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캠에는 있고 인문캠에는 없는 것은? 구내서점! 〈11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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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캠에는 있고 인문캠에는 없는 것은? 구내서점! 〈1112호〉
  • 송민석 대학보도부장
  • 승인 2023.03.14 2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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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축돼가는 서점 시장이지만, 우리 대학에도 구내서점이 필요한 이유는

코로나19 대유행은 전공 서적 구매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자연스레 구내서점 이용 감소로 이어졌다. 이후 대유행에 따른 각종 규제가 풀리고 대면 수업이 전면 재개되며 대학 캠퍼스 내 서점도 대부분 다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대학은 자연캠만 이번 학기에 다시 문을 열었다. 이마저도 전공 서적 위주로 판매해 가까이에서 신간 서적을 살펴볼 기회도 사라졌다. 개강 2주를 갓 지난 지금, 우리 대학 구내서점의 현황을 짚고 나아가 대학 서점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고자 한다.

 

지난 2일부터 다시 문을 연 자연캠 구내서점, 전공 서적 외에 다른 분야는 없어

이번 학기 개강과 함께 자연캠 학생복지관 2층에 구내 서점이 다시 문을 열었다. 다만 업체가 코로나19 이전에는 국내 각지에 지점을 내는 대형 서점업체였으나, 이번에는 규모가 다소 작은 업체이다. 하지만 수년 전부터 용인 지역 타 대학 구내서점을 운영해온 경험을 토대로 우리 대학 구내서점 운영도 맡게 되었다. 기자가 서점을 방문한 지난 7일에는 오전, 오후 가리지 않고 학우들이 서점을 많이 찾았다. 분야도 △토목 △바둑 △교통공학 △ 수학 등 학과 전공 교재들부터 미디어, 영어회화 등 교양 과목 교재들까지 고루 있었다.

▲사진은 우리 대학 자연캠 구내서점에서 학우들이 책을 고르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은 우리 대학 자연캠 구내서점에서 학우들이 책을 고르고 있는 모습이다.

자연캠 구내서점을 관리하는 매니저는 "평일 오전 9시부터 6시까지 영업을 하며 주말에는 문을 열지 않는다. 또한 오는 17일까지는 2시간 정도 연장 영업을 한다"라며 개점 소식을 알렸다. 한편, 전공 서적이 아닌 다른 장르도 준비할 계획이 있는지를 묻자 "현재로서는 입고 계획이 없다"라며 "전에 여기서 하시던 분의 말씀을 들어보니 일반 서적은 거의 찾지 않았었다"라고 답했다.

 

3년 넘게 문 닫고 있는 인문캠 구내서점, 총학 등 학생 사회가 강하게 요구해야

반면, 인문캠은 코로나19 대유행이 본격화된 2020학년도 이후로 3년 넘게 문을 닫고 있다. 책꽂이와 POS기 등 내부 집기도 모두 치워진 상태이다. 이와 관련해 기획예산팀 안경훈 팀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 2021년부터 학생복지시설 입찰 등을 마스터리스업체가 담당하고 있다. 그래서 학교 측에서 직접 매장 임대를 하지는 않지만, 학내에서 입점이 필요한 시설에 대한 요구 사항이 있으면 전달을 해오고 있다"라며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생 사회에서 요구해오면 마스터리스업체 측에도 전달하는 등 본격적인 협의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사진은 학생회관 1층에 있던 옛 우리 대학 인문캠 구내서점이다.
▲사진은 학생회관 1층에 있던 옛 우리 대학 인문캠 구내서점이다.

 

우리 대학 학우들이 생각하는 구내서점 입점 필요성

① 양캠 모두 10명 중 9명이 서점 입점에 긍정적

지금까지 우리 대학 서점 운영에 대한 개괄적인 내용을 살펴봤다. 그렇다면, 우리 대학 학내 서점 입점 필요성에 대해 학우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본지는 이와 관련해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7일간 양캠 학우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설문에는 양캠 도합 988명(자연캠 353명과 인문캠 635명)의 학우가 응답했다. 또한, 1학년 학우들이 양캠 도합 379명(38.36%) 으로 제일 많이 응답했으며 그 뒤를 △3학년(255명) △ 4학년(179명) △2학년(159명) △5학년 이상 및 초과학기 (16명) 순으로 차지했다.

