. 요즘 아이들에게 이런 문제를 내면 답이 금방 나왔겠지만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문제 속에 제약 조건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는 양반을 대하는 엄격한 기준이 있었다. 양반이 쓰고 있는 삿갓을 찢는 것과 양반집 자제에게 함부로 칼을 대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이런 제약 때문에 사람이 물에 빠진 절박한 상황이라 해도 사람들은 평범한 사고조차 하기 어려웠다. 굳어진 사고의 틀로 인해 사고가 정지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고정 관념이다.
고정 관념은 타인과의 상호 작용을 통해 벗어날 수 있다. 미국의 저명한 창의성 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는데 세 가지 요소가 작용한다고 말한다. 첫 번째 요소는 창의적 사고를 발휘하는 데 필요한 개인적 소질 또는 역량이고 두 번째 요소는 그 사람이 가진 소질과 역량의 영역이 해당하는 학문 또는 업무이다. 마지막 요소는 특정 영역을 훈련한 사람이 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를 말한다. 이 세 요소가 제대로 작동할 때, 개인의 생각이 진정한 아이디어로 전환될 수 있다.
필자: 현대창의력연구소 임선하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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