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문화의 변화, 나만의 공간을 꾸미다〈10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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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문화의 변화, 나만의 공간을 꾸미다〈1068호〉
  • 유근범 기자
  • 승인 2020.03.30 2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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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꾸미는 20대 홈퍼니싱 급부상

  최근 20대 1인 가구의 증가와 편안한 쉼을 추구하는 ‘휘게족’, ‘신(新) 코쿠닝족’을 중심으로 홈퍼니싱(Home furnishing)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홈퍼니싱은 ‘집’을 뜻하는 홈(Home)과 ‘공간 꾸미기’라는 의미의 퍼니싱(Furnishing)이 합쳐진 합성어로 가구와 각종 인테리어 소품을 활용하여 집을 개성 있고 편리하게 꾸미는 것을 말한다. 이미 SNS에서 △집스타그램 △홈인테리어 △홈데코 등과 같은 글이 많이 올라오고 있으며 ‘온라인 집들이’, ‘랜선 집들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이렇게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홈퍼니싱에 대해 본지가 직접 알아보았다.

지금은 홈퍼니싱 시대

▲국내 홈퍼니싱 시장 규모 변화 추이 (출처/ 통계청)
▲국내 홈퍼니싱 시장 규모 변화 추이 (출처/ 통계청)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홈퍼니싱 시장은 2008년 7조 원에서 2017년 13조 7,000억 원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2023년에는 18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홈퍼니싱 시장이 성장하는데는 20대의 영향력이 크게 나타났다. 최근 20대는 △YOLO(한 번뿐인 인생을 즐기자)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카렌시아(나만의 휴식공간) 등을 추구하면서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욕구가 늘었다.

  실제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19세~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집의 의미 및 인테리어 인식조사(2017)’를 실시한 결과 집을 ‘나만의 공간’으로 인식하는 비율이 나이별로는 20대(66.4%), 가구별로는 1인 가구(78.5%)가 가장 높게 나타 났다. 또한, ‘예쁜 집 인테리어를 보면 따라 해보고 싶다’라는 비율이 2016년 70.9%에서 2017년 80.4%로 상승했고 83.0%는 홈 인테리어가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69.4%는 홈 인테리어가 여가생활이 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집은 단순히 ‘잠자는 공간’이라는 의미에서 벗어나 힐링과 개성의 의미도 함께 포괄하게 됐다. 이에 한신대학교 사회학과 윤상철 교수(이하 윤 교수)는 “사회가 극도로 자유화되고 개인화되면서 20대들도 개인주의적, 자유주의적 삶을 체득했고 그 결과 자기만의 공간에서 자기만의 삶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짙어졌다”고 전했다. 숭실대학교 경영학과 안승호 교수(이하 안 교수) 역시 “20대는 직접 집을 꾸미고 단장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자기만의 개성을 가지고 고정된 시각에서 탈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작지만 알찬 나의 공간

▲1인 가구 거주주택 면적 및 유형 (출처/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1인 가구 거주주택 면적 및 유형 (출처/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그렇다면 홈퍼니싱은 개성만을 추구할까?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8 한국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20대 1인 가구의 주거면적은 5~10평(39.1%)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주택 유형은 다세대주택, 오피스텔 순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5~10평 남짓한 좁은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홈퍼니싱이 필요해 보인다.

 서정렬 교수의 저서 『1인 가구, 커뮤니케이션이해총서』에 의하면 1인 가구 청년들이 많이 거주하는 △반지하 △옥탑방 △고시원 등을 대상으로 한 인테리어는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데 주목적을 두고 있다. 따라서 좁은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가구 업계는 원룸이나 소형 오피스텔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을 늘리는 추세다.

▲몬타나의 모듈 가구 (출처/ Montana Furniture)
▲몬타나의 모듈 가구 (출처/ Montana Furniture)
▲USM의 모듈 가구를 활용한 인테리어 (출처/ USM Haller)
▲USM의 모듈 가구를 활용한 인테리어 (출처/ USM Haller)

  대표적으로 모듈(Module) 가구가 있다. 모듈 가구는 하나의 덩어리로 제작된 가구가 아닌 규격화 된 부품을 구매한 뒤 개인의 취향에 맞게 조립과 변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가구를 말한다. 지난해 4월 3일부터 7일까지 진행된 ‘제25회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덴마크의 가구 브랜드 몬타나(Montana)와 스위스 가구 브랜드 USM 등이 모듈 가구를 선보이며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또한, 모듈 가구는 필요 없는 물건은 과감하게 버리고 적게 소비하는 삶, 미니멀 라이프 트렌드로 인해 더 각광받고 있다. 국내 건설사 서희건설은 ‘미니멀 인테리어를 복잡한 현실 세계에서, 집에서라도 숨 쉴 수 있는 여백의 공간’이라 정의한다. 한화건설 역시 △공간의 여백 △과감한 버리기 △수납을 적극 활용 △간결한 가구 배치 △미니멀리즘에 어울리는 채도를 통해 미니멀 인테리어를 제시한다. 이처럼 자유로운 조립이 가능한 모듈 가구는 한정된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공간의 여백을 극대화하여 자신만의 안락한 휴식공간으로 꾸밀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케아의 벙커침대를 활용한 인테리어 (출처/ IKEA)
▲이케아의 벙커침대를 활용한 인테리어 (출처/ IKEA)
▲미브의 유아용 트랜스 폼 침대 (출처/ MIBB)
▲미브의 유아용 트랜스 폼 침대 (출처/ MIBB)

  모듈 가구 외에도 벙커(Bunk) 침대나 트랜스 폼(Transform) 가구를 활용하여 공간을 효율적으로 꾸밀 수 있다. 두 개의 층으로 구성된 벙커 침대의 경우 2층에 침대를 두고 1층에는 수납공간이나 서랍장을 놓을 수 있다. 트랜스 폼 가구는 필요에 따라 모양이 변하는 변신형 가구를 말하며 대표적으로 멀티형 식탁과 쇼파침대가 있다. 용인가구인협회 관계자는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우선 고려한 가구 트렌드를 생각했을 때, 앞으로 가구는 더 다양화 되고 섬세한 조절이 가능하게 발전될 것으로 짐작된다”고 전했다. 또한, 안 교수는 “공구와 건자재 판매, 인테리어와 홈퍼니싱까지 할 수 있는 유진그룹 계열사인 ‘에이스하드웨어’와 같은 매장이 확대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셀프 인테리어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홈퍼니싱 어떻게 시작할까?

