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심(社心)과 사심(私心) 〈11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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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심(社心)과 사심(私心) 〈1116호〉
  • 김다은 수습기자
  • 승인 2023.05.15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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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은 | 수습기자
김다은 | 수습기자

제목을 읽고 ‘사심(社心)’이라는 초면의 단어에 의문이 들었다면, 그 의문이 맞다. ‘사심(社心)’은 필자가 기자수첩을 작성하기 위해 만든 단어이기 때문이다. 명대신문은 명지대학교의 정식 언론기관이며, 엄연히 사(社)의 역할을 한다. 따라서 ‘사심(社心)’이라는 단어를 명대신문을 통해 전달되는 기사에 느끼는 책임감과 무게감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용하고자 한다. 문화면에 실릴 필자의 첫 기사를 기획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명대신문이 가진 신문사(社)로서의 무게였다. 동시에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있다면 기사 소재에 애정을 담는 사사로운 마음, 사심(私心)이었다.

정확하고 의미 있는 기사를 전달해야 하는 신문사 기자의 책임과, 사사로운 애정은 양립할 수 없는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소재를 선정해 기획안을 작성하고, 인터뷰이를 구하고, 기사를 작성할 때까지 필자를 움직인 원동력은 사심(私心)이었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지난한 마감을 버티며 기사를 포기하지 않게 한 버팀목은 ‘사심(社心)’이었다.

호기롭게 SF를 기획 기사의 주제로 잡았을 때만 해도, SF를 좋아하는 마음이면 무엇이든 쓸 수 있다는 열정으로 가득했다. 필자에게 SF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존재이며, 어떤 세계로든 데려다 줄 수 있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SF는 필자를 손쉬운 마감의 세계로 데려다주지는 못했다. 한 줌 남은 애정이 바닥을 보이기 시작할 때 필자를 붙든 것은 SF의 환상적인 세계가 아니라 백지를 게재할 수는 없다는 일말의 책임감이었다.

첫 기획 기사를 작성하며, 사심(私心)과 ‘사심(社心)’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기자의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 좋아하는 것을 왜 좋아하는지 말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대상에 대한 애정과 관심만으로는 어떤 것도 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기사가 수월하게 작성될 소재만을 찾아다녔다면, 기획은 시작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첫 기획 기사를 마무리하며, 앞으로도 사심(私心)과 ‘사심(社心)’ 사이를 오가며 기사를 작성할 필자의 미래를 그려본다. 난항이 예상되지만, 어느 순간에는 사심(私心)에, 또 어느 순간에는 사심(社心)에 기대가며 조금씩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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