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무한도전에 해줄 수 있는 것은
MBC 문화방송 노동조합은 지난달 5일부터 김재철 사장, 황희만 부사장 임명이라는 인사에 반발하며 파업을 벌였다. MBC 노조는 김재철 사장 퇴진, 인사조치 철회 등 요구하던 것을 얻어내진 못했지만 지난 13일 열린 총회에서 조합원 총투표에 의해 파업 중단, 현업 투쟁을 결정했다. 총 39일간의 파업기간 동안 ‘무한도전’, ‘일요일 일요일 밤에’ 등 예능 프로그램은 재방송으로 대체됐다. 그리고 지난해 초 있었던 언론노조의 파업 때처럼 시청자들이 가장 원했던 프로그램은 ‘무한도전’이었다. 본기자가 지난해, 그리고 지난달 파업기간 동안 MBC에 대해 가장 많이 들은 것은 ‘무한도전’ 결방에 대해 불만을 갖는 목소리였다.
이번 MBC 노조의 파업은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물타기’ 의혹이 일어날 만큼 MBC 노조의 파업 시기가 천안함 추모 분위기와 겹쳐져 MBC 노조의 파업 자체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리고 MBC 노조의 파업에 대해 모른 채 무한도전 결방에 대해서만 볼멘소리를 내던 사람도 적지 않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보고 싶다는 것은 전혀 비판받을 이유가 되지 않지만, 그 배경과 현 사회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은 비판받을만하다. 특히나 프로그램이 언론 파업의 상징이 된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무한도전은 사회적 부조리에 눈 감지 않는 풍자정신을 품고 있다고 본기자는 생각한다. 김태호 PD는 지난 7일 자신의 트위터에 ‘말을 하는 언론사 MBC에서 목숨 걸고 몸으로 말해야만 하는 상황이 가슴 먹먹하다’고 전했다. 이런 프로그램, 이런 PD의 팬이라면, 무언가 느껴야하지 않을까? 문제에 눈 돌리지 않고 관심 가지는 것. 우리가 팬으로써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응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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