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에서 '알잘딱깔센'하게 미리 챙겨봐주면 얼마나 좋을까 〈11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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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에서 '알잘딱깔센'하게 미리 챙겨봐주면 얼마나 좋을까 〈1112호〉
  • 명대신문
  • 승인 2023.03.14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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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사람이 있어

평범한 일상 우리 주변에

날 살려 줘요. 제발, 살려 줘요. 제발♪ -중식이, <여기 사람 있어요>

 

한동안 잊고 살다가 또다시 등장했다. 바로 취약계층 지위에 있는 누군가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소식이다. 지난달 28일 새벽,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분신해 병원으로 옮겨진 80대 김모 씨가 지난 2일 숨을 거뒀다. 그는 오피스텔 관리비를 8개월간 체납하는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동주민센터를 직접 찾아 생활고를 토로하고 상담도 받는 등 삶의 의지가 강했다. 하지만 김 씨는 기초생활수급 신청 목전에서 그만뒀다. 기초생활수급을 받기 위해서는 △임대차 계약서 △소득 · 재산 확인 서류 △부양의무자 금융정보 제공 동의서 등 심사에 필요한 개인정보를 직접 작성해야 한다.

지난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으로 대표 되는 복지 사각지대 징후와는 비슷하면서도 분명 달랐다. 위험 신호를 알아채 구제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왜 우리 사회는 소중한 생명 하나를 지키지 못했을까. 먼저, 중앙정부 차원의 온라인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으나 빈 틈이 있었다. 보건복지부는 2016년부터 전산시스템을 통해 공동주택 관리비 체납 여부를 파악하여 복지 사각지대를 줄여오고 있지만, 아파트와 달리 오피스텔은 여기에서 제외되어 있다.

이와 더불어 신청주의에 기반한 복지 서비스 제공도 문제점을 키우고 있다. 박승희 성균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수혜자가 직접 까다로운 절차와 조사를 거쳐 결핍을 증명해야 하는 공공부조 신청주의의 맹점이 드러났다"라고 진단했다.

뉴스에서 보이는 것보다 우리 주변에 위험 신호를 가진 사람들이 많음을 명심해야 한다. 고령화가 더 심해지고 주거 형태가 갈수록 다양해지는 사회인데, 언제까지 새로운 사례가 죽음으로 나타나야 시스템이 보완될지 무척 갑갑하다. 또, 수혜자가 직접 까다로운 절차와 조사를 거쳐 결핍을 증명해야 하는 신청주의 체계가 이대로 좋은지 돌이켜봐야 할 것이다. 아, 꿈이 너무 큰가.

 

나 좀 살려달라고 외치기 전에

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있게 챙겨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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