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우리가 지켜야 하는 소중한 문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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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우리가 지켜야 하는 소중한 문화재
  • 이연주
  • 승인 2011.09.01 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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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보다는 행동, 흥미보다는 관심이 필요해

꼭지1
아이콘) 이중 국적을 갖게 된 아리랑
우리는 왜 아리랑을 지키지 못했는가?
아리랑 사태의 진상을 살피다

아리랑은 오래 전부터 불려왔으나 문헌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조선 후기부터다. 그 후 3천 6백여 종류가 넘는 아리랑이 알려져 오고 있다. 수많은 문화유산 중에서 구전으로 내려와 하나의 대표적인 정신적 문화로 자리잡은 아리랑은 우리민족 그 자체를 상징한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런데 지난 6월 21일, 중국이 조선족의 아리랑을 국가무형문화재로 등재해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아리랑 외에도 한복, 씨름, 전통 혼례 등 14가지의 한국문화재가 중국문화재로 등록됐다. 중국 측은 소수민족인 조선족의 문화가 자국에 의해 보호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아리랑, 중국무형문화재 된 사연
아리랑이 중국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면서 지난 2009년 중국 명의로 유네스코에 등재된 농악무와 같은 상황에 처해 있음이 확연히 드러났다. 농악무는 중국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뒤, 유네스코에 중국 명의로 등재됐다.
한민족아리랑협회 김연갑 상임이사(이하 김 상임이사)는 “중국이 조선족의 문화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문화재 지정을 하고 있지만 그저 명분일 뿐”이라고 말한다. 이어 그는 “문화재 지정에 자발적인 움직임을 보인 조선족은 한국이 자신들에게 무엇을 해주었냐고 반문 해온다”며 “조선족의 2, 3세대는 고향에 대한 애틋함이 남아 있지 않고 중국의 일원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조선족이 55개의 소수민족 중 15위라는 자부심이 있지만 이들은 중국 전체인구의 8%일 뿐”이라며 “중국 정부에게 8%의 조선족은 북한까지 뻗어 나가겠다는 한반도 정책의 도구”라고 말한다.
또, 김 상임이사는 “중국이 조선족 문화를 받아들이게 된다면 아리랑뿐만 아니라 간도와 북간도, 만주로 거점을 옮겨 항일운동을 했던 우리 조상의 역사까지 조선족의 것으로 규정되어 중국문화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동북공정이 역사 전쟁이었다면 아리랑은 문화 전쟁”이라며 “역사 전쟁과 문화 전쟁을 거친 후에는 무력 전쟁만이 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문화 교류가 중요한 때
김 상임이사는 북한이 2002년도 유네스코에 고구려 벽화분을 등재하려 했지만 중국의 반대로 무산된 사건에 대해 설명했다. 중국의 반대로 2002년 유네스코 27차 총회에서 고구려 벽화 등재가 보류되었고, 2004년에 유네스코에 고구려 벽화분이 중국과 북한의 이름으로 공동 등재 됐다. 우리문화재를 중국과 공동소유하게 된 것이다.
김 상임이사는 “현재 우리 정부가 북한과 문화적으로 교류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손실”이라며 “중국이 조선족의 문화를 흡수해 문화적으로 북한에 접근하는 것이 가장 큰 위기”라고 말했다. 북한과 문화적으로 교류가 가능한 대책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정부의 대응이 중요해
김 상임이사는 “KBS시청료에 관한 문제와 이번 무상급식 투표에 대한 사안으로 아리랑 문제가 뒤로 밀려났다”며 우리문화재가 중국에 침범당하고 있음에도 관심 없는 정부에 불만을 나타냈다. 김 상임이사는 정부에 요구했던 5개항에 대해 설명했다. △1998년 유네스코에서 시행하다 폐지된 ‘아리랑 상’의 부활 △기존의 제도와 다른 ‘아리랑 명창제도’ 시행 △아리랑을 포괄적으로 묶어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 △아리랑의 세계화 사업 확대 혹은 아리랑을 포함한 전통문화 전반의 세계화 사업의 제도화 △남북단일팀 단가 아리랑 시행 20주년을 기념하는 남북 문화교류 재개 등이다.
이어 그는 “정선 아리랑만이 지방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지금, 아리랑을 포괄적으로 묶어 국가 급으로 지정하는 것을 문화재청과 논의 중”이라며 “2004년부터 건의해 문화재청이 하겠다고 했지만 지켜지지 않은 약속이라 이번에도 믿기 힘든 점이 있다”고 말했다.
정선 아리랑 전수관의 홍동주 아리랑 전수단장(이하 홍 단장)은 “아리랑하면 우리 문화를 대표하는 소리인데 아리랑이 중국무형문화재로 지정되는 상황이 벌어져 의아했다”고 말했다. 이어 홍 단장은 “정선 아리랑을 국가 문화재로 지정받으려 노력하고 유네스코에 등재하려 노력해 봤지만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정선 아리랑이 우리나라 아리랑 중 가장 오래된 만큼 이번 사건을 이겨내기 위해 아리랑 홍보 활동에 대한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이럴 때 정부가 강력히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화재청 무형문화재 기민규 연구관(이하 기 연구관)은 “농악무 사건은 그 사건 하나로만 보지 말고 중국이 자국 내에서 소수민족의 독립을 막기 위한 정책을 펼친 걸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 연구관은 “문화재를 먼저 등재하지 못한 부분은 인정하지만 외교적 문제가 겹친 경우 막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기 연구관은 “아리랑과 관련해서 중국 정부가 아리랑을 차지하려는 움직임은 아직까지는 포착하지 못했다”며 “정부가 조선족을 위해 정책을 세워야겠지만 지금으로는 힘든 점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아리랑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아리랑 경연 대회 등 아리랑과 관련된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며 “많은 관심 부탁한다”고 전했다.

