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입대, 반수생, 휴학생 증가, 학교 떠나는 학생들〈10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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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입대, 반수생, 휴학생 증가, 학교 떠나는 학생들〈1074호〉
  • 김태민 기자
  • 승인 2020.08.17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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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대학들이 2학기에도 대면 · 비대면 강의를 병 행하겠다고 밝히면서 휴학을 고민하는 학생들이 늘었다. 또, 일명 ‘코로나 학번’이라고 불리는 20학번 신입생의 절반 정도가 반수를 생각한다는 설 문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대학에 대한 소속감이 떨어진 것이 주된 이유로 나타났다. 남학생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를 피해 군입대를 생각하는 학생도 늘어나고 있다. 많은 대학생 이 캠퍼스를 떠나고 있다. 이들은 왜 학교를 떠나고 있을까. 본지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신입생 46.5%, 반수 생각한다

  올해 순천향대학교에 입학했다며 자신을 소개한 이모(21, 이하 이 씨) 씨는 일명 ‘코로나 학번’이라고 불리는 20학번 새내기다. 그는 올해 대학 에 입학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강의가 비대면으로 진행되면서 학 교에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동기들과의 교류는 전무하고, 선배들과 멘 토링 활동으로 줌(Zoom)이나 전화통화를 통해 몇 번 대화를 나눠본 것 이 전부”라고 말하는 그는 반수를 결심했다. “한 번도 학교에 가지 못하니 대학에 대한 소속감도 없어졌고, 동시에 지난해 입시 결과에 대한 아쉬움 이 크게 작용했다. 기존에도 반수에 도전할 생각은 어느 정도 있었지만 코 로나19로 인해 계획이 더욱 확실해졌다”라고 밝혔다. 또, “2학기도 1학기 처럼 온라인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해 이참에 반수를 준비하기로 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에 재학중인 20학 번 정모(22, 이하 정 씨) 씨는 “성균관대학교의 경우 오프라인 모임은 일 절 하지 않는 분위기였기에 동기나 선배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은 거의 없 었다. 또, 오프라인 강의보다 퀄리티가 떨어지는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고 대학생활을 온전히 보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등록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면서 지난 학기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원래 의대를 목표로 하 고 있었는데 작년에 아깝게 성적이 되질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가 겹쳐 정상적인 대학 생활이 어려워져서 이 기회를 통해 다시 한 번 의대에 도전해보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교육평가기관인 유웨이가 지난 7월 23∼26일 자사 입시 포털사이 트 유웨이닷컴 회원 738명을 대상으로 반수 의향을 조사한 결과 46.5%가 반수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지난해 수능을 치른 대학생으로, 약 절 반에 달하는 46.5%(343명)가 반수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체 응답자 를 대상으로 반수 판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원인을 물었더니 ‘지난해 입 시결과에 대한 아쉬움’을 든 사례가 36.6%(270명)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 한 데 이어 코로나19를 이유로 드는 경우가 많았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으로 현재 재학 중인 학교에 대한 소속감이 저하돼 반수 판단에 영향 을 미쳤다고 답한 경우가 34.3%(253명)로 입시결과에 대한 아쉬움과 비슷 한 수치로 나타났다.

▲표는 교육평가기관인 유웨이가 지난 7월 23∼26일, 738명을 대상으로 반수 의향을 조사한 결과다. (출처/ 유웨이 닷컴)

 

현재 다니는 대학에 만족도 낮을수록 반수 의향자 늘어

  유웨이의 조사에 따르면, ‘귀하는 현재 다니고 있는 대학에 만족하시나 요?’라는 문항에서 현 재적교에 만족하지 않는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분 석해봤을 때 168명 중 82.7%(139명)가 반수 의향이 있었고 17.3%(29명)만 이 반수의 의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문항의 응답자를 나누 어 ‘보통이다’를 포함, 대체로 재적교에 만족하는 학생들을 570명만을 대 상으로 다시 분류를 하니 64.2%(366명)가 반수 의향이 없었다. 반수를 하 겠다는 응답은 35.8%(204명)였다. 재적교에 대해 만족도가 낮을수록 반 수 의향자가 늘어나는 것이다. 이 씨는 “신입생 때는 하고 싶었던 동아리 나 학회에 가입해 동기들과 친목도 쌓고, 함께 술자리도 가지며 시간을 보 내고 싶었는데, 이런 활동들을 하지 못하니 대학에 대한 소속감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라며 “추가로, 더 좋은 학교에 갈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 현재 재적교에 대한 만족도가 더 낮아지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표는 교육평가기관인 유웨이가 지난 7월 23∼26일, 전체 738명 중 현재 재적교에 불 만족하는 학생 168명을 대상으로 반수 의향을 조사한 결과다. (출처/ 유웨이 닷컴)

