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자치기구에 관심 줄었다" / "운영 어려움 심화됐다"〈10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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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자치기구에 관심 줄었다" / "운영 어려움 심화됐다"〈1077호〉
  • 김석호 기자
  • 승인 2020.10.15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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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참여 학우 중 68.96%가 "관심 저하했다" / 학생대표자는 어려움 호소 …

  학생 자치의 어려움은 비단 2020년만의 문제는 아니 며, 우리 대학만의 문제도 아니다. △운동권이 학생회의 주축을 이루던 때 이후 학생자치기구의 목표설정 미진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학우들의 관심 저하 △이로 인 한 학생자치기구 구성 난항 등이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 힌다. 더욱이 지난 2월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강의 원칙이 이어짐에 따라 학생대표자들은 학생자치활동 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학우와 학 생대표자를 대상으로 한 KSDC DB 설문조사를 통해 지난 1학기부터의 학생자치기구 운영 현황을 알아보고 이에 대한 △학생자치기구 및 학생대표자 의견 △학생 자치활동에 대한 학우 의견을 들어봤다. 또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우리 대학 학생자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 성에 대한 의견 역시 알아봤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학생자치기구의 어려움 확연해

  본지는 코로나19로 인한 학생자치기구의 어려움과 당 면 과제를 파악하고자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확대운 영위원회에 참여하는 양캠 △총학생회 △단과대학 학 생회 △학과 학생회 △동아리연합회 등의 학생자치기 구를 대상으로 한 ‘학내 학생 자치 현황 및 인식’ 설문조 사(이하 학생대표자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학생대표자 설문조사 결과 학생대표자의 어려움이 그대로 드러났다. 코로나19 확산 이전과 비교해 학생 자치활동에 어려움이 있는지를 묻는 문항에서 학생대 표자 전원이 ‘매우 그렇다’와 ‘그렇다’를 선택해 학생 자치활동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밝힌 것이다. 학생자치 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주요한 어려움을 묻는 질문(복 수 선택 가능)에는 △학우들과의 유대감 형성의 어려 움(37.50%) △기획한 활동의 축소 · 취소에 대한 대처 (34.38%)가 난항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다. 학우들과 의 유대감 형성이 어렵다는 중론은 코로나19로 인한 △ 학우 △학생대표자 간 접점 감소와 SNS를 통한 소통의 한계로 심화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지속 · 확산세를 고려할 때 학생대표자가 체감하는 어려움은 좀처럼 줄지 않을 전망이다.

  또 다른 어려움을 묻는 주관식 문항에선 “학우들의 참여가 저조하다”, “신입생들의 적응을 못 도와 어렵다” 등이 대체적이었다. 이를 제외하고 “각 학과 학생회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대해 학 과 학생회장은 어떤 입장일까?

 

학과 학생회장 당혹감 내비쳐

  올해, 우리 대학 인문캠의 한 학과 학생회장으로 임 명된 A 회장은 “각 학과 학생회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라는 의견에 어려움이 큰 게 사실이라고 했다. A 회장 은 “공식적으로 진행할 만한 행사가 간식행사밖에 없었 다. 다른 행사를 진행하더라도 학우들의 참여율이 높을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라며 학과 학생회 차원의 행사가 축소될 수밖에 없음을 토로했다. 이어 계획한 사업이 물 거품이 된 것에도 당혹감을 내비쳤다. “지난 겨울방학 에 사물함 사업 개편, 보조배터리 대여, 학생회실 내 프 린터기 교환 등의 사업을 추진했지만 실현하지 못했다” 라면서다. 또 “비대면 회의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 할 수 있는 게 없어 회의를 진행하지 못한다. 회의를 진행한다 하더라도 안건이 없다”라며 어려움에 처한 현실을 설명 했다. 다가올 회장 선거에 차질(△후보자 등록 △선거운 동 △투표)을 빚지는 않을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들 을 수 있었다. 양캠 학생자치기구 운영 방안의 개선 노 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학과 학생회의 어려움은 비단 우리 대학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미 대학 사회에서도 기층단위 학생회의 위기 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경희대학교 서울캠 최인성 총학생회장(이하 최 회장)은 ‘학생자치연구모임’이 주 관해 지난 7월 30일에 열린 ‘코로나19 이후의 대학, 그리 고 학생자치 토론회’에서 “코로나19 속 학생 자치는 말 단에서부터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라고 운을 뗐다. 최 회장은 학생회의 기층인 학과 학생회가 존폐의 갈림길 에 서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학생 자치의 토대 인 대면 활동이 중단됐다. 구성원이 매년 교체되는 대학 특성상 대면 접촉의 중단은 기층단위 학생회 재생산의 심각한 위기를 낳았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학생자치기구 대다수 비대면 회의 진행… 회의 방식엔 불만족 '70.59%'