대학생들의 관심 촉구돼
김 상임이사는 “문화재를 지키려면 시민운동이 중요하다”며 “대학생들이 아리랑에 대한 문제를 하나의 지킴 운동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주도적으로 향유하고 보전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어 그는 “문화는 밤새서 책을 읽는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며 “‘왜’라는 의문을 갖고 꾸준히 관심을 갖는 대학생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종민(행정 03) 학우는 “기사로 아리랑에 대한 소식을 뒤늦게 접했다”며 “동북공정에 이어 문화까지 빼앗기는 상황인데 정치인들의 싸움으로 중요한 문제가 뒷전으로 밀려나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학생들이 문화를 지키고자 활동하는 모임이 있다고 들었는데, 진정으로 문화를 지키고자 한다면 이런 활동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꼭지2
아이콘) 우리 노래, 우리 손으로 지켜요
대학생과 시민이 아리랑을 지키려 나서다
우리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중요함을 다시금 일깨워

아리랑이 중국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는 것을 알고 정부와 언론보다 먼저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 문화공정대응연대는 중국 대사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아리랑 실태에 관한 보고서를 제작하며 한국문화 대학생홍보단은 아리랑과 관련된 공연을 준비하기도 한다. 정선아리랑학교에서는 시민들에게 아리랑에 대한 교육을 알기 쉽게 해준다. 이들은 각각 대학생과 시민으로 구성된 단체로, 아리랑을 지키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다.

