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대로 그리는 것을 좋아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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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대로 그리는 것을 좋아했을 뿐입니다”
  • 박세희
  • 승인 2010.09.26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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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부천만화대상 작가 특별전’에서 최호철 르포만화가를 만나다

“만화를 좋아해서 르포만화를 그리게 된 것이 아니라 르포를 좋아해서 만화를 시작했죠”
현장성있는 만화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최철호 작가(이하 최작가)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몇 안되는 ‘르포만화가’이다. 최 작가의 <을지로 순환선>은 시사IN에서 ‘국내외 르포만화 10선’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최 작가는 현재 청강문화산업대학에서 만화창작과 교수로 교편을 잡고 있음에도 박인하 교수와 함께한 여행기를 만화로 그린 <펜 끝 기행>을 출간했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사회문제에 관한 일러스트를 그려 게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2009 부천만화대상 작가 특별전’에서 전시회를 하고 있는 최 작가를 만나보았다.

최호철 작가와 르포만화의 만남
원래는 화가가 꿈이었다던 최 작가는 “만화를 그리는 것이 앞으로 내가 목표하는 일 중의 일부분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상상한 것을 그리는 것보다 보이는 그대로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는 최 작가는 어설프게 그리는 것이 싫어 취재를 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르포만화를 그리게 됐다.
최 작가가 생각하는 르포만화의 매력은 무엇일까. 최 작가는 “자신이 안다고 생각하지 않은 부분을 보게 되어서 스스로 겸손해지고, 세상은 넓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자신이 모르는 것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며 “르포만화가 그 점을 채워줄 수 있어 매력있다”고 답했다. 최 작가는 예를 들어 평범하거나 호화로운 가정에서 살아온 사람들은 달동네를 싫어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달동네에서 살아보지 못했고,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곳은 그저 더럽고, 비참한 곳이고,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생각해 결국 싫어한다는 것이다. 최 작가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권력층이 이러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며 “나도 물론 이런 생각을 했던 적이 있지만 르포만화를 준비하면서 모르는 것을 알게 되고, 많은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르포만화를 보며, 나처럼 모르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신들의 편견을 깼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편견을 산산조각 내주었던 취재활동
르포만화가들은 작업을 하기 전 활발한 취재활동을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취재활동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최 작가는 “외국인 노동자에 관한 만화를 준비하면서 외국인 노동자가 사는 곳에 초대받은 일”이라고 말했다. 최 작가는 외국인 노동자가 한국어와 영어, 방글라데시어를 매우 잘 구사해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편견이 많이 사라졌다고 한다. 그는 “그들이 사는 곳에 가기 전에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무조건 힘들고 비참하게 살 줄 알았다”며 “막상 가보니 그들 나름대로의 문화를 즐기며 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들은 불행한 것보다 불평등한 대우를 받는 것이 문제였다”고 덧붙였다. 최 작가는 취재내용이 너무 만족스러워 스토리를 넣은 자신만의 만화를 그리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좋은 취재도 중요하지만 취재 후 사실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는 것도 르포만화가로서 중요한 자질인 것 같다”고 말했다.

최호철 작가가 바라본 ‘르포만화’와 ‘20대’는…
현재 르포만화의 입지에 대해 “약진하고 있다”고 말한 최 작가는 “앞으로는 르포만화가 사회에서 크게 쓰임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현재 우리나라에 르포만화가 실릴만한 매체가 부족한 것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최 작가는 “현재 르포만화에 도전하는 작가들이 많이 생겼는데, 큰 역량을 펼칠 수 있는 매체가 만들어져 우리나라에도 르포만화가 활성화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점점 사회문제에 관심을 잃어가는 20대에 대해 최 작가는 “그들에게 뭐라고 할 수 없는 문제”라고 답했다. “우리 사회는 오래전부터 일괄적인 정답 맞추기 교육을 학생들에게 주입해 왔다”며 “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찾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덧붙여 “그림이 나에게 세상을 알게 해주고, 삶의 의미를 찾아줬듯이 학생들도 세상공부를 할 수 있는 활동을 하도록 노력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생활면 꼭지2.jpg
△최호철 작가의 책 <태일이> 시리즈의 4권 표지다.
 1970년대의 거리를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908호 생활 꼭지2 최호철작가.JPG

△우리나라에서 몇 안되는 르포만화가중 한 명인 최호철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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