  사회적 거리두기가 점차 강화되면서 학생자치기구 의 회의도 변모했다. 학생대표자 79.41%(27명)가 현재 비대면 회의를 진행한다고 답한 것이다. 단 ‘1명’만이 대 면 회의(학외 공간 이용)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회의 진 행 시 원활한 소통이 어려워졌을 거라는 우려는 회의 방 식 만족도를 평가하는 문항에서 사실로 증명됐다. 비 대면 회의의 만족도가 낮게 측정되면서다. 학생대표 자 70.59%(24명)는 현재 회의 방식에 부정평가를 보였 다. 긍정평가(29.41%)와 비교해 실로 큰 차이다. 인문캠 ‘RE;ACTION’ 총학생회(회장 임제완ㆍ국통 14, 이하 임 회장)의 임 회장은 만족도가 낮은 데에 “장비와 환경 의 문제가 가장 큰 원인이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이 유를 들며 “비대면 회의를 위해서는 카메라, 마이크, 전 자기기 그리고 원활한 인터넷 환경이 있어야 하나, (학 생자치기구가) 그중 하나라도 부족해 원활한 회의가 진 행되지 못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학생자치기구의 어려움… 학우는 이를 어떻게 바라봤나, 만족 '67.49%'

 

  그렇다면 학생자치기구에 대한 학우들의 반응은 어 땠을까? 본지는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의 동기간 동안 양캠 학우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이하 학우 설문조 사)도 진행했다. 학우 설문조사엔 총 1,221명의 학우가 참여했으며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의 ±2.67%p다.

  학우 설문조사 결과 67.49%(824명)의 학우가 코로 나19 이후 지금까지의 학생자치기구 활동에 긍정평가를 매겼다. 예년과 비교해 학생자치기구의 운영이 크게 어려워졌고 학생자치기구 활동이 축소됐음에도 긍정 평가가 부정평가보다 높게 나온 건 코로나19 창궐이라 는 시대적 상황이 고려된 것으로 추측된다. 이는 학생 자치기구 입장에서도 고무적이다. 이에 임 회장은 “학 우들이 학생자치기구에 만족감을 느꼈다면 감개무량 하다”라며 “(학우와) 만나지 못하지만, 모든 학생자치 기구의 임원들이 자신의 직책과 자리를 무겁게 느끼고 최선을 다한 게 학우들이 만족한다는 결과로 나왔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학생자치기구에 대한 아쉬움을 묻는 주관식 문 항에선 앞선 긍정평가와 엇갈린 제언이 나왔다. “학생 회비를 낸 혜택을 못 받고 있다”, “활동의 축소 · 취소 에 대한 대처가 미흡하다”, “어떤 활동을 하는지 모르 겠다”, “노력이 결과로 나타나지 않는다” 등의 의견이 다. 임 회장은 비대면 강의 전환으로 인해 “학우가 학교 에서 누릴 수 있는 복지를 못 누리고 있다”라며 “온라인 으로라도 경품 제공 등의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 노력 중 이다”라고 밝혔다. 활동의 축소 · 취소 대처가 미흡하다 는 평가엔 “대처를 빠르게 진행하지 못한 점 죄송하다 는 말씀 전해드리고 싶다. 매주 바뀌는 정부 정책과 학 교 지침에 따라 활동의 진행 여부가 흔들린 것은 사실이 다”라면서 대처 능력 향상을 위한 노력을 다짐하기도 했 다. 또한 “학과 학생회를 비롯한 모든 학생자치기구를 관리 · 감시할 수 있게 감사팀 혹은 대의원회 구성을 준 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총학생회 이하 학생자치기구 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겠다는 계산이다.

