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공부] 예측을 잘하는 사람들의 특징〈107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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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공부] 예측을 잘하는 사람들의 특징〈1071호〉
  • 박성원 『미래 공부』 저자
  • 승인 2020.05.11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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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변에 한 명쯤 미래에 대해 잘 떠드는 친구가 있는가. 예를 들면 이런 얘기를 자주 하는 친구 말이다. 어떤 주식을 사야 주가가 오른다거나 어느 곳의 아파트를 사야 가격이 오른다거나. 또는 지금 인기 있는 드라마의 결말을 예측하거나 어느 과목을 들어야 성적을 잘 받는다거나. 당신은 이들의 말을 흘려듣는 척하지만, 마음에 담아두고 훗날 새로운 투자나 행동을 할 때 참고할지 모르겠다.

  그 친구의 예측력이 정확한지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물론 예측의 결과가 훗날 확인되는 순간 판명되겠지만 미리 알 수는 없을까.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필립 테틀록 교수는 수십 년 동안 어떤 사람이 미래예측을 더 정확하게 하는지 실험해보았다.

  그는 우선 실험대상을 두 그룹으로 나눴다. 미래에 대해 확신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과 중립적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로 나눴다. 두 그룹의 차이를 설명하면 이렇다. 우리는 영화를 볼 때 대부분 결말을 예측한다. 미래를 확신적인 태도로 인식하려는 사람들은 예측의 결과가 맞아야 영화가 더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반면, 중립적인 태도로 미래를 보려는 사람들은 영화의 결말이 자신이 예측한 것과 달라질 때 훨씬 재미있어한다. 내 예측이 맞을 때 환호를 지르면 확신그룹, 내 예측이 틀릴 때 실망하지 않고 오히려 더 흥미롭게 생각하면 중립그룹이다.

  연구진은 두 그룹으로 나누고 각 그룹에 수백 가지의 질문을 주고 예측하도록 했다. 예컨대, 1년 뒤 유럽의 어느 나라가 유로존을 탈퇴할 것인지, 1년 뒤 몇 나라가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사실을 밝힐 것인지 묻는다. 그리고 1년 뒤 어느 그룹이 더 정확하게 미래를 예측했는지 확인해보았다.

  결과는 미래를 중립적으로 보려는 그룹이 미래를 더 정확하게 예측한 것으로 드러났다. 테틀록은 이 그룹이 다른 그룹과 달리 몇 가지 특징이 있음을 발견했다. 이 그룹의 개인들은 성실하고 신중했다. 미래 예측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데 성실했으며, 어느 정보도 한 번에 신뢰하지 않고 요모조모 따져보았다. 자신이 놓치고 있거나 중요한데 간과하고 있는 정보가 있는지 스스로 묻고 답했다. 이들은 친구가 강남가자고 하면 따라가는 부류가 아니다. 행동을 결정할 때 신중하기 때문이다.

  이들 그룹은 성찰적인 태도가 두드러졌다. 이들은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때때로 되돌아보았다. 자신의 행동이 옳았는지, 실수한 것은 없는지 성찰하는 태도는 미래를 예측할 때도 효과를 발휘한다. 어떤 행동이 어떤 결과로 나타났는지 주기적으로 기록하고 평가하는 사람들은 현재 자신의 행동이 빚어낼 미래를 가늠할 수 있으며, 이를 확장하면 사회 구성원들의 행동에 따른 결과도 유추할 수 있다.

  이 그룹에 발견되는 또 하나의 특징은 다른 시각들을 아우르는 통합성이었다. A 사건과 B 사건은 언뜻 보면 다른 사건이지만, 본질적으로 같은 사건이라고 판단하는 힘이 통합적 사고력이다. 개별적 사건들 속에서 관통하는 원리나 규칙을 발견하는 능력, 달리 보이는 사건을 묶어 새로운 방향을 짚어내는 시각은 통합적 사고가 있어야 가능하다.

  이들은 정보의 내용을 확인할 때도 매우 상세하게 보는 습성이 있었다. 예를 들면, 어떤 사건의 증가율이 0.1%인지 0.2%인지를 따져 물었다. 미세한 증감에도 촉각을 세워 그 차이를 발견하고 이 차이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생각해 보았다. 그러다 보니 이들은 지속해서 정보를 갱신하는 습성이 있었다. 늘 새로운 정보에 목말라했고, 정보의 증감, 강약의 변화를 세심하게 들여다보았다. 이런 내용은 테틀록이 2015년 펴낸 『슈퍼 예측, 그들은 어떻게 미래를 보았는가』라는 책에 수록되어 있다.

  미래예측을 잘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보면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이 있다.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 미래예측을 잘한다는 점이다. 호기심은 그저 궁금한 게 많은 사람이 아니다.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은 호기심이 생기기 전, 스스로 예측을 하는 사람들이다. 자신이 예측한 것이 틀렸을 때, 실망하기보다는 오히려 ‘어! 왜 틀렸지. 와, 이거 재밌는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틀렸을 때 재미있어 해야 왜 틀렸는지 찾아보게 된다.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시각을 끊임없이 교정하는 사람들이며 배움을 멈추지 않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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