 

“이참에 입대할 예정”

  입대를 통해 학교를 떠나려는 학생들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강동구 에 거주 중인 홍진영(20, 이하 홍 씨) 씨는 올해 단국대학교 특수교육과에 합격했다. 그는 “현재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군입대를 결심해 2학기 휴학 신 청을 한 상태다”라며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또, 계획보다 일찍 입대를 결심 한 이유에 대해 “학교에 입학만 했지, 코로나19 때문에 학교에서 강의 한 번 들어보지 못하고 한 학기가 끝나버렸다. 이대로는 축제, 엠티 등과 같은 1학 년이 즐길 수 있는 활동을 하나도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긴급하게 휴학을 결 정했다. 원래는 2학년이나 2학년 1학기가 끝나고 많이 군대를 간다고 해서 그 때 가려고 계획했었는데, 지금은 1학년이 1학년이 아닌 상황인 것 같아 서 빨리 입대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답했다.

  9월 15일 입대 예정이라고 밝힌 박모(20, 이하 박 씨) 씨도 군입대를 결심 한 20학번 새내기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1학기 때 비대면 강의를 수강했 다. 비대면 강의의 낮은 수업의 질과 학교 시설을 이용할 수 없는데도 비싼 등록금을 내는 것에 회의감이 들었다. 비싼 등록금을 내면서 이런 대학생 활을 하고 싶지 않아 군입대를 결심했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홍 씨와 박 씨 모두 코로나19로 인해 꿈꿔왔던 대학생활을 하지 못해 군입대를 결심한 것이다. 특히 박 씨는 “비대면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강의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이해하지만 몇몇 교수님은 강의 내용에 대한 질문을 했는데도 답변해 주지 않고, 의미 없는 과제만 내주는 책임감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라면서 이런 실망감이 군입대를 결심하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2학기도 비대면이라고? 한 학기만 쉴게요

  주요 대학들이 2학기에 대면 ㆍ 비대면 병행 강의를 한다는 학사일정을 발 표하면서 휴학을 고민하는 학생들이 늘었다. 1학기 내내 온라인 강의를 들 으면서 학생들의 불만이 높아진 데다 등록금 환불도 쉽지 않아 차라리 한 학기를 휴학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휴학을 신청한 이인구(23, 정외 19, 이 하 이 학우) 학우는 2학년 2학기까지 마치고 군대를 다녀온 후에 작년 2학 기에 복학했지만 지난 학기 중도휴학을 신청했다. 그는 “현재 경제학과도 복수전공하고, 3학년이라서 대부분 학점을 전공 강의로 채운다”라며 “한 주 동안 강의를 들어봤는데 하루에 다섯 시간씩 강의를 들어야하고, 거기 에 과제도 해야하는데, 이걸 한 학기 동안 계속하면 디지털 기기에 대한 피 로도가 굉장히 많이 올라가겠다고 생각했다”라고 휴학의 이유를 설명했 다.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면서 디지털 기기에 대한 피 로도와 과도한 과제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해 휴학을 결심한 것이다. 한신민 (21, 정외 19, 이하 한 학우) 학우도 지난 학기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을 신청했다. 그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2학기에도 비대면 강의가 확정되어 휴학을 결심했다”라며 “기존에는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을 하려고 했 는데, 이번 휴학으로 인해 1년 빠르게 휴학을 하게 되어 복학 후 5개 학기를 연속으로 다녀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5개 학기를 연속으로 다니기 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아 중간에 한 번 더 휴학을 하려고 한다. 결과적으로 한 번의 휴학 계획이 두 번으로 늘어난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 학우와 이 학우 모두 전반적인 지난 학기 생활에 대해 불만족을 드러 냈다. 한 학우는 “지난 학기 갑작스럽게 비대면 강의가 진행되었는데, 강의 질은 좋았던 것 같다. 하지만 변경된 강의계획서, 성적 평가 방법, 시험 방식 등의 관련한 공지가 빠르게 올라오지 않았고, 갑자기 실시간 강의로 변한 강좌도 있어 많이 혼란스러웠다. 또, 대략 일주일에 7-9개의 과제를 제출했 는데, 과제에 대한 부담도 굉장히 컸다”라고 말했다. 이 학우도 “등록금이 아깝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학교 시설도 이용하지 못하고 기존에 할 수 있었던 여러 활동을 할 수 없는데 등록금 액수는 비슷하니까 더 그런 생각 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차라리 이럴 시간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 는 생각이 든 것도 휴학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라고 밝혔다.