  학생자치기구가 학생권익 증진을 위해 노력한다고 생 각하는지 묻는 문항에서도 학생자치기구 활동 만족도 평가와 유사한 경향이 나타났다. 실제로 자연캠 ‘리본’ 총학생회(회장 박한신ㆍ전자 15)의 박한신 회장은 정책 의제 설정 과정에 참여하며 등록금 환불을 끌어내려는 모습을 지속해왔다.

 

양측 모두 소통의 부재 인식, 학생대표자가 더욱 실감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학우의 관심도 저하

  그러나 학우들이 가장 많이 지적한 부분은 ‘소통’이 었다. 이는 학생자치기구와 학우 간 소통이 잘 이루어 졌다고 생각하냐는 문항에도 여실히 드러났다. 본지는 양 설문조사에 소통과 관심이라는 공통 주제를 선정하 고 학우와 학생대표자 양측의 의견을 들어봤다. 소통 에 대한 학우의 긍정 · 부정평가는 각각 50.86%(621명), 49.14%(600명)로 절반으로 나뉘었다. 소통을 바라보는 시각이 엇갈린 학우와는 달리 학생대표자는 확실한 차 이를 보였다. 코로나19 확산 이전과 비교해 학우들과의 소통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냐는 물음에 응답 자 34명 중 33명이 부정평가를 했다. 97.06%에 육박하 는 수치다. 학생자치활동의 주요 어려움을 꼽는 문항에 서 ‘학우들과의 유대감 형성의 어려움’이 가장 큰 원인 으로 주목받은 것도 소통 문제와 연관 있어 보인다.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학우의 관심도 저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통의 부재와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관심 저 하가 맞물리게 된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이전과 비교해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학우들의 관심이 저하됐다고 생 각하냐는 질문에 학우 중 68.96%(842명)가 관심 저하 를 인정했다. 학생대표자도 이를 직감하고 있던 모양이 다. 학생대표자 중 76.47%(26명)가 학우들의 관심이 저 하됐다고 생각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학생자치 방향성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학생 자치를 위해선 학우와 학생대표자 간의 공감대 형성이 필수적이다. 이번 설문 조사 결과에 소통과 관심의 중요성이 부각된 만큼 이를 위한 노력이 뒷받침돼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학생 자치의 미래를 그릴 수 있다.

  타 대학 사례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할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경희대학교는 최 회장의 주도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최 회장은 학생 회 지속성 결여를 문제로 삼으며 학생회 연임제를 혁신 방안으로 내세웠다. △1학년 중 대표자 형성 △이로 인 한 동시다발적 학생회 건설 △차기 대표자 선출이 이어 져 주기적인 학생회 임원 선출이 가능했으나, 첫 단추인 ‘1학년 중 대표자 형성’마저 꿰기 어려운 현실에 학생회 가 좀 더 지속성을 부여받아야 한다는 얘기다. 학생회 연임제는 위기에 봉착한 학생자치기구에 확실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우리 대학에서도 이미 차기 학생회 임원 선 출에 차질을 빚게 될 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 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학생회 연임제 도입과 동시에 선출 제도를 개혁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주장한다. 최 회장이 발의한 선출 제도 개혁안 중 △학생회 출마 후보자 학기 제한 완화 △모바일을 활용한 비대면 선거 실시는 △후 보자 출마율 상승과 △학우 투표율 상승의 두 마리 토끼 를 잡을 수 있다. 최 회장은 “학생 자치가 살아남아야 대 학 개혁도, 운동 담론도 가능하다”라고 했다.

  학우와 학생대표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적절 한 조치가 무엇이라고 생각했을까. 우리 대학 학우들은 학생 자치의 방향성을 묻는 주관식 문항에 “공감대 형 성이 선행돼야 한다”, “소통의 장이 마련돼야 한다”, “화 상회의를 통해 학생회 회의를 개방해야 한다”라는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역시 ‘소통’이 화두였다. 학생대표자 는 “총학생회 이하 학생회의 축소가 필요하다”, “정보에 소외되는 학우가 없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방안 을 제시하기도 했다. 우리 대학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 를 맞아 건설적인 토의가 시작돼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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