이후부터는 같은 질문을 자연캠과 인문캠으로 나누어 진행했다. 먼저 '우리 대학 캠퍼스 내에 서점이 입점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자연캠 학우는 설문에 응답한 학우 중 96.89%(342명)가, 인문캠 학우 역시 설문에 응답한 학우 중 93.86%(596명)가 긍정적(매우 긍정적+긍정적)이라고 답변했다. 유하석(경영 17) 학우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인문캠 구내서점을 생각해 보면 책만 팔았던 게 아니고 필기구 등 각종 문구용품도 살 수 있었다. 꼭 필요할 때 요긴하게 이용할 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라며 구내서점 운영 재개를 희망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에서 매우 긍정적이다고 응답한 비율이 양캠 모두 80% 이상을 차지했으며, 부정적(매우 부정적+부정적)이라고 답변한 비율은 양캠 모두 3% 미만으로 매우 적었다.

② 전공 서적, 수험서 등 각종 서적 편리하게 구매하고 싶어해

보다 구체적으로 구내서점 입점에 관한 생각을 짚어 보았다. 기타 문항을 포함한 오지선다 질문에서 양캠 학우들은 구내서점 입점이 필요한 이유로 '전공 서적, 수험서 등 각종 서적을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을 가장 많이 꼽았다(자연캠 51.80%, 인문캠 51.45%). 뒤이어 '타 대학들도 캠퍼스 안에 서점이 있으나 우리 대학에는 없기 때문'과 '문방구와 세미나 홀 등을 결합한 복합 문화공간의 역할' 순으로 차지했다. 이와 관련해 A 학우는 "서점이 세미나 홀 등을 결합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사용된다면 각종 행사나 동아리 활동도 활발해지고 학교 홍보 효과도 생길 것 같다"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대학 구내서점이 나아가야 할 방향

① 전산시스템을 통한 도서 주문 신속화

현재 운영 중인 자연캠 구내서점의 경우, 판매 자체에는 문제가 없으나 개점 준비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있었다. 자연캠 구내서점을 관리하는 매니저는 "인근 용인대 등 다른 대학들은 개강 전에 전산 서버 등을 통해 어떤 교수님이 어떤 교재를 사용하는지를 한 번에 다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대학은 그러지 못한 상황이라 우리 대학 챗봇 서비스 등으로 일일이 조회해서 확인했다”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아울러 "현재 서가에 약간의 빈 곳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면서 "학생들이 요청해오면 추가로 구매하고 있다. 이번 학기는 구내서점 재개 소식이 덜 퍼져서 그런 것 같다"라며 전산시스템 보완을 통한 도서 주문 신속화를 제기했다.

② 학내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이용

오프라인 서점으로의 발길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대학 구내서점도 위기를 맞닥뜨리고 있다. 인문학과 사회과학, 공학과 의학 계열이 모두 있어 캠퍼스 내 학생 수가 많은 타 대학도 예외가 아니다. 인문캠 인근에 있는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이하 연세대 신촌캠) 학생회관에 있는 구내서점은 내 · 외부 인테리어가 여느 대형 서점 못지않게 최신화되어 있다.

그러나 생각보다 판매량이 많지는 않다는 것이 연세대 신촌캠 구내서점을 담당하는 연세대 생활협동조합 권훈 차장(이하 권 차장)의 말이다. "교재 시장이 크긴 하지만 개강 시기 등 한정적인 기간에 집중적으로 판매 된다. 1학기의 경우 2월 재고 준비, 3월 판매, 4월 재고 정리를 하고 나면 2학기 개강 전까지 몇 달 동안은 학생들의 발길이 줄어든다. 또한 캠퍼스 곳곳에서 대형 서점업체에서 하는 할인 광고를 하는 것도 영향이 있다"라며 구내서점의 현재 상황을 분석했다.

