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적 기술 기반의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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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적 기술 기반의 혁신
  • 이연주
  • 승인 2011.10.06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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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적 기술 기반의 혁신

수년 전 한국의 삼성전자가 일본의 소니를 추월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소니는 어떤 회사인가? 소니라는 이름은 혁신을 의미했고,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곧 소니의 핵심 자산이라는 등식이 성립될 정도로 막강한 기업이 아닌가? 이런 소니를 한국의 삼성전자가 추월했다니 믿을 수 있었겠는가? 하지만 사실이었다. 이후 많은 전문가와 연구 기관이 소니의 몰락과 삼성의 부상을 다룬 연구를 했다. 어떤 사람은 소니가 혁신을 게을리 해서 추월당했다는 결론을 냈다. 일본의 폐쇄적인 문화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과연 그랬을까?
‘창조적 파괴’라는 모순적인 개념은 조지프 슘페터Joshep Alois Schumpeter라는 경제학자가 만든 말이다. 창조는 무엇을 만든다는 뜻인데, 파괴와 함께 쓰일 수 있을까?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면밀히 살펴보면 일직선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중간 중간마다 마디가 꺾이는 현상이 발견된다고 한다. 이 마디가 꺾이는 지점이 창조적 파괴의 시점이라고 한다. 그 시점에서 지금까지 이룬 성과를 파괴하고 새로운 사고로 더 나은 발전을 이어간다는 것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Clayton Christensen 교수는 소니의 몰락을 창조적 파괴의 개념으로 들여다 본 학자다. 그는 뛰어난 기술을 가진 기업이 이름도 없던 기업에게 추월당하는 현상을 집중적으로 연구하여 ‘혁신자의 딜레마’라는 개념을 확인했다. 혁신자의 딜레마는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 있기에 그 기술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느라 새로운 기술 개발에 소홀하게 되고, 타 기업의 새로운 기술이 안정성과 생산성을 확보하는 순간 추월당한다는 이론이다. 텔레비전 사업이 좋은 예다. 과거의 텔레비전은 브라운관 방식이었다. 브라운관 방식의 텔레비전 기술은 소니가 가장 뛰어났다. 삼성의 브라운관 기술은 소니에 뒤떨어져 경쟁이 되지 않았다. 이 기술에 매달리는 한 삼성은 소니를 이길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삼성은 브라운관 텔레비전을 포기한다. 그리고 기술 개발의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생산비도 비싸고, 기술도 떨어지는 LCD TV에 올인한다. 크리스텐슨은 이를 기존의 기술을 깨뜨릴 수 있는 파괴적 기술이라고 한다. 삼성은 새로운 TV 시장이 열리지 않아 힘들어 했지만 이를 악물고 LCD TV 기술을 발전시켰다. 마침내 안정성과 경제성을 확보한 순간, 삼성은 최고의 위치에 올라선다. 반면에 브라운관 방식의 텔레비전은 순식간에 낡은 기술로 전락했다.
여기서 생각해볼 것이 있다. 삼성은 열심히 연구하고 소니는 놀았는가? 아니다. 소니도 자신이 가진 최고의 기술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 즉 파괴적 기술을 발전시킨 삼성이 새로운 TV 시대의 주역으로 올라섰다. 만약 소니가 삼성처럼 낮은 단계의 브라운관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소니도 새로운 기술을 찾아 나섰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기업들은 서로 파괴적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전쟁을 치루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일등 기업의 추락과 관련한 비밀을 연구한 또다른 전문가의 말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의 저자인 짐 콜린스Jim Collins 교수는 기업 몰락의 5단계 중 ‘성공의 자만심에 도취되어 자신의 조직은 절대로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단계’에 대해 말했다. 성공에 들떠있는 시간에 몰락이 시작된다는 그의 말 속에서 오늘날 우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여러분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나은 실력과 기술을 가지고 있는가? 작은 성공에 들떠있는가? 창조 사회에서는 언제 어디에서 파괴적 기술이 튀어나올지 모른다. 항상 긴장하고 새로운 것에 관심을 가져라. 이것이 곧 창의적인 삶이며, 창조 사회에서의 성공할 수 있는 키워드이다.

필자: 현대창의력연구소 임선하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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