 

모든 국내 4년제 대학 2학기 등록금 동결, 집단 캠퍼스 탈출 심화 우려도

  2학기 시작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배준영 국회의원(이하 배 의원)이 28일 교육부를 통 해, 국내 4년제 국공립 · 사립대학을 전수조사를 진행한 결과, 단 한 곳의 대 학도 ‘2학기 등록금 인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지난달 1일 ‘등록금반환본부’가 코로나19로 1학기 수업이 비대면으로 진행돼 수업권 을 침해받았다는 이유로 전국 42개 대학에 등록금 반환 집단 소송을 제기 한 바 있지만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이에 강의 질 하락 등의 이유 로 지난 학기 학습권을 보장받지 못한 학생들의 △군입대 △반수 △휴학 등 집단 캠퍼스 탈출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에 배 의원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대로라면 대학교의 2학기 등록금 이 1학기 수준으로 동결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1학기 등록금 문제가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2학기 등록금까지 논란이 된다면 많은 대학생의 집 단휴학까지 우려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열악한 재정에 코로나19 위기까지 겹친 대학들의 어려운 사정을 이해하나 대학생들의 학 습권이 우선 돼야한다”라며 “대학교육이 혼란에 처하지 않도록 교육부가 보다 책임 있는 자세로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대규모 휴학 사태 우려, 가슴 졸이는 대학

▲표는 지난해 10월, 한국사학진흥재단이 발표한 보고서 중 19 회계연도 교비회계 자금 수입 비중을 나타낸 것이다. (자료/ 2020 사립대학 재정통계 지표 보고서)
▲표는 지난해 10월, 한국사학진흥재단이 발표한 보고서 중 19 회계연도 교비회계 자금 수입 비중을 나타낸 것이다. (자료/ 2020 사립대학 재정통계 지표 보고서)

  전술한 것처럼 △군입대 △반수 △휴학 등의 이유로 휴학생 증가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대학은 가슴을 졸이고 있다. 휴학생이 증가하면 자연스럽게 등록금으로 얻는 수입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한국사학진흥재 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 회계연도 전국 사립 일반대 교비회계 자금 수입 중 등록금 의존율은 57.1%로, 교비 회계 수입 재원의 절반 이상이 학생 이 낸 등록금으로 마련됐다. 올해 역시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 는 가운데, 각 대학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휴학생 증가가 재정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고심에 빠진 상황이다. 이에 우리 대학 기획예산팀 장현근 과장은 “사립대학은 예산회계제도를 운영한다. 예측되는 등록금 등 의 수입을 바탕으로 인건비, 관리운영비, 연구비, 학생경비 등에 적절히 예 산을 배정하여 지출하고 있다. 그런데, 2020년 1학기에는 코로나19로 인하 여 수입원이 감소되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라며 “지출예산인 인건비, 관 리운영비, 연구비, 장학금 등이 고정비적 성격으로 지출되어 예산집행을 탄 력적으로 줄이는데 어려움이 많다. 현재, 행정부서 전분야로 예산감액을 진 행하고 있다”라며 현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9년 1학기 재학생 등 록인원이 13,701명인데 2020년 1학기 재학생 등록인원은 13,307명으로 약 400명이 감소했고, 그로 인해 약 16억의 수입이 감소됐다”라고 밝혔다. 지난 학기는 코로나19로 인해 전년도와 비교해 수입이 줄었고,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2학기에도 재학생 등록인원이 추가로 감소하게 되면 또 똑같은 상황이 반복될 위험성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많은 신입생과 재학생이 학교를 떠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 수만큼 이유도 다양하다.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학생도, 대학도 계속해서 피해를 입을 것이다. 때문에 대학과 교육부의 더욱 책임감 있는 대책 마련이 중요해 보인다. 이런 대책 마련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더 많은 학생이 학교 를 떠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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