▲가구/인테리어에 대한 연령별 정보 수집 경로 (출처/ 오픈서베이)
▲가구/인테리어에 대한 연령별 정보 수집 경로 (출처/ 오픈서베이)

  오픈서베이 ‘리빙 트렌드 리포트(2019)’에 따르면 20대는 포털 사이트보다 SNS를, 가구 매장보다 인테리어 앱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있었다. 이에 윤 교수는 “20대는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며 20대에게 SNS나 앱은 매우 친숙할 뿐만 아니라 세대문화의 주요한 접합지점”이라고 말했다. 또한, “20대는 독특한 자기 취향을 추구하지만 문화적 소비적 취향이 현 시대에 뒤떨어지면 소비하지 않고 새롭게 재구성하는 창조성을 발휘하기도 하는데 그 무대가 SNS 혹은 앱일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인테리어 앱은 다양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제품 중심이 아닌 ‘스토리’, ‘집들이’ 등 사용 후기 중심의 인테리어 정보 콘텐츠를 다채롭게 제공하고 있어 20대의 호감을 사고 있다. 20대가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2개의 인테리어 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오늘의 집

1. 국내 인테리어 고수들이 직접 꾸민 1,400개의 인테리어 사례와 방법을 제공

2. 사용자가 희망하는 키워드 하나로 통합 검색이 가능한 손쉬운 검색 시스템

3. 우리 동네 인테리어 전문가 찾기 기능

4. 커뮤니티 기능을 제공하여 다른 유저들의 의견을 공유 가능

5. 인테리어를 위한 다양한 가구와 소품을 간편하게 구입할 수 있는 스토어 기능 제공

6. 활동량에 따라 포인트 적립기능

집 꾸미기

1. 메인 화면에서 매일 업데이트 되는 인기 매거진과 가구, 이벤트 정보를 손쉽게 확인

2. 1,400개 이상의 다양하고 현실적인 집 꾸미기 자료와 개성 넘치는 스토리 확인을 통해 사용자에게 필요한 정보 제공

3. 인테리어 사진 속 태그를 터치하면 제품의 구매처 확인이 가능한 편리성

4. 사용자 집의 주거 형태, 평수, 스타일 필터를 적용하여 인테리어 정보를 찾을 수 있는 맞춤형 검색 필터

5. 매거진에 소개된 인테리어 제품을 앱에서 손쉽게 찾을 수 있는 기능

▲20대가 많이 사용하는 인테리어 앱 (출처/ 앱스토리)

홈퍼니싱 어렵지 않아요!

  SNS나 앱을 통해 여러 스타일을 접하고 공유할 수 있게 되면서 누구나 손쉽게 셀프 인테리어를 하는 시대가 왔다. 본지도 ‘오늘의 집’을 통해 이케아의 네스나 원목 사이드 테이블과 디자인룸즈의 모던 심플 컴퓨터 책상을 구매해 직접 조립해보았다. 조립 방법이 복잡하지 않고 단순해서 두 가구를 모두 조립하는데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디자인룸즈, 모던 심플 컴퓨터 책상과 조립도
▲디자인룸즈, 모던 심플 컴퓨터 책상과 조립도
▲이케아, 네스나 원목 사이드 테이블과 조립도
▲이케아, 네스나 원목 사이드 테이블과 조립도

  또한, 앱 사용자들이 올린 가구 구매 후기를 보며 가구 위치나 방 분위기를 어떻게 연출해야 할 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해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구가 저렴한 이유에 대해 책상 제조 업체인 '에브리데이컴퍼니'에 문의해본 결과, 소비자들에게 경쟁력 있는 상품을 전달하고 원가절감을 위해 글로벌소싱으로 상품을 생산한다고 답했다. 그뿐만 아니라 반제품 형태로 팔기 때문에, 가구 조립에 대한 노동력이 투입되지 않아 인건비나 물류비도 절감되는 것으로 보인다.

▲룸플래너: 집 인테리어 & 도면 디자인 3D
▲룸플래너: 집 인테리어 & 도면 디자인 3D

  홈 인테리어에 대해 감이 안 온다면, △IKEA PLACE △룸플래너: 집 인테리어 & 도면 디자인 3D △Swedish Home Design 3D와 같은 앱을 이용해보자. 증강현실을 이용해 내 방의 평면도를 제작하고 원하는 곳에 이케아의 가구를 배치해볼 수 있다. 3D 앱을 이용해 가구를 구매하기 전 다양한 스타일과 색상의 가구를 내 방에 연출해 볼 수 있어 좋다. 가구 외에도 다양한 인테리어 소품을 방 안에 배치해 볼 수 있으니 참고하도록 하자.

  최근, 의(衣) ㆍ 식(食) 뿐만 아니라 주거생활에도 변화가 찾아오고 있다. 집은 더 이상 잠만 자는 공간이 아닌 삶의 질을 결정하는 곳으로 인식된다. 당신도 어둡고 칙칙한 방 분위기를 자신의 개성에 맞게 변화시켜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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