아리랑을 지키기 위해 이들이 모였다
지난 7월 4일에 출범한 문화공정대응연대는 정부와 언론이 아리랑 사태에 대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문화 관련 시민단체들이 모여 논의를 하면서 구성된 시민단체다. 기미양 대변인(이하 기 대변인)은 “일전에 울산 학춤보전회가 중국문화재로 등록된 것을 뒤늦게 알아 손 쓸 수 없었던 일이 있었다”며 “아리랑만큼은 뺏기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지난 7월 10일 출범한 한국문화 대학생홍보단은 한국문화재를 알리기 위해 대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단체다. 한국문화 대학생홍보단 경기대학교 채희철(관광경영학과 06) 단장(이하 채 단장)은 “아리랑이 중국 국가무형문화재 뿐만 아니라 유네스코에 중국 명으로 등재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아리랑이 한국문화임을 알리기 위해 모였다”고 말했다.
정선아리랑연구소 진용선 소장(이하 진 소장)은 폐교를 활용해 정선아리랑학교를 운영한다. 진 소장은 “아리랑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교육을 하고자 학교를 운영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아리랑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
기 대변인은 “시민들의 관심이 중요하다”며 “특히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아리랑 문제에 관심을 보여 기쁘다”고 말했다. 문화공정대응시민연대는 지난 13일부터 3일 동안 중국대사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아리랑이 중국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잘못된 것임을 알렸다. 기 대변인은 한민족아리랑협회 김연갑 상임이사가 중국대사관 앞에서 아리랑에 관련된 인터뷰를 하다 중국 기자에게 비난받은 일에 대해 “기사에 보도된 것보다 더 심한 말을 들었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문화공정대응시민연대는 아리랑 사태의 진상과 정부와 시민이 펼쳐야 할 대응이 담긴 보고서를 작성해 배포할 예정이다.
한국문화 대학생홍보단은 지난달 14일 인사동 남인사마당 야외공연장에서 ‘육감으로 아리랑에 빠지다’ 공연을 열었다. 채 단장은 “아리랑 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지만 대학생들의 관심이 모이질 않았다”며 “이 행사를 통해 대학생들이 문화재 지키기에 관심을 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연은 아리랑을 중심으로 전통공연과 현대문화의 만남을 접목해 △맛으로 나누는 아리랑 △소리로 느끼는 아리랑 △눈으로 보는 아리랑 △젊음으로 느끼는 아리랑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재능기부자의 후원으로 이루어진 공연에는 인사동을 오가던 많은 시민들이 참석했다. 어머니와 함께 공연을 지켜보던 선문대학교 이지연(물리치료학과 11) 학생은 “이번 행사처럼 앞으로 대학생들이 열심히 노력해 우리문화가 알려진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연에 참가해 가야금 독주를 선보인 추계예술대학교 이선민(국악과 07) 졸업생은 “친구를 통해 대학생들이 문화재를 지키기 위한 공연을 한다는 것을 듣게 되었다”며 “학교 내에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공연단을 구성해 오게 되었다”고 참가 계기를 전했다. 공연을 관람하는 시민들에게 무료로 파전, 식혜 등을 나눠주던 경기대학교 박영상(외식조리학과 07) 학생은 “지원은 열악하지만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1993년부터 시민들에게 아리랑에 관해 알찬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교육해 왔던 곳도 있다. 정선아리랑학교는 1997년 7월부터 폐교를 활용해 운영되며 방문 단체의 특성에 맞춰 구성한 프로그램으로 인정받아 매년 15만 명 이상의 시민이 꾸준히 방문하고 있다. 정선아리랑학교는 꾸준히 아리랑을 연구, 보전, 전시하고 있으며 쉽게 아리랑을 배울 수 있도록 교육 하고 있다. 프로그램에는 외국인을 위한 아리랑 교육 과정이 있어 독일이나 일본에서도 단체를 이뤄 정선아리랑학교를 방문하기도 한다. 중학생ㆍ고등학생ㆍ대학생 아리랑 교육 프로그램도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정선아리랑학교를 방문한 오정인 씨는 “아리랑에 대해 직접 배우는 시간이 있어 함께 참가한 일본인들과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 좋았다”고 전했다. 정선아리랑연구소 진용선 소장은 “아리랑에 대한 관심이 중요하다”고 거듭 말했다. 이어 그는 “대학생들이 학술 답사 외에 정선아리랑학교를 방문하는 비중이 적어 아쉬웠다”며 “대학생들이 우리문화재에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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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정대응시민연대는 지난달 13일부터 3일간 중국대사관 앞에서 중국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아리랑이 우리문화재임을 알리기 위해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출처/ 문화공정대응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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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일 한국문화 대학생홍보단의 주최로 인사동 남인사마당 야외공연장에서 ‘육감으로 빠지다’공연이 열렸다. 위의 사진은 시민들이 공연을 관람하는 모습이다.
사진/ 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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