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새학기를 맞이하여
2011년을 맞이하여 돌아본 2010년은 시작부터 시끄러운 한 해였다. 학기 초 총학생회의 부정선거 논란이 있었고, 이에 대해 옳고 그름을 가려보고자 많은 이들이 문제를 제기했다. 진실이 무엇인지 알기를 원했지만 결국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이 흐지부지 한 해가 흘러갔다. 학생들의 불신 속에 임기를 이어간 총학생회는 그 어떠한 목적의식도 없이 과거의 악습을 답습하며 임기를 마쳤다. 지난 총학생회는 학교 재단 비리에 대한 기사가 여러 신문에서 나왔음에도 ‘비운동권’이라는 구호 뒤에 숨어 ‘정당한 자기주장’이라는 책임조차 회피한 채 뒤로 숨기 바빴다. 비겁했던 지난 총학생회를 보며 ‘선출 과정에 문제가 있던 이들이 과연 누구를 심판할 수 있는가’에 대한 불만, 무력감과 함께 ‘교정에서조차 정치판에서나 벌어지는 부정과 부패, 불신과 의혹에 가득 찬 답답한 느낌을 받아야 하는가’하는 마음에 괴로웠다. 나름대로 오랫동안 학교를 지켜봤다고 자부하는 필자조차 숨이 막힐 정도로 교정은 갑갑했고 늘 어두웠다. 고개를 당당히 들고 명지대에 대한 자부심을 갖기 어려운 한 해였다. 이번 총학생회를 보면 지난해의 잘못된 점을 알고 있는 것 같고, 그에 대한 개선의 의지를 갖고 있는 것처럼 보여 이들에게 갖고 있는 기대감이 남다르다. 비록 지난 한 해 동안 잘못된 과정과 그 잘못됨을 바로잡고자 하는 시도와 노력들 모두 비록 수포로 들어갔지만, 그 과정을 지켜본 학우들의 가슴 속에 분명 남겨진 것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급속했던 한국 민주화 과정에 의해 비교적 부족하다고 여겨졌던 시민의식이 성숙해지는 모습을 지난해의 여러 움직임들을 통해 흘깃 엿본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러한 학우들의 성숙한 의식과 학우들의 소리를 명확하고 명쾌하게 대변해 주는 명대신문이 있을 때 학생회가 개인의 탐욕에 가까운 권력욕을 채우려는 수단이 아닌 진정 우리대학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 힘을 써주고 학교를 대표하는 기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말해야 될 것을 말할 수 없을 때, 말을 해도 그 말에 힘이 실리지 않을 때. ‘세상이 원래 이런 거지 뭐’하고 뒤에 숨어서 비아냥대는 것을 ‘어른이 되었다’고 착각하는 이들이 있다. 그런 비겁함이 ‘어른이 된 것’이라면 우리대학 학우들은 차라리 어른이 되지 않고 항상 젊고 뜨거운 가슴으로 청춘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학교생활을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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