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부문 당선 소감
“얘 어디 갔니?” 어릴 때 시골에 가면 늘 듣던 소리. 나는 조용히 방 안에 있을 뿐이었는데. “저 여기 있는데요”라고 말하고 나면 그제야 내가 있음을 알고 당황하던 어른들의 표정. 언제부터인가 존재감에 대한 글을 써왔다는 것을 이 소설을 쓰고 나서야 깨달았다. 나는 나도 모르게 얼굴도 모르는 이웃들을 궁금해 하고 그들의 흔적을 쫓기도 했다는 것이 창피하다고 생각했다. 사춘기도 아닌데 이런 고민을 했다니. 하지만 그것은 사춘기였다기보다는 어린 시절의 ‘나’로부터 시작돼 지금까지 이어져 온 고민이었다. 이제는 더 이상 듣지 않는 소리지만 그 짧았던 순간이 아직도 내 맘 깊숙이 남아있었기에 고민을 하고 글을 쓸 수 있게 했다. 짧은 순간에서 시작된 꽤 심각했던 이런 고민이 그래도 이 소설을 마지막으로 조금은 가벼워져 털어낼 수 있을 것 같다. 늘 투정만 부려서 미안한 가족과 고민에서 끝나지 않고 글을 통해 표현할 수 있도록 많이 가르쳐주시는 문예창작학과 교수님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싶다. 또 자주 찾아뵙지 못해 죄송한 안양예고 선생님들과 친구, 언니들도 정말 고맙다. 서랍 안에 묻힐 뻔 했던 내 글이 존재감을 가지게 돼 기쁘다. 그동안 ‘나는 재능이 없나’ 또, ‘소설을 써도 될까’라는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이번 수상으로 ‘이제는 다음 소설을 쓸 수 있겠다’라는 용기를 얻은 계기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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