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대신문, 정체성의 부재를 극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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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대신문, 정체성의 부재를 극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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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9.0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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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대신문, 정체성의 부재를 극복해야

 

명대신문, 정체성의 부재를 극복해야

신문사를 퇴임한 지도 어언 2년이 넘어간다. 재임 당시에는 신문을 만들지 않는 필자 스스로의 모습을 떠올려볼 수조차 없었다. 그만큼 신문에 푹 빠져 살았다. 말 못하게 힘도 들었다. 사람과 글이라는 두 가지 산을 넘기에 우리는 여러모로 너무나 어렸다. 그 길을 나의 후배기자들이 걷고 있다. 많은 것이 변했지만 하필 변하지 않은 것이 바로 기자들의 심적 고통과 부담이라는 것을 잘 안다. 그러기에 이 못난 선배가 자양이 되라고 던진 충고도, 위안이 되라고 뿌린 칭찬도 기자들에게는 영 마뜩잖게 들릴지 모를 일이다. 그렇다고 쓴소리를 안 할 수도 없는 참 난감한 이 상황이 바로 전 세계 선배들이 겪고 있을 한결 같은 처지일 것이다.

현재 명대신문의 가장 큰 난점은 바로 정체성의 부재에 있다. 읽을거리가 넘쳐난다는 말조차 넘쳐나는 세상이다. 차이가 없는 것은 목적이 없는 것이요, 매력이 없는 것은 열정이 부족한 것이다. 이도저도 아닌 것이 가장 위험한 상태인데 지금 명대신문이 바로 그 이도저도의 끝자락을 부여잡고 있다.

대학생답게, 그리고 인간적으로 고민하라. 기사의 정수를 타고 흐르는 신문 전체의 메시지에 손을 대거나, 디자인이나 문체를 완전히 파괴해 네오아마추어의 진수를 선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람들의 ‘마음’을 끌든 ‘시선’을 휘어잡든 둘 중 하나는 잡고 봐야 살아남는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이 바로 아마추어리즘이다. 학생기자들의 본업은 학생이고 신분 또한 학생에 기울어 있음을 언제나 기억해야 한다. 문체나 디자인의 정형화, 완벽함을 추구하는 것은 오히려 기성신문을 따라가고자 하는 욕구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대학생다운 시도와 열정의 표출이다.

이미 의욕을 상실케 할 구독률이라면 신문 전면을 니치마케팅에 할애해 보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동행 하나 없이 홀로 대학 생활을 영유하는 일명 ‘아웃사이더’들을 위한 3면, 전체평점 4.0을 놓쳐본 일이 없는 ‘1등 학우’들을 위한 8면. 물론 극단적인 예시이므로 실효성은 없겠다. 그러나 특정타깃 설정을 시도하는 것은 진부한 소재를 이용해 신선한 기사를 써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우를 덧붙이자면, 단순 정보 제공 따위를 목적으로 한다는 변명은 꺼내지도 말라. 홈페이지도 아니고, 일간지도 아니고, 심지어 주간지도 아닌 격 주간지를 통해 어떤 가치 있는 정보를 얼마나 빨리 독자에게 전달할 수 있겠는가.

상기 목적의식을 바탕에 둔 차이를 안고, 세상을 고민하든 나라를 고민하든 학교를 고민하든 개인을 고민하든 뭐 하나라도 진중하고 재미나게 고민하라. 명대신문이 때로는 학교의 창이 되어 빛을 내뿜고, 때로는 학우들의 고충을 전달하는 통로가 되고, 때로는 토론의 심지에 불을 댕길 줄도 아는 진정한, 또한 새로운 대학신문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손은경(디미 05) 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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