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발생했던 행정조교 해고사태, 당시를 되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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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발생했던 행정조교 해고사태, 당시를 되돌아보다
  • 명재영
  • 승인 2011.10.20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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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자로 당시 해고된 행정조교 중 9명 복직해
지난 2008년 8월과 2009년 2월 두 차례에 걸쳐 학교로부터 해고 통지를 받고 우리대학을 떠나야 했던 행정조교 135명 중 9명이 지난 1일 자로 학교에 복직했다. 이에 본지는 2년 전 우리대학의 이슈 중 하나였던 행정조교 해고 사태를 되짚어보고 지난 13일 복직한 행정조교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해 파업 당시의 심정, 지난 2년간의 활동 등을 알아봤다.

정든 학교에게 받은 것은 ‘이별 통보’ 그리고 투쟁
지난 2009년 2월까지 우리대학에는 대학원생 중 장학금을 받으며 교수를 보좌하거나 수업 진행을 돕는 ‘교육(학습)조교’와 급료를 받으며 학교의 각종 업무를 담당하는 ‘행정조교(일반조교)’가 있었다. 그러나 행정조교라는 직책은 지난 2009년 2월 28일자로 95명이 해고되면서 우리대학에서 사라졌다. 행정조교 해고 사태의 시작은 지난 2008년 7월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학교 측은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는 비정규직이었던 행정조교들에게 계약기간 연장이 아닌, 계약기간 만료를 통보했다. 학교 측은 행정조교들에게 계약 해지의 이유로 ‘학교 운영상의 어려움’, ‘학교 구조 개편(조직 슬림화)’ 등을 들었다. 계약일이 9월 1일이었던 행정조교 40명은 2008년 8월 31일자로 학교를 떠났다. 또, 계약일이 3월 1일인 행정조교에 대해서는 ‘2009년 2월 28일자로 계약을 만료할 예정’이라고 사전 공지했다. 학교 조직의 구조를 개편한다는 학교 측은 같은 직책의 행정조교를 새로 임용해 떠난 40명의 빈자리를 채웠다.
행정조교들은 학교 측의 계약기간 만료 통보와 행정조교 직책 폐지 정책에 반발했다. 행정조교로 근무했던 대학노조 명지대지부 서수경 지부장(이하 서 지부장)은 “당시 재정 악화로 조직 구조를 개편한다면서 기존의 행정조교를 해고한 자리에 같은 일을 수행하는 행정조교를 새로 뽑아 업무에 배치했던 것은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교 측이 행정조교라는 직책 대신 새로 도입한다던 ‘행정사무원’이라는 직책은 행정조교보다 더 열악한 근무 환경의 비정규직”이라고 주장했다. 계약기간 만료 통보를 받을 당시, 행정조교들의 유일한 단체였던 조교협의회는 학교 측과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했지만 학교 측은 계약 해지 결정을 철회하지 않았다. 학교 측과의 협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자 행정조교들은 지난 2008년 12월 2일 대학노조 명지대지부(이하 노조)를 창설해 본격적인 활동을 진행했다. 그러나 노조 결성 후에도 학교 측과의 대화는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결국 노조는 2009년 2월 17일 총파업을 실시한 뒤 경기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를 신청했고 2009년 4월 22일 경기 지방노동위원회는 구제신청을 한 조교 19명 중 15명을 부당해고로 인정하고 원직 복직 판정을 내렸다. 학교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2009년 6월 중앙노동위원회에 경기 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에 대한 항소를 신청했으나 두 달 뒤인 8월 28일 중앙노동위원회는 경기 지방노동위원회가 내린 초심을 그대로 유지했다. 학교 측은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도 받아들이지 않아 노조와의 갈등이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2009년 10월 20일자로 ‘해고된 행정조교 중 10명은 2년 뒤에 학교에 복직한다’는 상호 합의에 도달함으로써 행정조교 해고 사태는 일단락되었다.

2년의 기다림 끝에 학교로 돌아오다
2009년 10월 20일에 있었던 노조와 학교 측의 합의에 따라 총 9명의 행정조교들이 지난 1일 발령을 받은 뒤 4일 학교에 돌아왔다. 서 지부장은 “원래 10명이 복직하기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개인 사정이 있는 1명을 제외하고 총 9명이 복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 지부장은 “우리대학 안에서 활동하지는 못했지만 많은 노조 활동을 해왔다”며 “개인적인 시간도 많이 가지려 했으나 적지 않은 활동에 참여하다보니 2년이란 세월이 훌쩍 지났다”며 지난 2년간의 활동을 전했다. 그는 이어 “부당해고라는 판정이 내려진 후에도 복직이 되지 않고 학교와 대립하는 시간이 길어지니 힘들었던 상황도 있었다”며 “그러나 정당한 주장을 했던 것인 만큼 끝까지 투쟁을 했다”고 파업 당시를 회상했다. 자연캠 보건소(소장 채의병) 나수진 팀원은 “새롭게 업무 파악을 해야하는 점 등의 부담감도 있었지만 예전에 있었던 학교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복직을 긍정적으로 기다렸다”고 말했다.
행정조교 본인들의 자리를 대체한 행정사무원의 처우에 관해서는 ‘크게 좋아진 것 같지는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익명을 요구한 A 노조원은 “행정사무원의 연봉이 행정조교보다는 올랐다고는 하나 근무기간에 특별한 제한이 없었던 행정조교 때와는 달리 비정규직 법으로 인해 근무기간이 최대 2년으로 정해져 있어 고용 문제는 더 불안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B 노조원은 “행정조교와 행정사무원의 처우가 특별히 다른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상반되는 의견도 있었다. 자연캠 경력개발팀(팀장 조용구) 조미지 팀원은 “극소수이긴 하지만 정규직으로 전환된 행정사무원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더 많은 행정사무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행정조교의 파업을 도왔던 김광진(정외 03) 동문(이하 김 동문)은 “비가 오던 날, 행정조교들이 설치한 천막이 훼손되지 않도록 붙잡았던 것을 계기로 행정조교를 돕게 되었다”며 “학내나 학외 집회 장소에서 우리대학 행정조교 해고 사태를 알리고 복직 요구에 대한 서명 받는 일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행정조교들이 어려운 상황 속에 외부의 도움도 받으며 학교로 돌아온 만큼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에 목소리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C 노조원은 “파업 당시에는 처음 겪는 일에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쳤었다”며 “지금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노조원들과 즐겁게 보냈던 일들이 더 많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서 지부장은 끝으로 “각자 의견 차이는 있겠지만 ‘학교 발전’이라는 목표는 우리대학 구성원들 모두가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같은 목표 하에 서로를 인정하고 의견을 들어준다면 우리대학이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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