▲사진은 연세대 신촌캠 학생회관에 있는 구내서점의 모습이다.
▲사진은 연세대 신촌캠 학생회관에 있는 구내서점의 모습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연세대 신촌캠 구내서점에는 전공 서적 말고도 토익 등 어학 시험 대비교재와 소설, 논픽셜 등 타 장르 서적은 물론, 연세대 기념품 굿즈와 유명 작가 손 글씨 굿즈, 학용품 등을 다수 갖췄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를 해소함에는 한계가 있다. 권 차장은 "캠퍼스 안에서 운영하는 서점은 직영이든 위탁이든 상업적인 시설로 바라보기보다는 학내 구성원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야 할 문화 공간이자 공익 공간이다"라며 학내 구내서점을 향한 학생들의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이용을 당부했다.

③ 학내외 도서 및 독서 문화 창달 필요성

또한 대학 구내서점이 전공 서적 위주로 판매하는 것을 넘어 오프라인 서점 자체가 줄고 있어 대학생들이 책을 가까이하기 어려워지고 있는 것에 대한 지적도 있다. 인문캠 인근인 서울특별시 은평구에서 독립 서점 '니은 서점'을 운영하는 노명우 아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온라인 서점이 활성화되면서 도서 및 독서 문화가 쇠퇴 하게 된 게 매우 아쉽다"라고 운을 뗀 뒤, "편의점이나 빵집처럼 특별한 목적이 없어도 일상적으로 오고 가는 곳에 서점이라는 공간이 있으면 은연중에 '내가 마지막으로 책을 읽었던 게 언제지'하며 한 번쯤은 서점을 찾게될 것"이라며 오프라인 서점이 줄어드는 현상에 대해 아쉬움을 피력했다.

▲사진은 서울특별시 은평구에서 독립 서점 '니은 서점'을 운영 하는 노명우 아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이다.
▲사진은 서울특별시 은평구에서 독립 서점 '니은 서점'을 운영 하는 노명우 아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이다.

아울러 인문학과 사회과학, 자연과학 등 특정 분야에 집중해서 판매하는 서점이 부족한 것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우리나라의 서점은 주로 대규모, 종합 서점이다. 아무리 시내에 대형 서점이 있어도 한 해에 출간 하는 인문/사회 등 각 분야 도서를 다 다루지 못한다"라며 "단순히 판매자와 손님의 관계를 넘어 책을 좋아하는 공통의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한데 묶을 수 있는 공간, 오프라인 서점이 가진 공간적 특성에서 오는 독특한 경험을 주변에서 가까이 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구내서점 운영 재개는 기본, 이에 더해 학우들을 유인할 도구도 있어야

이번 설문조사는 참여율도 높고, 누적 참여자 증가 속도도 빨랐다. 그만큼 학우들의 구내서점에 대한 관심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B 학우는 "교재가 필요한 수업의 경우 서점이 없어서 무조건 중고로 직거래를 하거나 인터넷에서 구매하여 배송을 기다려야 한다"라며 "직접 가서 살 수 있게 서점이 입점했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을 남겼다. 최윤주(사복 21) 학우 역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미래융합대학 특성상 만학도분들이 많이 계시고 대체로 인터넷을 통한 구매에 익숙하지 않으셔서 구내서점이 생긴다면 매우 유용할 것 같다"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한편, 다양한 분야에 대한 갈증도 있었다. C 학우는 "학생들의 전공 서적뿐만 아니라, 소설과 에세이, 경제, 교육 등 다양한 분야를 학교 내에서 쉽게 접함으로써 교양과 지식을 쌓을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을 남겼다. 반대로 구내서점이 처한 현실을 짚은 의견도 있었다. D 학우는 "과거 구내서점이 있었을 때 할인이나 마일리지 등이 없어 큰 이점을 누리지 못했던 것 같다. 온라인 서점은 물론 오프라인 대형 서점과 겨룰 수 있는, 대학교 구내서점으로 유인할만한 장치가 갖춰져야 할 것이다"라고 남겼다. 이에 E 학우는 "전공 서적만큼은 우리 대학 학생만 특별 할인을 하거나 대량 구매인만큼 인터넷 최저가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판매한다면 더욱 활성화 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대안도 내놓았다.

전공 서적 판매만을 넘어 학내 복합문화 공간의 필요성을 제기한 학우들의 간절한 열망에, 총학생회 등 학생 사회와 학교 측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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